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자유총연멩] 한국어말하기 및 케이팝 댄스대회 - 자총 인니지부 본문
11월 10일(토) 오후 2시 롯데쇼핑애비뉴 3층 아이스팰리스에서 자유총연맹에서 '한국어 말하기, K-Pop 경연대회를 가졌습니다. 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명색이 소설가이니 말하기대회 심사는 말이 되지만 케이팝 커버댄스 심사는 솔직히 능력밖의
일이었는데 '까라면 깐다'는 내 신조 중 하나를 따라 소신껏 했습니다. 물론 다른 심사위원들의 면면도 학부모회장, 태권도 관장 등이었으니 딱리 쫄리진 않았습니다.
10명이 참가한 한국어말하기 대회는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크게 수준이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독도'라는 주제를 한정하였기 때문에 소재나 묘사가 겹쳤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참가 학생들이 자기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아는 척 전하려 한다는 인상이 강했어요. 두 명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섰고(여기서 '일정 수준'이란 누가 봐도 '잘한다'고 평가할 만한 수준을 말함) 나머지는 내용과 전개가 너무
상투적이어서 못내 아쉬웠습니다.
역시 한국어과 3-4 학년들이
비교적 뛰어난 편이었고 회화면에서 UNAS보다는 UI가, 그보다는 UPI가 좀 더 나아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어가 뛰어난 학생들은 작년에 다 나와 올해 힉생들은 2진
성격이어서 수준이 좀 떨어진다고도 하더군요. 하지만 언어능력보다는 준비한 성의가 작년과는 눈에 띄게 달랐는데
작년 참가자들은 거의 전원 원고를 달당 암기해 감정표현까지 가미해 연기하듯 연설한 것에 비해 이번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도 잘 이해 못하는 원고를
제대로 외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몇 장의 한글 글자 출력본이나 음정도 맞지 않는 '아리랑' 가락을 불러 호감을 얻으려는 의도가 너무 얄팍하게 드러나 보인 친구들도 있었어요. 물론 그게 귀엽게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한편 한국어 말하기대회 참가자보다 댄스팀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 그래서 결과적으로 총점에서 한국어 말하기 출전학생들을 누르고 대상과 최우수상을 휩쓴 이유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 장시간에
걸쳐 피나는 연습을 했다는 점, 의상과 분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그 출발점부터, 그래서 기본점수가 다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나 역시 각 항목 25점 만점에서 말하기 대회는 20점을 기본점으로, 댄스대회는 22점을 기본점으로 했습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대회의 시상을 따로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공정하게 갈 수도 있었겠지만 두 부문을 합쳐 전체 등수로 시상을 하는 시스템이어서 불가피한 일이었습니다.
최종 점수에서
동률을 이룬 두 팀 중 빨간핫팬츠의 화끈한 여성 댄스팀보다 BTS를 커버한 핑크색 얼룩바지 남성 댄스팀이
대상을 거머쥐었는데 이는 심사위원들 중 UPI 한국어학과장 디딘씨의 채점을 따랐기 때문이었죠. 개인적으론 동률이라면 남성들은 기본 파워가 더 크므로 이에 필적한 여성팀에게 더 큰 상을 줘야 했다고 생각했지만요.
자유총연맹은 지난 정권 내내 본국에서는 악의 축 비슷한 수구꼴통들의 모임이란 인상이었는데 인도네시아 지부는 점잖은 분들이 많이 포진한
보다 공신력높은 단체로 거듭나는 모양이고 이번 행사와 같은 의미있는 행사를 매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긍정적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제부터라도 좀 더 훌륭한 관변단체로 성장해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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