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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선정두고 민주투쟁당 당내갈등 고조

beautician 2021. 10. 6. 11:56

민주투쟁당(PDI-P) 차기 대통령 후보 지명은 메가와티의 손에

 

지난 3일(일) 스마랑에서 열린 세계 반부패의 날 행사의 한 순서에 나온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바자 주지사 가 학생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Courtesy of Central Java Adminisration Press Bureau/-)  

 

현 정권의 연정 최대 파벌이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해당 당적을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민주투쟁당(PDI-P)이 차기 대선을 위한 정치적 전략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당내 진통을 겪고 있다. 2024년 임기가 끝나는 조코위 대통령은 헌법 상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와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 이 두 명의 유력한 차기 주자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의 지주이자 뿌안의 어머니이며 당의 단결과 기강을 지켜 나가야 하는 메가와티 수카르노뿌트리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 후보 지명과 당의 미래에 대한 결정권을 기본적으로 그녀 한 사람이 쥐고 있다.

 

2012년 당시 그리 지명도가 높지 않던 조코위 수라카르타 시장을 자카르타 주지사로 만들고 곧바로 두 차례 대선에 내리 승리하도록 주도한 킹메이커 메가와티는 또 다른 정치적 ‘아웃사이더’인 간자르의 등을 밀어 당이 대선과 총선에서 이기도록 판을 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적통이자  정치적 후계자인 뿌안에게 힘을 실어 당내 수카르노 혈통의 뿌리를 더욱 깊숙이 내리게 할지 쉽지 않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간자르에게 위협적인 요소
10월 29일(목) 메가와티는 당내 분열상황에 대해 분쟁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지키지 않은 당원들을 질책하면서 위반자들의 제명 출당도 서슴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만약 PDI-P의 당론을 수용할 수 없다면 현재 직책과 당원증을 반납하고 나가세요! 위반자들은 출당조치로 엄중히 처벌하겠습니다.” 메가와티는 이렇게 엄포를 놓았다.

 

하스토 크리스티얀토 PDI-P 사무국장도 당의 대선 후보 선정권한은 오롯이 당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누구든 스스로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거나 다른 당원들의 부추김을 받는 이들에게 강경한 제재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관측통들은 이러한 발언들이 결과적으로 간자르 주지사를 겨냥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간자르는 간자르 쁘라노워 매니아(Ganjar Pranowo Mania), 뜨만 간자르(Teman Ganjar), 최근에 결성된 사하밧 간자르(Sahabat Ganjar) 등 지지단체들을 포함한 다수의 자발적 그룹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난 몇 개월간 크게 세를 불렸다.

자발적 지지단체 중 하나인 간자르 쁘라노워 매니아의 임마누엘 에벤에제르 회장은 당의 제재위협이 간자르 주지사를 겨냥하고 있다는 심증이 크지만 매가와티 총재도 결국은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 지지자들이 간자르 쁘라노워 매니아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임마누엘 회장은 직접 간자르 주지사와 이야기 나눈 적은 없다고 밝혔다.

 

간자르 주지사 본인 역시 대선출마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관리책임에 전력을 다할 것이고 2024년 대선 레이스는 메가와티 총재가 관할하는 부분’이라고 최근 선을 그은 바 있다.

 

간자르 주지사는 지리적으로는 중부자바라는 지역에 한정되어 있지만 나름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조코위 대통령과 상반된 강한 카리즈마를 보여 2024년 대선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상태다. 하지만 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또 다른 당내 유력 대선 경쟁자인 뿌안과 가까운 당원들은 중간에 끼어 곤란한 입장이 되었다.

 

지난 5월 PDI-P의 열성 지지 지역인 중부자바 스마랑에서 열린 단합대회에 당 요직 인물들이 해당 지역 현직 주지사인 간자르를 초대하지 않으면서 그간 쉬쉬하던 당내 갈등이 민간에 블거졌다. 사람들은 그 행사에서 연설을 한 뿌안이 간자르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뿌안의 낮은 당선 가능성

간자르 주지사의 부상은 사실상 당내 기득권 세력, 특히 당내 수카르노 혈통을 대변하는 뿌안에게 충성하는 이들에겐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왔다.

 

간자르 주지사는 대선 당선가능성을 묻는 여러 설문조사에서 항상 상위 3위 안에 들었지만 뿌안은 전국에 걸쳐 대대적으로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담은 배너와 옥외광고판을 설치하고서도 당선가능성에 있어 단단위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해 고전 중이다. 뿌안은 2014-2019년 기간 인간개발문화조정장관을 역임했고 현직 국회의장이라는 지위 등 심상치 않은 경력과 배경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뿌안의 인기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 배경에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엘리트 기질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사회 최상층의 3세 정치 엘리트가 PDI-P 지지층 저변을 이루는 서민들, 소시민들의 표를 얻는 데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빠라메터르 뽈리틱 인도네시아(Parameter Politik Indonesia)의 정치분석가 아디 쁘라잇노는 PDI-P의 정신이 뿌안보다는 간자르에게서 더욱 잘 구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간자르는 사람들이 다가오는 걸 피하지 않고 겸손하며 현실적이죠. 그는 모든 사람들을 대변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뿌안은 그렇지 않아요. 귀족정치가 이미 그녀 정체성의 일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차르타 뽈리티카(Charta Politika)가 7월 12일에서 20일 사이 1,20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PDI-P 지지자들 중 55.7%가 차기 대통령으로 간자르를 선택한 것에 비해 뿌안을 선택한 이들은 4.8%에 불과했다.

 

그러나 또 다른 분석가들은 PDI-P가 그린드라당과 연합체를 구성할 경우 뿌안에게도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보았다. 이들 두 정당은 서로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그린드라당 최고위원들이 자카르타의 PDi-P 당사를 예방하여 PDI-P측 최고위원들과 2024년 대선에 대한 비공개회의를 가진 바 있다. 해당 회의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간자르 견제?
메가와티는 2014년 당시 수카르노 혈통이 아닌 당원이라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당대표 선출권을 조코위 대통령 손에 쥐어 주는 모양새를 보이며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2024년 대선에서도 과연 메가와티가 같은 입장을 취할 지는 여전히 의구심으로 남는다.

 

인도네시아 과학연구소(LIPI) 와시스토 라하르조 정치분석가는 간자르가 메가와티의 이너써클 요인들과 연대해 더 큰 영향력을 얻는다면 대통령직에 도전할 보다 폭넓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간자르가 다른 당내 엘리트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메가와티는 자신의 특권을 십분 활용해 뿌안 마하라니를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호주 국립대학교의 마르쿠스 미엣츠너 부교수는 메가와티가 수카르노 혈통이 아닌 다른 사람을 PDI-P의 대선후보로 수용할 수도 있지만 그게 간자르일 리는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그것은 간자르가 그간 자신의 독립적인 행보와 야심을 너무 많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메가와티는 후보의 개인 프로필이나 야심이 자기가 충분히 주무를 만해야 안심하고 만족합니다. 조코위는 2013년 그 사실을 간파하고 그에 따른 영리한 행보를 보였어요. 메가와티의 손등에 입맞추는 행동을 포함해서요. 그 일로 조코위는 한동안 사람들의 놀림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행동은 제대로 먹혔습니다. 하지만 간자르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어요. 메가와티는 간자르를 부정하기로 이미 몇 년 전에 마음을 먹은 상태입니다.” 마르쿠스는 이렇게 단언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1/10/03/infighting-haunts-pdi-p-as-party-seeks-jokowis-successor.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