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뒷담화 2

교민사회에선 입조심

끝말 잇기 1997년 태국발 외환위기로 시작된 아시아 경제위기가 지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금융계 판도가 한바탕 정리된 시점에, 한 금융사에서 파견나온 한 고교동창은 자신이 속한 금융기관이 그 사이 합병된 상대 은행 자카르타 지점 청산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보안유지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업무와 관련되지 않었음에도 해당 상황에 호기심을 보이는 교민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극도로 말을 아낀 것은 물론 식사자리에 참석할 초대받아도 웬만하면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개인적으로 술을 마실 때마다 나를 대작 상대로 불러내곤 했는데 혹시라도 술 먹다 업무상 어려움도 토로하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을 씹게 될 경우 아무 이해도 엮이지 않고 절대 말도 옮기지 않을 사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일반 칼럼 2021.12.01

호구로 살 것인가?

만랩 찍기 2000년대 초중반에 만났던 사람들을 통해 난 내가 스스로 늘 생각해 오던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이 세상도 내가 교실에서 배웠던 그런 세상이 아님을 절절히 알게 되었습니다. 술라웨시에서 시작된 파산의 나락에서 기어 나오려 몸부림치던 시절이었죠. 그때 만났던 사람들에겐 특이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도네시아에 와서 이미 두 세 차례 정도 사기를 당하거나 사업을 거의 거덜낸 상태에서 나에게 왔습니다. 그들은 대개 처음엔 나와 일하게 된 걸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이 어느 정도 회복되거나 주변정리가 되면 난 늘 정리대상 1호가 되어 떨려나곤 했습니다. 처음엔 내가 나쁜 놈들을 만난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그 원인은 그들에게 있는 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