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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현대사

체포 임박한 FPI의 리직시합, 스스로 경찰서 출두

beautician 2020. 12. 14. 11:11

FPI와 리직시합

 

 

이슬람수호전선(FPI) 지도자 리직 시합이 2020년 12월 12일(토) 아침 자카르타 경찰청에 도착하고 있다. 다른 FPI 멤버들과 동행한 리직은 지난 달 자신의 집과 뻐땀부란(Petamburan)의 FPI 본부에서 코로나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행사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JP /JP/Seto Wardhana.)

 

이슬람수호전선(FPI) 지도자 리직 시합은 상당기간 인도네시아 외교부가 입국금지를 걸어 놓았던 인물이었다. 한국 입국금지 상태인 스티브 유와는 달리 리직 시합은 무려 국가적 위험인물에 속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입국금지는 성직자인 그의 위상으로 인해 자칫 종교탄압, 그것도 인도네시아에선 압도적인 이슬람 탄압으로 비치기 쉬웠다. 그래서 결국 나온 입국허가. 지난달 마침내 인도네시아에 돌아온 그는 귀국 첫날부터 온갖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전광훈 목사를 떠올리게 하는 천방지축, 신앙과 종교를 내세우며 과격한 정치적 주장을 서슴없이 내밷는 그는 전국적인 지지기반까지 가고 있는데 그런 상황, 그런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가 인도네시아 종교정치 지형에 나타나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벌써 20년도 넘었다. 그러니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리직 시합은 누구이고 FPI는 누구인가?

우선 최근의 기사부터 살펴보자

 

1. 1212() 자카르타 포스트 기사

- 체포 임박한 FPI의 리직시합, 스스로 경찰서 출두

 

FPI 로고

 

FPI 소속 여섯 명의 추종자들이 총격으로 사망한 지 근 일주일 만인 1212일 토요일 FPI 지도자 리직 시합(Rizieq Shihab)이 경찰심문요구에 응해 자카르타 경찰청에 자진출두했다. 하지만 그의 조사출두 요구가 나온 혐의는 총격사건과 관계없는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혐의였다.

 

자카르타 경찰청 대변인 유스리 유누스 총경은 경찰이 토요일 소환장을 내지 않았음에도 리직이 자진출두했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당하는 것이 두려워 자진출두한 겁니다. 우린 오늘(토요일) 소환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트리뷴뉴스닷컴(tribunnews.com)은 유스리가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리직 시합이 구금될 지 여부는 수사관들의 심문결과에 달렸다고 말했다.

 

리직은 토요일 아침 사무국장 무나르만, 고문 변호사 아지스 야누아르 등을 포함한 FPI 멤버들과 함께 경찰서에 출두했다. 그는 몰려온 기자들에게 자신은 건강한 상태이며 경찰조사에 응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나는 알라의 도움을 받아 법대로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자카르타 경찰청에 출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꼼빠스TV가 토요일 아침 리직의 발언을 이렇게 보도했다.

 

그는 자신이 그간 잠적했다는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보고르 메가먼둥(Megamendung) 지역 이슬람 기숙학교에 머물며 때때로 손자와 증손자들을 만나러 센툴의 자택과 중부 자카르타 뻐땀부란(Petamburan)FPI 본부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며칠 전인 1210일 목요일 자카르타 경찰청은 그와 다른 다섯 명의 FPI 멤버들을 혐의자로 지목했다. 그들은 지난 달 정부의 코로나 19 팬데믹 관련 보건 프로토콜을 무시하고 수천 명이 모이는 집회들을 강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논란의 중심에 선 성직자를 체포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지만 그는 앞서 두 번의 조사소환요구를 묵살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지스 변호사는 리직이 스스로 경찰에 협조할 목적으로 경찰출두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신에 뜻에 따라 그는 [구금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마챴습니다.” 아지스의 말이다. 그는 어차피 체포될 거라면 핍박받는 이슬람 지도자의 모습으로 비치고 싶었을 것이다.

 

리직과 다른 다섯 명의 용의자들은 형사법(KUHP) 160조 불법행위 선동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는 최고 6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뿐만 아니라 4개월 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216조 사법집행방해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리직은 지난 달 스스로 3년간 망명했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인도네시아로 돌아오며 논란의 귀국 장면을 연출한 이후 또 다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의 귀국을 맞아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반뜬 주 땅그랑 소재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과 그의 집 및 뻐땀부란의 FPI 본부로 모여들었고 이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관련지역 경찰 수뇌들이 해직되는 불벼락을 맞았다.

 

이후 그는 마울리드(Maulid-예언자 무함마드 탄신일)1115일 리직의 딸 결혼식을 성대히 열었다. 이 두 행사에 각각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로 인해 경찰은 리직과 FPI가 코로나-19 보건 프로토콜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127() 자카르타-찌깜뻭 톨의 한 지점에서 충돌이 벌어져 경찰이 리직의 경호원 여섯 명을 사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수사관들은 리직과 그의 추종자들이 경찰심문을 피해 도주한다는 정보를 듣고 그와 수행원들을 따라잡던 상황이었다. 그의 도주를 사법방해로 간주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과 FPI는 전혀 다른 증언을 하고 있다. 경찰은 FPI 멤버들이 생명을 위협해 와 자기방어차원에서 총격을 했다는 것이고 FPI 측은 이와 반대로, FPI 측은 누구도 무기를 휴대하지 않았으므로 경찰의 행동은 마땅한 경찰 프로토콜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경찰이 과잉행동을 했다는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다. 두 그룹이 총격을 벌이는 비디오가 이 사건 영상이라며 SNS를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갔는데 그것은 지난 1월 남미 콜롬비아의 안리오퀴아 지역 엘 산투아리오의 라 주에다 광장에서 벌어진 총격전 영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경찰정 형사조사국(Bareskrim)은 자카르타 경찰청에 가짜 영상을 유포한 이들 역시 조사해 처벌할 것을 지시했다. “우린 지방경찰청에 가짜 뉴스 유포에 대한 수사를 명령했습니다. 중앙경찰청 대변인 아르고 유워노 치안감(Insp. Gen. Argo Yuwono)이 지난 금요일(1211) 안타라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1. FPI

 

옷을 맞춰 입은 FPI 구성원들

이슬람수호전선(FPI)는 하빕 리직시합(Habib Rizieq Shihab - 본명 Muhammad Rizieq bin Hussein Shihab) 1998 설립된 조직으로  일견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고 그 수뇌부에는 내로라 하는 끼아이(Kyai)들과 울라마(Ulama) 등 종교지도자들이 포진해 있지만 실제로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저소득저학력빈민층그래서 사실은 이슬람에 대한 기초지식마저 부족한 명색만 무슬림인 양아치들까지 포함해  수십만명을 규합한 전국단위의 종교조직이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 행동대들의 활동을 보면 폭력조직에 .가까왔다

 

그들은. 911 사태 이후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포함해 이슬람이 연루된 전쟁마다 전투원을 보내려고 군사훈련을 실시했거나 비정규 루트를 통해 실제로 대원들을 파병한 적 있던 라스카르 지하드(Laskar Jihad – 인도네시아에서 2000년에 설립된 준군사 단체)를 흉내낸 이 라스카르 FPI를 창설하고 한동안 자기들만의 군복까지 맞춰 입고 다니기도 했다.

 

그들이 벌인 일들 중 유명한 것은 2008 6 1일 자카르타 중심인 모나스광장에서 벌어진 AKKBB(종교와 확신의 자유를 위한 민족연대이하 종교자유연대) 습격사건, 2013 7 17, 끈달(Kendal)의 수코레조(Sukorejo)구에서 주민들과 충돌해 FPI 대원 27명이 머스짓으로 도망쳐 들어가 수백 명의 주민들과 싸운 일 등이다. 두 사건 모두에서 사상자들이 발생했고 리직시합은 전자의 모나스광장 사건으로 기소되어 1 6개월 형을 받고 수감된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그는 일약 이슬람 근본주의의 아이콘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FPI 구성원

 

하지만 역시 가장 유명한 사건은 FPI가 아니스 바스웨단 편에 서서, 숙적 바수키 짜하야 뿌르나마(Basuki Tjahaja Purnama), 즉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를 신성모독 혐의로 몰아가며 결국 선거에서 낙선시키고 급기야 감옥에 보낸 것이다. 아혹이 아직 자카르타 주지사 직에 있었다면  LRT나 각종 공사들은 물론 코로나 방역상황도 이 지경은 아니었을 것이다.

 

2. 리직시합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생긴다면, 불량배 역시 같은 감정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들이 갖지 못한 하나의 요소가 있다: 우리는 신의 은총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 부상이나 죽음을 통해 우리는 신의 은총을 받지만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 지하드전사는 망설이지 않는다. 감옥에 가는 것, 살해당하는 것, 그 무엇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순교를 종용하는 것을 보면 분명 전광훈 목사와 비슷한 면이 적지 않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자까르따 거리에서 버스 기사를 갈취하는 불량배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이들은 교차로에서 통행료 명목으로 버스 기사에게 돈을 요구한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되고 있고 수차례에 걸쳐 경찰에 신고되었지만 어떤 조치도 행해지지 않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직접 손을 써야 한다. (이상 출처 - 동남아시아연구 19 2(2009) : 5791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급진주의: 역사적 전개과정과 이념적실천적 특성* 김형준)

 

하지만 FPI가 실제로 보여준 것은 매년 뿌아사 기간마다 수십, 수백명씩 떼를 지어 시내 술집, 가라오케, 당구장, 카페들을 돌며 막무가내로 기물을 파손하거나, 때로는 눈감아주는 대가로 얼토당토 않은 금품을 요구하는 양아치 짓이었다. 그들에게 습격당한 끄망의 카페들 중 살사카페는 반파된 후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쁘라보워 수비안토를 지지했다.

 

이제 현지 이슬람 한 축, 특히 과격 근본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위대한 이슬람 큰 선생'(Imam Besar)으로 칭송받는 그는 그는 날로 강경해지는 인도네시아 이슬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제 경찰은  깡패나 양아치도 무슬림을 표방하면 좀처럼 잡아가질 못한다.()

 

그는 이 정도로 영웅화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