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BMW 2

인도네시안 드림 (12)

ep12. 사랑은 변하는 것 그 즈음 소희엄마도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해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최사장을 따라 인도네시아에 와서 40번째 생일을 지낸 소희엄마는 여전히 어리고 건강해 보였지만 예전의 활기는 거의 사라져 있었습니다. 그 대신 아이들은 자카르타에 처음 올 당시 깜짝 놀랄 정도로 산만하고 불안정하던 모습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8년간 떨어져 지내던 엄마와 다시 함께 사는 것은 쉽지만은 않아 많은 진통이 따랐는데 그 중 하나는 의사소통의 문제였같습니다. 막내아들은 지극히 소극적이고 어느 정도 자폐적이라 느낄 정도였던 것에 반해 큰 딸 소희는 무척 덤벙거렸습니다. 그래서 집과 학교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일주일에 몇 차례씩 아이들 몸에 시퍼런 멍이 들 정도로 잦은 구타가 벌..

인도네시안 드림 (8)

ep8. 진실게임 발릭빠빤으로, 말링핑으로, 인도네시아 온 천지를 돌아 다니며 최사장의 납 원석 사업을 도우면서도 나도 이번만큼은 미용사업의 고삐를 더 이상 늦추지 않았습니다. 내가 H 그룹의 현지공장에 처음 부임할 당시 취학 전이었던 아이들은 내가 독립할 때 잠시 귀국했다가 각각 초등학교 4학년과 5학년을 마치고서야 다시 자카르타에 합류했는데 최사장 일을 봐줄 즈음엔 큰 애가 벌써 고3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 말고는 그 누구도 내 생활을 책임져 주지 않는 것처럼 내가 돈을 벌지 못하면 아이들 대학 등록금도 내지 못할 텐데 그런 상황이 이제 코 앞에 닥쳐와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간 노력이 빛을 보아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반둥의 큰 도매상과 거래를 트고 연이어 현지 미용업계에서는 제일 규모가 큰 로레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