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 꽃뱀 어느 날 오랜 만에 골프백을 차에 싣고 가딩마스 골프연습장에 갔습니다. 그곳은 양프로의 직장입니다. 그동안 바쁘기도 했고 양프로를 만나기도 껄끄러운 느낌 때문에 멀리 했던 곳이었죠. 그러나 사업이 풀려 가면서 양프로에게 맺혀 있던 감정도 서서히 풀려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피를 빨아 먹은 자카르타의 사기꾼들 중 나도 그 중 한 명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은 뭐라고 대답할 수 없네요’ 라며 가시 돋친 대답을 했었죠. 그러나 이젠 그것도 감싸 안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양프로를 다시 만날 준비가 되었다고 성급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양프로는 요즘 연습장 안 나와요. 수라바야에 간다고 했는데…, 그리고 나서 안나온 지 몇 달 됐어요.” 연습장 카운터 여직원이 하는 말에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