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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와 인도네시아

beautician 2020. 7. 11. 11:26

한국영화와 인도네시아

 

 

 

1. 인도네시아 한인진출 100주년

 

중추원 의관을 지낸 장석찬의 아들 장윤원이 19193.1운동 당시 자신이 일하던 은행에서 독립운동자금을 빼돌린 것이 들통나 일경의 추격을 받자 만주와 베이징을 거쳐 도주해 당시 네덜란드령 동인도의 바타비아, 즉 현재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까지 들어온 것이 1920920일의 일이다. 그래서 올해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한인진출 100주년을 기려 한인사 편찬과 관련 기념 행사들을 추진 중이다.

 

올해 3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코로나 상황은 79 누적확진자 7만 명을 넘기며 맹렬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2개월 넘게 준봉쇄 수준의 이동제한, 관공서 민원창구와 관광지 폐쇄, 강제 재택근무 등 그동안 거의 정지시켰던 도시기능과 경제활동을 6월초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했다. 하지만 여러 산업부문들이 이미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아직도 방역프로토콜을 완비하지 못한 상영관들은 729일 경에나 재개관하고 전국 각급 학교들은 올해 내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다가 내년부터 등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한인회는 올해 920일 한인100년사 출판기념회 강행을 잠정 결정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 한국영화인이 처음 들어온 것은 194211월의 일이다. 최초의 교민 장윤원은 훗날 태평양전쟁 당시 자바섬에 진주한 일본군에게 체포되어 혹독한 고문과 옥고를 겪게 되는 항일지사였던 반면, 현지 영화산업의 선구자인 허영 감독이 일본군 선전반원으로 인도네시아땅을 밟은 친일 영화인이었다는 점은 매우 대조적이다. 하지만 일본군 군무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왔다가 전쟁 막바지에 탈영해 서부 자바 가룻(Garut) 지역 인도네시아군 유격대가 되어 네덜란드군과 싸우다 죽어 현지 독립영웅으로 기억되는 양칠성 등 일단의 조선인 청년들처럼, 종전 후 귀국을 포기하고 인도네시아에 남은 허영 감독 역시 수카르노 정부를 도와 영화를 통해 인도네시아 독립에 기여했고 그를 빼고는 인도네시아 영화사 초창기를 거론할 수 없는 주요 인물이 되었다.

 

이번 보고서는 인도네시아의 한인진출 100년를 기념해 허영 감독 시절과 그 이후 잠시 끊어졌다가 21세기에 들어 CJ 주도로 다시 시작된 한국 영화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사를 다룬다. 이를 위해 현지 한인100년사 편찬위원회의 수집자료를 활용했고 전-현직 CJ CGV 인도네시아 법인장들의 인터뷰도 진행했음을 밝힌다.

 

 

2. 인도네시아 첫 한인 영화감독 허영

 

1) 생애

 

그림 1 허영 감독

*  출처: 마잘라 빠브리꿀뚜르 (https://majalah.pabrikultur.com/ )

 

허영(1909~1952)23세이던 1931년 교토 소재 쇼우치쿠 영화사에서 각본 저술과 연출 보조업무를 시작해 19373월 당시 거장으로 통하던 기누가사 테이노스케(衣笠貞之) 감독의 조감독으로 기용되지만 <오사카 여름의 전투>(大阪夏の陣)라는 사극영화 촬영 중 폭약량을 잘못 계산해 발생한 일본 국보급 문화재 히메지성 파손과 사망자 발생에 책임을 지고 재판을 받았다. 14개월 후 결국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히나츠 에이타로(日夏英太郎 )라는 이름 뒤에 숨기고 있던 조선인 신분과 밀항 전력까지 드러나 일본에서 영화감독이 되려던 그의 꿈은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허영이 조선에서 만든 조선인 지원병 선전영화 '너와 나'

 

하지만 그는 1941년 경성으로 돌아와 조선총독부의 지인을 통해 조선군사령부 보도부를 제작자로 한 선전영화의 감독으로 기어이 데뷔한다.  조선인 지원병 이야기를 다룬 선전영화 <너와 나>(君と僕)를 제작하면서 조선총독부와 군부에 친분을 쌓은 허영은 194211월 일본육군 제16군사령부 선전반에 배속되어 자바땅을 밟았다. 그는 거기서 연합군 포로수용소 배경의 선전용 다큐멘터리 <콜링 오스트레일리아>(Callng Australia) 등 일본군을 위한 영화제작을 계속했다.

 

일본 패망 후 연합군 점령지인 바타비아(자카르타)에서 주로 군무원 출신 조선인들로 구성된 재자바조선인민회설립에도 참여했던 허영은 일본군 문관출신이란 신분때문에 전범으로 몰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한국은 물론 처자식이 있는 일본으로의 귀국도 포기하고 자신의 문하생들과 함께 수카르노 정부를 따라 공화국 임시수도인 족자카르타로 옮겨 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여했다. 그후 그는 4년 간 전선을 누비며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들을 제작해 인도네시아인들의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이때 일본 군정감부 선전부에서부터 함께 일했고 이후 인도네시아 영화통신사(Berita Film Indonesia-BFI)를 조직한 우스마르 이스마일(Usmar Ismail), 자야꾸스마(Djajakusma), 수르요수만토(Surjosumanto) 등 훗날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의 선구자로 통하게 되는 이들과 줄곧 함께 했다. 이 시기에 허영 감독은 사람들 사이에서 후융 박사님’(Dr. Huyung)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독립전쟁이 끝난 후 자카르타로 돌아온 그는 1950년 초부터 1952년 사이 4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그중 독립전쟁 중 인도네시아-네덜란드 혼혈들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하늘과 땅 사이>(Antara Bumi dan Langit, 1950)는 무거우면서도 애국적인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최초의 키스신을 포함하고 있어 내무부 검열에서 물의를 빚은 후 문제장면 삭제, 제목까지 혼혈 여주인공 이름인 <프리다>(Frieda)로 바꾼 후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민족주의를 더욱 자극하며 허영 감독의 명성을 드높었다. 훗날 199710월 부산국제영화제와 야마가타(山形)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청된 이 영화는 아시아의 꿈, 아시아의 유산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하늘과 땅 사이>는 결국 검열을 거친 후 <프리다>란 이름으로 개봉했다.

 

그는 19529943세의 나이로 자카르타에서 세상을 떠나 시내 뻐땀부란(Petamburan) 공동묘지에 묻혔다.

 

 

2) 유산

 

(1) 영화교육

 

영화인 교육에도 큰 관심을 가졌던 허영 감독은 모든 영화인의 스승’(Guru Para Sineas)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독립전쟁 중이던 1948 7 족자에 씨네 드라마 학원’(Cine Drama Institute)이라는 1년 반 과정의 영화학교를 설립해 학원장을 맡았다. 교사 중엔 훗날 국가영웅으로 공식 지정되는 끼 하자르 데완타라(i Hajar Dewantara) 같은 걸출한 학자도 포함되어 있었고 학생 중엔 훗날 유명 영화감독이 되는 수마르죠노(Soemardjono) 같은 이도 있었다

 

(2) 독립전쟁 이후 작품들

 

씨네 드라마 학원에서 사퇴한 허영 감독은 이듬해 동료들과 함께 또 다른 영화학교인 마타람 엔터테인먼트 기초과정’(Stichting Hiburan Mataram)을 설립했다가 1950년 이를 끼노 드라마 아틀리에’(Kino Drama Atelier)라는 이름의 영화사로 용도변경하고 네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 <하늘과 땅 사이>(Antara Bumi dan Langit, 1950)

- <식당의 꽃>(Bunga Rumah Makan, 1951)

- <소녀선수>(Gadis Olahraga,1951)

- <시대가 남긴 유산>(Kenangan Masa, 1951)

앞서 언급했던 <하늘과 땅 사이>의 검열문제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영상검열시스템이 초창기부터 매우 강력한 보수성향을 띄게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3) 우스마르 이스마일(Usmar Ismail)

 

그림 2: 우스마르 이스마일 감독

*  출처: 위키페디아

 

허영과 함께 일본 군정감부 내 선전부 소속이던 우스마르 이스마일은 1944년 초 23세 때, 아부 하니파, 야신, 자야꾸수마, 수야디 등과 함게 마야극단(Kelompok Sandiwara Maya)를 조직한다.  어릴 때부터 영화광이었던 수마트라 부낏띵기 출신 우스마르는 족자 고등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연극을 공부했고 훗날 아르만 빠네(Armijn Pane)와 함께 연극영화계의 선구자가 된다.

 

그는 허영보다 나이 차가 많은 어린 동료로 독립전쟁 중 족자에서 만든 영화동호회(Klub Film)에서 허영의 강의를 즐겨 들었고 시네마텍 인도네시아(Sinematek Indonesia)영화교육재단을 함께 설립하기도 했다.

 

영화, 연극, 음악 등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가졌던 우스마르는 이후 죽마고우 로시한 안와르, 허영의 제자 자야꾸수마, 수르요수만토 등을 스카우트해서 인도네시아 첫 영화제작사 인도네시아 국가영화연맹’(뻐르삐니-Perpini)을 세워 허영에게서 독립한 후 첫 작품으로 <피와 기도>(Darah dan Doa, 1950)를 찍었다. 당대 영화인들이 허영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입을 모은 이 영화는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1961년 모스크바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이 영화의 첫 촬영일인 330일은 현재 인도네시아 영화의 날 (Hari Film Nasional)로 기념되고 있다.

 

 

3. -인니 창조산업 협력 MOU 체결 (2013)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과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마리 엘카 빵에스뚜 장관 사이에 음악, 영화, 공연예술, 애니메이션, 게임, 문화예술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 및 양측이 동의한 협력분야에서의 정보교류, 쇼케이스, 역량강화, 교육, 훈련, 연구, 개발, 사업협력, 상대국 행사 참석 등 양국간 협력강화를 골자로 하는 -인니 창조산업 협력 MOU’가 체결되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서 20131211일 자카르타에서 한-인니 영화산업협력 공동세미나가 열렸고 문체부 관련부서들과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를 포함하는 한국측 실무그룹이 꾸려져 이후 한-인니 영화인 공동워크숍, -인니 영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영화제 확대개최 등이 진행되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시절이었으므로 이 MOU 체결은 2016년 마침내 이루어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개방으로 이어지는 국가차원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4. CJ 엔터테인먼트와 인도네시아 영화시장 개방

 

1) 2016년 인도네시아 영화시장 개방

 

그간 해외자본 투자가 금지 또는 제한되어 있다가 20161월 초 대통령령 44호에 의거해 개방된 산업부문들 중에는 영화산업 전반이 포함되었다.

 

1. 2016년 해외자본에 개방된 영화산업 각 부문

업종

개정 후 허용지분비율

이전 허용지분비율

  

100%

49%

영화 제작사

100%

49%

영화 음향 삽입

100%

49%

영화 인쇄

100%

49%

영화 포스터 제작

100%

불허

영화 편집

100%

불허

영화 각본 제작 제공

100%

불허

영화 제작

100%

불허

영화 상영

100%

불허

녹음실

100%

불허

영화 배급

100%

불허

* 출처: 2016년 인도네시아 대통령령 44

 

 2) CJ CGV의 현지 상영관산업 진출

 

19878월 설립된 수하르토 전대통령 고종사촌 수드위깟모노(Sudwikatmono)의 시네플렉스 21(Cineplex 21)이 전국 상영관 산업과 영화수입, 유통, 배급 등 전과정을 20년 가까이 틀어쥐고 있던 독점시장구도는 20042월 블리츠메가플렉스(Blitzmegaplex)가 상영관 부문에 진입하면서 독과점 형태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CJ 2013년 블리츠메가플렉스를 위탁경영하는 형태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했고 20144월 블리츠메가플렉스의 기업공개 당시 14.75%의 대지분을 확보하면서 인도네시아 상영관 사업 전면에 나섰다. 2015 8월 상영관 브랜드를 CGV Blitz로 개명할 당시 전국 13개 상영관 100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었다

 

201711CJ는 다시 한번 CGV Cinemas로 상영관 브랜드 변경을 시도했다. CGV Cinemas20203월 초 전국 69개 상영관 401개 스크린 규모로 성장해 상영관 기준 13.3% 점유율로 시네플렉스 21의 상영관 브랜드 Cinema XXI에 이어 업계 2위 사업자 위상을 지키고 있다. 그 뒤를 리포그룹의 시네폴리스(Cinepolis) 상영관 체인이 바짝 뒤쫓고 있다. CGV 시네마스는 2019년에 자체 관객수 2천만 명을 넘겼다.

 

한편 201812월 인도네시아에 첫 상영관을 오픈한 롯데시네마는 2020년 상반기까지도 별다른 확장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 CJ CGV 인도네시아 상영관 브랜드 변천

2004 ~ 2015. 8

2015. 8 ~ 2016. 12

2017.1 ~

* 출처: 구글 아카이브

 

3) 영화 공동제작

 

2020년 상반기까지 한국기업으로서는 CJ 엔터테인먼트가 거의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영화 제작과 배급에 간여하고 투자를 주도했다. 첫 합작영화는 인도네시아 영화시장 개방 이전인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 <내 마음의 복제> (A Copy of My Mind, 2015)

 

그림 3: <내 마음의 복제> 포스터

 

인도네시아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린 이 영화는 -파이 플릭스(Lo-Fi Flicks)CJ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조코 안와르 감독은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서 ‘CJ 엔터테인먼트 어워드’를 수상해 CJ의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CJ가 기획, 편집 등 제작지원과 해외 마케팅 등에 참여하며 영화의 완성도도 높아져 2015 9월 제7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존티’ 경쟁부문(Orizzonti Competition)에 초청되었고 2015 11 23일 열린 인도네시아 영화제(FFI)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음향편집상 수상을 비롯해 우스마르 이스마일 어워드(Usmar Ismail Awards), 마야 어워드(Maya Awards) 등 인도네시아 국내 여러 영화상에서 선전했다. 현지 개봉은 영화시장 개방 후인 2016 2월이었다.

 

(2) <의사후보생의 바보일기>(Catatan Dodol Calon Dokter)

 

그림 4: <의사후보생의 바보일기> 포스터

 

영화시장 개방시대 첫 합작영화 <의사후보생의 바보일기>(Catatan Dodol Calon Dokter)CJ 엔터테인먼트가 이파 이스판샤(Ifa Isfansyah) 감독을 기용하고 라디칼 필름스(Radical Films)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제작 및 마케팅까지 간여했다.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20161027일 개봉해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29회 동경영화제에 초청받았고 2016년 마야 어워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3) <스위트 20>(Sweet 20)

 

그림 5: <스위트20> 포스터

 

2017625일 개봉한 <스위트20>은은 <수상한 그녀>(2014, 예인플러스, 황동혁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104만 명의 현지 관객이 들어 2017년 로컬영화 흥행순위 11위에 올랐다. 스타비젼 플러스(Starvision Plus)CJ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고 오디 C 하라합(Ody C. Harahap)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4) <사탄의 숭배자> (Pengabdi Setan)

 

그림 6: <사탄의 숭배자> 포스터

 

라삐필름과 CJ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고 조코 안와르 감독이 연출한 <사탄의 숭배자>2017928일 개봉해 420만 명이 넘는 관객으로 그해 로컬영화 흥행 수위를 차지했다. CJ 엔터테인먼트가 로컬 공포영화로서는 200억 루피아( 16억원)라는 공전의 제작비와 홍보비를 들여 1,556억 루피아(12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엔터테인먼트는 이 영화의 해외배급도 맡아 말레이시아 2017 11 23, 싱가폴 2018 1 18, 타일랜드 2018 3 8, 대만 2018 3 9, 스페인에서 2018 5 24일에 각각 개봉했고 2018년 부천 판타스틱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되었다. 영문 제목은 <Satan’s Slave>.

 

또한 호러영화로는 드물게 인도네시아 각종 영화제 시상식을 휩쓸었는데 2017 11 11일 인도네시아 영화제(FFI)에서 아역상, 영상상, 음향상, 영화주제가상, 음악상, 시각효과상, 미술상 등 7개 부분, 11 27일 템포 영화상(Festival Film Tempo)에서는 여우조연상과 아역상 등 2개 부문, 12 16일 마야 어워드에서는 감독상, 연기상, 주제곡상, 음향상 등 4개 부분, 2018 3 24일 인도네시아 박스오피스 무비어워드(Indonesian Box Office Movie Awards)에서는 흥행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신인상, 최고 예고편상,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품을 포함, 앞선 전작들로 명성을 쌓은 조코 안와르 감독은 2019년엔 인도네시아의 첫 본격 히어로 영화 <군달라>(Gundala)를 포함해 총 네 편 영화의 감독과 각본을 맡으며 인도네시아 대표감독 반열에 올랐다.

 

(5) <힛앤런>(Hit & Run)

 

그림 7: <힛앤런>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는 레거시 픽처스(Legacy Pictures), 부까라빡 픽처스 (Bukalapak pictures), 님뿌나 시네마(Nimpuna Sinema)와 공동투자한 오디 C 하라합 감독 영화 <힛앤런>(Hit & Run, 2019)201964일 개봉했다.

 

 

(6) <베바스>(Bebas)

 

그림 8: <베바스> 포스터

 

<써니>(알로하픽쳐스, 토일렉픽쳐스, 2011, 강형철 감독)의 리메이크인 <베바스>(Bebas, 리리 리자 Riri Riza 감독)CJ가 베이스 엔터테인먼트(Base Entertainment), 이디오소스(Ideosource) 등과 합작해 2019103일 개봉했다.

 

(7) <발리의 영원한 휴일>(Forever Holidays in Bali)

 

그림 9 : <발리의 영원한 휴일> 포스터

 

소나무 시네하우스(김경호 대표)가 쇼박스와 합작하여 제작에서 배급까지 모두 맡아 2018111일 현지 개봉한 <발리의 영원한 휴일>(Forever Holidays in Bali)은 아이돌 그룹 엠블랙 출신 천둥과 현지 여배우 까이틀린 할더르만(Caitlin Halderman)이 주연을 맡았고 <스위트 20>을 찍은 오디 C 하라합(Ody C. Harahap) 감독이 연출했으나 흥행은 참패했다.

 

 

(8) <수니>(Sunyi)

 

그림 10: <수니> 포스터

 

믹스 엔터테인먼트(Mixx Entertainment, 임종길 대표)의 창립작품인 <수니><여고괴담>(1998) 리메이크작으로 2019411일 현지 개봉했다. 수니(Sunyi)적막 으로 번역되며 영문 영화제목은 <죽음의 속삭임>(Death Whisper)이다, 2017년부터 매년 흥행에 성공한 공포영화 <다누르>(Danur) 시리즈의 아위 수리야디(Awi Suryadi) 감독이 연출했다.

 

(9) <7번 방의 기적>(Miracle in Cell No. 7)

 

그림 11: <7번 방의 기적 > 포스터

 

헐리우드의 라이온스게이트가 주도하는 세계적 영화사 컨소시엄 글로벌게이트(Globalgate)의 회원사이기도 한 팔콘픽쳐스(Falcon Pictures)CJ 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하여 <7번방의 선물>(화인웍스, CJ 엔터테인먼트, 이환경 감독, 2013)을 리메이크했다. 여러 문제작들을 연출한 하눙 브라만티오(Hanung Bramanty) 감독 작품이다. 20205월 제작을 마쳤으나 코로나 사태로 상영관들이 문을 닫아 7월 현재 아직 개봉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5. 인도네시아에 한국영화 홍보와 흥행

 

1)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KIFF)

 

매년 9~11월 사이엔 한국영화들이 인도네시아 관객들에게 동시에 대거 소개되는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 (Korea Indonesia Film Festival 이하 KIFF)이 열린다. 이 행사의 기원은 블리츠메가플렉스 시절인 2009년부터 한국영화 소개를 목적으로 한국영화페스티벌(Korea Film Festival 이하 KFF)이란 이름으로 2013년까지 5년간 열렸고 2013년 한국 문체부 장관과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장관 사이에 맺어진 -인니 창조산업 협력 MOU에 따라 2014년부터는 현재의 KIFF로 행사명을 바꾸어 자카르타와 지방 주요도시 상영관에서 동시 상영하면서 예술성과 흥행성 뛰어난 한국작품들은 물론 인도네시아 문제작들을 현지 동포사회에도 소개하고 있다.

 

그림 12 :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 포스터 (2016)

 

이 행사에서 소개된 한국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3: 역대 KIFF 출품 한국영화 목록

기간

한국영화 출품작

비고

2014.10.23~28

명량>, <설국열차>, <수상한 그녀>, <스파이>, <늑대소년>, <표적>, <우는 남자>, <미스터 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좋은 친구들>, <뽀로로와 슈퍼썰매 대모험>

11,

2015.10.28~11.1

<돌연변이>, <스물>, <암살>, <베테랑>

16

2016.10.26~31

<밀정>, <부산행>, <곡성>, <인천상륙작전>, <봉이 김선달>, <히말라야>

13,

2017.9.14~17

<군함도>, <하루>, <동주>, <박열>

8

2018.10.18~21

<협상>, <탐정> 1,2, <신과 함께> 1,2, <공작>

12

2019.10.10~13

<나쁜 녀석들>, <극한직업>, <카봇, 백악기 시대>, <걸캅스>, <기생충>, <피엠씨: 더벙커>, <악인전>, <트와이스랜드>, <너의 결혼식>, <봉오동전투>, <엑시트>, <타짜: 원아이드잭>, <써니>, <성난 황소>, <사자>

15

* 출처: CJ CGV 홈페이지 등

 

 

이들 한국영화들은 함께 출품된 그해 인도네시아 문제작들과 함께 자카르타 그랜드인도네시아몰의 CJ CGV 플래그쉽 상영관을 비롯해, BSD와 까라왕, 반둥, 수라바야, 족자 등에서 인도네시아 관객들을 만났다.

 

 2) 주요 한국영화 역대 현지 흥행실적과 <기생충>

 

블리츠메가플렉스는 개관 초기부터 <괴물>, <무영검>, <중천> 등 한국영화를 종종 상영했고 이후 <베를린>, <국제시장>, <마스터> 등 흥행 영화들도 스크린에 올랐다. 한국영화는 대부분 CJ를 통해 매월 1~2편 수입되었는데 2019년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22편이 수입, 개봉되었다.

 

KIFF에서 소개된 영화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정식 개봉되었지만 본국 천만관객 영화들도 인도네시아에서는 5만 명도 채 들지 않는 등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가운데 <설국열차>(83천 명), <군함도>(20만 명), <부산행>(30만 명) 등이 나름 선전했다.  2019년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49만 명의 인도네시아 현지 관객을 모은 <기생충>20202월 아카데미 작품상 석권 후 재개봉하여 달성한 총 533,157명의 관객기록은 시네폴리스와 플릭스 등 다른 상영관 관객을 제외한 CGV 상영관 자체집계만을 기반한 것으로 당분간 깨지지 않을 한국영화 현지 최고기록이다.

 

 

 

3) 2019년 한국영화 인도네시아 흥행 성적표

 

다음은 CGV2019년 한 해 동안 수입하여 자체 상영관 체인에 배급한 영화들이다. 시네폴리스와 플릭스 상영관 체인에서도 일부 관객이 들었으나 여기선 CGV 시네마스 관객수만을 기준했다.

4. 2019CGV 시네마스 한국영화 개봉상황

 

영화제목

개봉일

상영관수

관객수

1

<성난 황소>

12

12

3,873

2

<스윙키즈>

19

40

28,048

3

<피엠씨: 더 벙커>

116

38

6,306

4

<트와이스랜드: 트와이스 무비>

117

51

8,814

5

<BTS 월드투어>: Love Yourself

126

54

38,413

6

<내안의 그놈>

213

26

4,962

7

<극한직업>

220

61

119,199

8

<카봇, 백악기 시대>

413

47

3,808

9

<악인전>

523

41

12,477

10

<걸캅스>

529

46

6,733

11

<기생충>

624

67

523,157

12

<0.0Mhz>

717

9

2,253

13

<브링더소울: 더무비>

87

61

53,929

14

<사자>

814

31

33,608

15

<엑시트>

821

61

65,141

16

<봉오동전투>

96

15

3,687

17

<암전>

918

10

2,500

18

<타짜: 원아이드잭>

927

27

8,206

19

<나쁜 녀석들>

1016

29

14,409

20

<가장 보통의 연애>

116

20

12,808

21

<82년생 김지영>

1120

52

72,330

22

<뽀로로: 보물섬 대모험>

1129

26

5,604

출처: CJ CGV 인도네시아 제공

 

 

 

6. 현지 한국계 영화제작사

 

1) 믹스 엔터테인먼트

 

인도네시아 최대 영화사인 MD 엔터테인먼트와 중국 재벌 싱싱 그룹(Xing xing Group)20193월 합작 설립한 믹스 엔터테인먼트는 CJ CGV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역임한 임종길 대표가 경영을 맡아 같은 해 411일 첫 작품 <여고괴담> 리메이크작 <수니>(Sunyi)를 현지 개봉했다. 믹스 엔터테인먼트는 한국 및 헐리웃 영화의 수입배급, 인도네시아 영화의 베트남 등 해외 배급 사업을 진행하며 차기작으로 <미녀는 괴로워>, <과속스캔들>, <곤지암> 등 유명 한국영화들의 리메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2) 소나무시네하우스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설립된 한국 영화사 소나무 시네하우스(김경호 대표)2017년 당시 <발리에서 영원한 휴일>을 제작하면서 이후 가장 인도네시아다운 영화 3편을 추가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첫 작품의 흥행참패로 이후 활동이 둔해진 상태다.

 

 

7. 한국영화 인도네시아 진출활성화 관건과 제언

 

1) 현지 영화유통 구조 

 

인도네시아 상영관 부분 1위 사업자인 Cinema XXI2~3위인 CGV, 시네폴리스와 유통 부분에서 서로 배타적이어서 각각 수입하는 영화들을 경쟁사에 배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CGV는 시네폴리스, 신생 플릭스(Flix) 상영관 체인, 2018년 말 인도네시아 시장에 처음 진입한 롯데시네마 등과 상호 협조하고 있지만 2020년 상반기 현재 전국 점유율 60%에 달하는 Cinema XXI 상영관에는 CGV 수입영화를 걸 수 없는 구조다.

 

5. 상영관체인과 영화수입배급사 상관관계

업계순위

상영관 체인

수입배급사

상관관계

1

시네플렉스 XXI

PRIME

타 수입배급사에게 배타적

2

CGV 시네마스

CBI 픽쳐스

Prime에 배타적, FEAT와 협조적

3

시네폴리스

FEAT

Prime에 배타적, CBI와 협조적

*출처: CJ CGV 인도네시아 제공

 

 

상영관 산업 상위 3개 업체들은 각각 전문 수입배급사가 한 몸처럼 붙어 있다.

 

한국영화는 거의 대부분 CGV 시네마스/CBI 가 수입하고 시네폴리스와 플릭스 체인엔 일부 걸리지만 시네플렉스 XXI 상영관엔 아예 걸리지 않는다. 반면 시네플렉XXIPRIME 수입영화는 CGV나 시네폴리스에 배급하지 않는다. 플릭스 체인도 CGV/CBI는 물론 시네폴리스/FEAT에도 협조적이다.

 

한편 헐리우드 영화 수입배급사인 오메가(Omega)도 시네플렉스 XXI가 대지분을 가지고 있다.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들과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들은 모든 상영관이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다.

 

 인도네시아 영화배급시장에는 이외에도 다수의 군소 수입배급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한국영화가 향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꼭꼭 닫혀 있는 60%의 상영관 시장, 즉 시네플렉스21과의 배타적 관계를 여하히 개선하여 발전시키느냐에 상당부분 달려 있다.

 

2) 상영관 확충상황

 

지난 201910월 임기를 다한 창조경제위원회 뜨리아완 무나프(Triawan Munaf) 초대위원장은 여러 차레 인도네시아의 적정 스크린 수가 15,000개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고 언급하며 우선적으로 2019년말까지 3,000개 스크린 설치 달성을 독려했다. 그러나 2019년말 현재 508개 상영관, 2,110개 스크린에 그쳤다. 2019년 한 해 동안 전국 19개 주, 43개 도시에 78개 상영관, 286개 스크린이 추가 설치된 결과다.

 

26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로컬제작, 수입영화 양쪽 모두에서 아직 1천만 관객 영화가 나오지 않은 것은 현지인들의 낮은 구매력 문제뿐 아니라 상영관과 스크린의 절대숫자 부족, 접근성 부족에 기인한다. 또한 상영관 숫자는 영화제작비 투자회수와 직결된 문제여서 현재의 스크린 규모로 회수 가능한 제작비 이상을 투하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해외 수출을 상정하지 않은 로컬제작영화의 함량과 품질은 처음부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코로나 상황을 맞아 3개월 여만에 재개관하는 인도네시아 상영관들은 정원의 30~50% 이상을 채울 수 없도록 방역 프로토콜이 마련되면서 오프라인 상영관을 통한 박스오피스 수입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한편 다수의 몰과 쇼핑센터를 보유한 리포그룹(시네폴리스)과 아궁스다유 그룹(플릭스)이 상영관 산업부문에 뛰어든 후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건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시네플렉스21CJ CGV는 기존 입점해 있던 리포그룹, 아궁스다유그룹의 몰에서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못한 반면 리포그룹의 시네폴리스는 자사 건물들을 중심으로 상영관들을 확장하여 어느새 업계 2위 사업자인 CJ CGV의 턱밑까지 접근했다. 그래서 시네플렉스21CinemaXXI 브랜드상영관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시내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CJ CGV는 리포나 아궁스다유의 몰들보다는 등급이 좀 떨어지는 CT Corp의 트랜스마트(Transmart) 슈퍼마켓 건물 등에 최근 새 상영관들을 입점시키고 있다.

 

적잖은 자금투입과 오랜 투자회수기간이 필요한 상영관 부문이 단기간 획기적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가운데 2018년 말 큰 포부를 가지고 인도네시아에 첫 상영관을 연 후 아직 별다른 확장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롯데시네마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3) 감성적 공감대 접근

 

역량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절대 부족한 인도네시아에서 <딜란 1990>, <딜란 1991>처럼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영화들이 일반적으로 좋은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 조남주 작가 원작의 영화 <1982년생 김지영>2019년 현지 개봉한 한국영화들 중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는데 작년 그라메디아 출판사가 201911월 번역해 현지 출간한 ‘Kim Ji Young, Lahir tahun 1982’는 이례적으로 1만 권 이상 팔리며 아직까지도 월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82년생 김지영 인도네시아어 판

 

인도네시아에서는 의외로 적지 않은 한국 콘텐츠를 꾸준히 번역출간하고 있는데 특히 족자(Yogyakarta) 소재 하루출판사(Penerbit Haru)는 거의 매월 1~2권의 한국 번역서적을 출간한다. 이중 여러 판매순위 차트에서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꾸준히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가 있고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초판이 나온 후 꾸준한 스태디셀러였던 엄마를 부탁해’(신경숙)는 최근 재출판이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눈물은 하트모양’(구혜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스님), ‘자존감수업’(유홍근),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등이 20202~6월 사이 한 차례씩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하루출판사의 5월 베스트셀러엔 한국 번역 콘텐츠 다섯 권이 올랐다.

 

6: 하루출판사 5월 베스트셀러 목록 중 한국 콘텐츠

순위

책이름

작가

원제

1

I Want to Die But I Want to Eat Tteokpokki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I See You Like a Flower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4

Power of the Language

신도현, 윤나루

말의 내공

8

I Will Go To You When The Weather is Nice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9

I will be Your Wife

조효은

당신의 아내가 되어 드릴게요

* 출처: 하루출판사 홈페이지

 

 

현지 감성을 조사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 독자들에게 각광받은 한국 번역서적들을 통해 파악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 감성적 공감대는 향후 한국영화수입, 한국영화 리메이크 등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8. 맺는 글

 

올해 한인진출 100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허영 감독이 자바에 도착한 1942년부터 치면 한국영화진출 78년차를 동시에 맞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첫 한인교민 장윤원과 그 후손들이 본국 정부가 오랜 기간 돌아보지 않던 시기를 지나며 열대의 남방에서 철저히 현지 화교사회에 녹아들어 이제 한국인의 정체성마저 거의 희석되어 버린 것처럼 인도네시아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허영 감독의 유산 역시, 장윤원의 후손들과 같은 이유로, 그리고 그가 친일 영화인이었다는 전력으로 인해, 사실상 방치되고 잊혀져 결과적으로 우리 역사가 아닌 인도네시아의 역사가 되어 있다.

 

이제 CJ를 필두로 하여 인도네시아에 권토중래하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은 2016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개방과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천명 이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와 기회를 맞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한-아세안 영화기구(ARFO) 설립과정에서도 아세안 본부가 위치한 인도네시아와의 영화산업 협력수준이 필연적으로 우선 제고될 것이다.

 

2020년 들어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인도네시아에서도 영화산업을 비롯한 전 산업에 새로운 운영 프로토콜의 개발과 적용을 강요하는 가운데 점차 영화산업 속에서 그 비중을 높여가는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대해 71일부터 현지 세무당국은 법률적 논란과 미국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넥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들에게도 디지털 상품과 용역에 부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 줄곧 국영 텔콤의 모든 인터넷 서비스로부터 퇴출되었던 넷플릭스가 당국과의 오랜 조율과 유화 제츠쳐를 보낸 끝에 마침내 제도권 안으로 재진입했다.

 

이렇게 디지털 영화시장의 비중이 날로 커져가는 가운데 내외의 여러 요인으로 격동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조만간 인구규모에 걸맞은 대형 시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201711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한국-인도네시아 양국관계에 탄력을 받아 관련 기관과 기업 등 한국영화산업의 첨병들이 현지 시장에서 보다 분명하고도 조화로운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참 고 문 헌

 

문헌

적도에 뿌리내린 한국인의 혼 (저자 김문환, 자카르타경제신문, 2013)

-인니 창조산업 협력 MOU 체결 관련 보고서 (인니_문체부_2013)

인도네시아 출판시장 모니터링 보고서 (한국출판문화수출진흥원, 20202~6)

2016~2019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결산보고서 (영진위 인도네시아 통신원 보고서)

 

인터넷 사이트

- 사이트

마잘라 빠브리꿀뚜르, ‘Dr. Huyung’ https://majalah.pabrikultur.com/

부디스티요노 블록포스트, ‘Dr. Huyung’ http://budisetiyono.blogspot.com/

아키펠 . ‘dr. huyung’ https://arkipel.org/

 

인터뷰

임종길 (믹스엔터테인먼트 CEO)  2020    

CJ CGV 법인장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