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바딱족 2

인도네시아 영화 <가장 달콤한 작전> 리뷰

[영화리뷰] (2022) 이 영화를 몇 마디로 정리하자면…… 2022년 로컬영화 흥행순위 상위를 차지한 유일한 코미디 드라마 영화로 인도네시아 영화를 대표해 2023년 초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그래서 당연하게도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영화제(FFI 2022) 여러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하고 무관에 그치고 만 의문의 결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부 수마트라에 사는 바딱족(Suku Batak)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전통과 애환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 영화 초반에는 시종 입에서 미소와 웃음이 떠나지 않게 하고 후반을 넘어가면서는 가족과 가부장, 가족 속 여성들이 당연한 듯 치러야 하는 희생의 의미를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하도록 했던 영화. 원제 , Nge..

영화 2022.12.16

바딱족 자매 이야기

일상다반사 스텔라와 스테피라는 자매를 10년 전쯤에 알았다. 수마트라 북부 메단(Medan) 출신 부모를 둔 바딱(Batak)족 아이들인데 부모 모두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엄마 쪽 친척이 운영하는 꼬스(Kost)에 살고 있었다. 꼬스는 자취방 비슷한 곳이다. 아버지가 먼저 죽고 엄마도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 쪽 친척이 양육권을 받아 메단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거기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들은 그 집을 도망쳐 나와 자카르타까지 그 먼 길을 돌아왔다. 메단에서 학대가 심했던 거라도 짐작할 뿐이다. 돈도 없이 천 킬로미터도 훨씬 넘는 거리를, 그것도 수마트라와 자바 사이의 해협까지 건너온 아이들은 완전히 거지 꼴이 되어 엄마 쪽 친척 꼬스 앞에 도착했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아 아이들은 문 밖 길가에서 그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