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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문예지의 등단장사

beautician 2019. 5. 3. 14:27

 

문예지의 등단장사

 

 

얼마 전 한 작은 문예지 공모에 글을 보냈는데 오늘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그들은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몇몇 등단에 필요한 항목을 제시하며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는데 역시나 그것은 등단비에 필요한 얼마의 돈과 또 문인협회 가입에 필요한 얼마의 돈을 합쳐 공모 선정자에게 주는 특혜인 양 기십만원의 돈을 요구하였으며 개별 등단자는 거기에 백만원을 더 내야 등단할 수 있다는 가격 비교표를 덧붙여서 마치 공모당선의 자부심과 차별성을 가지라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단지 글을 발표하고 싶었을 뿐이며, 이미 작년 적도문학상 당선을 통해 오히려 상금을 받고, 해외신인작가로 문단에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에 이름이 올라가 있으며(올라가 있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다.), 하여, 당연히 사전 공지에 없던 무슨 무슨 비용 일체를 지불해가며 등단하거나 상훈을 사고 싶지 않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보낸 원고 파기와 함께 차순위, 그러니까 또다른 '자본문학'의 희생양에게 명예롭게 그 당선의 권위를 이양한다고 말하고는 일단락지었다. 

 


이런 것이 말로만 듣던 '등단 장사'인가보다. 결국 자본주의에서 돈을 주고 명예를 사는 일이 가능한 일인 것일까. 어쩌면 잡다하고, 의미없는 상을 돈으로 사들여서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자랑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여, 나의 어떤 글에서, 

 


"나는 자비로 책을 출판하거나 전시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예술가의 어떠한 아우라도 느끼지 못한다. 그들 중 대부분은 예술을 취미의 영역 그 어디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일 것이며, 늦게나마 작가라는 말에서 풍기는 고상하고, 우아하며, 환상에 젖은 사회적 <별책부록>같은 또 다른 지위를 쟁취하고자 하는 이들의 천박한 발버둥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당신이 진정 그것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라고 쓴 적이 있다. 

 


결국 예술은, 문학은 자본주의의 하수인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출처] 문예지의 등단장사|작성자 hoelun23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oelun23&logNo=221289394212

 

신정근 작가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