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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문창극 사태

beautician 2014. 6. 16. 13:24


문창극 총리지명자의 역사인식 문제가 6월 중순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문창극의 친일발언들 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단도 전쟁도 식민지 시대도 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들 말입니다.


사실 어떤 심한 사고나 굴국을 겪고서도 그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든지 많은 게 사실입니다.

단지 그것을 남들에게 선포하고 설득시키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요.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아쩨지방을 포함한 동남아 해안을 덮쳐 40여만명의 인명피해를 낸 초대형 쯔나미와 얼마전 동일본 해안을 휩쓸었던 쯔나미가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이교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징이라는 식의 일부 목사님들 발언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목사님 앞에서 수많은 신도들이 아멘을 외쳐 댔을 것임도 분명한 일입니다. 그런 게 기독교인들이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인지상정이지요. 그런 것을 이성적으로 지적하고 문제 삼는 순간 그 사람은 교회에서 하나님의 뜻을 비판하는 적그리스도가 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문창극은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일까요?

그의 발언은 아무런 문제 없는 것들일까요?


네. 

그는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이고 그의 발언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심지어 그는 대머리이지만 잘생겼고 정말 상남자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그를 교회 안에 놔두지 않고 정계로 끌어내 대한민국의 총리자리에 앉히려 한다는 것이죠.

기독교인으로서의 그의 과거 언행은 자신의 신앙과 양심과 소신의 결과라고 볼 때 그럴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총리 지명자로서의 그의 과거 언행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 사실입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그를 총리로 지명할 것이 아니라 어버이연합 총재나 한기총 회장 같은 자리에 낙하산으로 투하했어야 합니다.


질문을 조금만 바꾸어 봅시다.

문창극은 대한민국 총리로서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일까요?

그의 과거 발언은 대한민국 총리로서 아무런 문제 없는 것들일까요?


이번엔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못합니다.

그의 과거 발언은 과거 조두순이 어린 나영이를 성폭행하여 평생 불구로 만들어 버린 사건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뜻이 아닌 일이 어디 있겠어요? 교회 맨 앞 줄에 앉은 사람들은 두 팔을 들고 아멘을 외쳐댈지 모르지만 교회 앞에 나온 부모들은 계란을 던져대며 욕설을 퍼부울 일이죠.  어쩌면 예배당 둘 째 줄에 앉은 사람들부터 그 면상에 성경책을 던지며 언성을 높일 일일 것입니다.


문창극의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는 새누리당은, 그 모든 모순과 오류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반드시 문창극을 총리에 등극시키는 일에 성공할 것입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무능한 정홍원이 뚱한 표정으로 지키고 있는 그 자리에 안대희가 중도 낙마한 상태에 문창극마저 낙마하면 2014년 6월에 단행한 개각은 줄줄이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죠.  문창극을 지키지 못하면 이병기도 지키지 못하고 다른 신임장관들도 지키기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7월 30일 재보궐선거에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온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린 아마도 문창극이 총리에 오르는 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 늘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우린 몰지각한 목사가 되었거나 어버이연합 총재가 되었을 사람이 책임총리라는 허울을 뒤집어쓰는 2014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참담한 일이죠.



2014.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