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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지난 8월 말-9월 초 사이 오랜만에 방문한 한국에서 어머니 상을 치르며 새로이 느끼는 바가 여럿 있었습니다. 한국의 발전한 모습과 변화한 문화에 대한 생경함과 신비로움이 있었어요. 특히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어머니 상을 치르며 가족관계라는 것, 형제간의 우애 같은 것들이 얼마나 쉽게 상처받고 부스러지는 것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마치 노년의 끝을 향해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처럼, 늘 강건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존재의 대책없는 나약함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상을 치른다는 것, 그 모든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감수하는 것이 어머니의 시신, 가족의 유해를 이름도 모를 산 속 어딘가에 '매장'이란 허울로 버리고 오기 위해 요식행위, ..
매일의 삶
2022. 11. 19.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