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싱가포르 혼인신고 2

아이들이 다 컸다고 느껴질 때

우리와는 달라야 할 다음 세대 학교에서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과 전혀 동떨어진 겸양과 자기 희생으로 점철된 비루한 삶을 윤리와 도덕으로 포장해 가르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건 예전 일제 강점기의 ‘국민학교’가 대중을 국가이념으로 세뇌해 국가가 사용하고 통제하기 편리한, 그래서 때로는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카미카제형 ‘국민’으로 찍어내려 했던 방식이니 말입니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이렇게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은 우리 개개인이 태어난 이유까지도 국가가 자기 맘대로 통일해 규정하려 했습니다. 현대의 교육은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의견을 구축하고 설득하고 조화롭게 협력하는 것 못지않게 비판하고 저항하고 싸우고 견디고 부러뜨리고 치료하면서 독해지는 법..

코로나 시대의 결혼식

오늘은 제 딸 지현이가 혼인신고 하는 날이었습니다. 원래 작년 4월에 결혼식 날짜 잡아 식장도 예약해 놓았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결국 싱가폴에 있는 사람들끼리 혼인신고하고 증인 되어 주고 그런 다음 식사하고 헤어지는 간단한 행사로 우선 정식 부부가 되는 절차를 마쳤습니다. 뿌듯하고 먹먹하고 아쉽고 막 그런 기분입니다. 다행히 아들 수현이 우리 가족 대표, 사위 쪽은 여동생 부부가 저쪽 가족 대표가 되어 구색은 맞췄습니다. 사위 알렉스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고 싱가폴에서 일하면서 내 딸을 만난 터라 저 결혼식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폴의 코로나가 안정되야 하는......뭐 복잡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무튼 마냥 늦출 수는 없는 일이어서 아이들끼..

매일의 삶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