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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에서 나온 루훗과 아이를랑가 본문
조세회피처 판도라 문건에 루훗 장관도 등장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이른바 판도라 문건은 부패, 자금세탁, 탈세 혐의자들의 이름을 담고 있다. (AFP/-)
막강한 인도네시아의 조정장관 두 명의 이름이 최근 유출되어 이른바 ‘판도라 문건’이라 불리게 된 금융관련서류에 등장했다. 두 사람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해외에 모아 둔 재산을 들키지 않도록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2.9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정보를 담은 판도라 문건이 조세회피처 국가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14개 금융회사들의 내밀한 정보와 그들의 고객들 이름을 세상에 드러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나 파나마 같은 조세천국에 여러 개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트라이던트 트러스트(Trident Trust)라는 금융 서비스 회사 고객들 이름도 공개되었는데 루훗 빤자이탄 해양투자조정장관과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이 거기 등장한 것이다.
이 서류는 미국에 본부를 둔 탐사보도기자 국제 컨소시엄(ICIJ)이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이후 117개국 600여명의 기자들에게 공유되었는데 거기 포함된 인도네시아 매체 템포(Tempo)도 해당 서류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템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를랑가 장관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두 개의 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버클리 개발회사(Buckley Development Corporation)는 2010년, 또 다른 회사인 스마트 부동산 지주회사(Smart Property Holdings Limited)는 2012년에 각각 설립되었다. 판도라 문건은 현 골카르당 총재이기도 한 아이를랑가 장관이 투자목적과 보험, 신탁기금관리 등을 당시 현지 회사 설립의 이유로 들었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랑가 장관은 템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그 두 회사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해당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골카르당 사무총장 로드베익 F. 파울루스(Lodewijk F. Paulus)는 아이를랑가 연루설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면서 골카르 당내 팀들이 해당 사안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루훗 장관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파나마 소재 페트로캐피털(Petrocapital SA)이란 석유가스회사의 대표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던 것이 확인되었다.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실 대변인 조디 마하르디는 5일(화) 루훗과 페트로캐피털의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루훗 장관이 2010년 해당 직책에서 자발적으로 내려오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트로캐피털에서 유망한 투자 프로젝트 확보에 실패한 후 해당 직책에서 내려와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에만 집중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두 조정장관이 등장한 판도라 문건에는 세계 90개국 330여명의 정치가와 고관대작들도 이름을 올렸다.
압둘라 요르단 국왕은 해외 구좌들을 통해 1억 달러(약 1,170억 원)를 동원해 미국과 영국에 호화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요르단 왕실은 즉시 관련 성명을 통해 압둘라 국왕의 해외 자산 구입은 순전히 국왕의 개인 재산을 사용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판도라 문건은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수상이 2009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프랑스에 2,200만 달러(약 257억 원) 상당 고가의 부동산을 매입한 정황도 드러냈다.
물론 사람들이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는 데에는 사업목적이나 보안문제 등 정당한 이유들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하지만 구조와 성격이 모호한 페이퍼 컴퍼니들은 자금세탁이나 부자들이 본국 세무당국의 눈을 피해 재산을 숨기는 방편으로 삼는 등 범죄목적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세간의 지탄을 받아왔다.
최근 발간된 한 연구결과는 2018년 한 해 동안 기업들이 98.8억 달러(11조5,6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조세회피처로 빼돌려 인도네시아가 최소 24.7억 달러(약 2조8,900억 원)의 세수 손실을 겪은 것으로 추정했다. missingprofits.world.라는 웹사이트에 해당 연구결과를 공개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와 코펜하겐 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스위스 같은 유럽연합 지역의 전통적 조세회피처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 홍콩, 버뮤다, 카리비안 제도 등 신흥 조세회피처들이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재무부 국세청 네일마드린 누르 대변인은 아직 판도라 유출문건에 대한 어떤 공식 정보도 국세청에 접수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우린 모든 정보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고 그게 무엇이든 현행법에 따라 조치할 것입니다.” 네일마드린은 5일(월) 이렇게 말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1/10/05/coordinating-ministers-named-in-pandora-pap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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