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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코로나 양성율 눈속임

beautician 2021. 9. 16. 23:02

 

인도네시아 코로나 검사량과 양성율의 차이를 잠깐 들여다 봅시다.

 

9월 15일(수) 방역당국 발표는 이랬습니다.

가운데 오른 쪽 누적 검사자 숫자 23,384,990명이 써 있는 부분을 보세요.

그 칸에 써 있는 걸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PCR 또는 TCM 검사한 인원 40,030명

안티젠 검사한 인원          145,692명

그래서 총 검사인원          185,722명

 

그런데 그렇게 검사한 결과 신규확진자는 3,948명이죠.

이걸 방역당국에선 총 검사인원으로 나누어 양성율을 계산합니다. 

 

3,948 / 185,722 = 0.021 

즉 양성율이 2.1%라는 겁니다.

WHO에 따르면 양성율이 5% 미만이면 코로나는 통제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방역 최전선의 루훗 장관이나 아이를랑가 장관, 가닙 방재청장, 심지어 아니스 자카르타 주지사까지 나와 인도네시아 코로나는 거의 다 잡았다면서 비록 PPKM은 연장하지만 그건 말뿐이고 대부분의 경제활동 규제를 풀고 영화관까지 문을 열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오늘 발표된 수치입니다.

 

 

신규확진자가 3,145명이니 어제보다 코로나상황이 계속 호전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까 그런 것처럼 가운데 오른쪽 누적 검사자 25,593,249라고 되어 있는 란을 한번 들여다 볼까요?

 

PCR 또는 TCM 검사한 인원 38,798명

안티젠 검사한 인원           15,958명

그래서 총 검사인원           54,766명

 

양성율: 3,145 / 54,766 = 0.057   

오히려 양성율은 어제의 두 배인 5.7%가 되었습니다. 확진자나 사망자 수치가 오르내리는 건 그럴 수 있지만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대개 검사량을 줄이는 이유는 확진자를 인위적으로 줄이려 할 때 벌어집니다. 그런데 검사량이 18만5000명에서 5,500명으로 30% 밑으로 줄었는데 확진자는 3,948명에서 3,145명으로 80%선까지만 떨어졌다? 이상한 일이죠?

 

그런데 위의 검사량에서 안티젠 검사량만 대폭 줄어든 걸 주목하세요. 안티젠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신문보도에 따르면 0~94%. 즉 아주 좋은 건 94%까지 양성자를 걸러내지만 어떤 건 아예 걸러내지 못하는 키트도 있다는 겁니다. 안티젠 검사량이 크게 변했지만 확진자 숫자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인니 정부가 사용하는 안티젠 검사키트는 민감도가 매우 낮은 거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럼 PCR/TCM만을 기준해 확진자 숫자와 비교해 봅시다

 

9월 15일 확진자 3,948 / PCR및TCM 40,030 = 0.098  (PCR 기준 양성율 9.8%)

9월 16일 확진자 3,145 / PCR및TCM 38,798 = 0.081 (PCR 기준 양성율 8.1%)

 

이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차범위는 좀 넘어가는 것 같지만 전체 검사량이 얼마든, 안티젠 검사량이 십 수만 명이나 변동이 생기더라도 PCR 기준의 양성율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건 그간 인도네시아 방역당국이 전체검사량에 포함시킨 안티젠 검사로는 확진자들을 거의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인도네시아 전체 양성율은 WHO 기준 5% 미만이 아니라 아직 10% 전후에 있다고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쉽지만 인니 방역당국의 수치 발표는 애당초 잘못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202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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