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쁘레만 2

밑바닥 블루스 (4)

ep.4 돈이 정말 문제 메이는 스넨 폴섹에서 경관에게 취조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인데 말입니다. “이건 뭐야? 이거 사람 이름인가? 그리고 그 옆에 적힌 금액들은 무슨 뜻이야?” “그건 우리 보스가 쓴 메모에요.” “이 돈이 무슨 뜻이냐구?”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난 그걸 XX회사에 전달하면 끝인데.” “이거 받을 돈인 모양인데. 너희 사장 전화번호 몇 번이야? 내가 직접 물어보지.” 메이와 경관이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내가 메이에게 적어 준 수금계획내역을 놓고서입니다. 적잖은 금액이 적혀 있으니 경찰입장에서는 궁금하기도 하고 군침이 돌기도 하겠지만 그게 메이가 스넨 환승역에서 겪은 소매치기 사건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메이는 겁을 먹고서도 최선을 다해 말을 둘러대며 방어했지..

밑바닥 블루스 2021.12.26

밑바닥 블루스 (1)

ep1. 남자들이 문제 2011년의 일입니다. 아직도 미용기기 수입판매를 하고 있던 시절이었죠. 한해가 순식간에 내달려 어느새 12월이 되자 월초부터 송년회들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리는 한 동문 송년회에 참석하기 위해 그 시간을 대려고 사무실에서 포장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나는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뭐, 솔직히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주인공이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내 인생인데 말이죠. 한국에서 날아온 제품에 플라스틱을 입히고 다시 스티커를 붙이는 일은 단순하기 이를 데 없지만 원래 400개쯤 작업하는 데 직원 3-4명이 달라 붙어도 오전 내내 일해야 하는 적잖은 시간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그걸 내가 땀 뻘뻘 흘리며 혼자 달라 붙어 끙끙대며 일하는 건 순전히..

밑바닥 블루스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