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Rudy Hadisuwarno 4

우리동네 천사들 (3)

ep3. 모래지옥 외근 길에 일이 있어 메이가 센티옹 부모집을 들른 적이 있는데 함께 갔던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까위까위(Kawi-Kawi)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습니다. 어디나 그렇듯 할렘의 동네 아이들이 좁은 골목에서 공도 차고 달리며 몰려다니면서 자꾸 차를 건드려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짖고 까부는 아이들 사이에 확 눈이 띄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취학 전 코흘리개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큰 깡마른 단발머리 여자애였습니다. 팔 다리가 유난히 긴 그 아이는 선명한 이목구비를 하고 있어 앞으로 남자들 마음을 무척이나 흔들 미인으로 자라날 것이 틀림없어 보였는데 그래서 걸치고 있는 넝마 같은 옷가지나 레게 머리를 하려다 만 듯한 떡지고 삐죽삐죽 뻗친 머리칼이 흰 피부와 티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