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꼬나웨 우타라 3

니켈광산 영적 방어작전 (13)

ep13. 나타샤 어째서인지 몰라도 릴리는 왕구두의 송구영신 행사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듯 했습니다. 사실 이 행사는 내가 끈다리를 떠나던 2주 전만 해도 계획에 없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릴리가 갑자기 이 행사의 개최를 결정했다는 것인데 급조된 행사치고는 그 규모가 엄청나 억대의 비용이 투하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왕구두와 아세라 전역의 주민들은 물론 부빠띠를 비롯한 지역 고위 관료들과 군, 경찰들을 대대적으로 초청했고 왕구두 중앙통의 큰 공터엔 대규모 무대와 함께 VIP들을 위한 초대형 차양도 설치했습니다. 그동안 허가를 진행하고 선적서류를 만들면서 관청에는 이미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한 상태였는데 광물원석 수출금지조치의 발효를 불과 열흘쯤 앞두고 이런 행사를 위해 또다시 엄청난 지출을 불사하는 이유를..

니켈광산 영적 방어작전(3)

ep3. 악의를 대하는 방법 사실 산간오지에서 자신과 기업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적 경비가 필요하다는 것엔 나도 충분히 공감했지만 처음엔 릴리가 취하는 조치들이 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파산 후 내가 재기를 위해 숱한 고생을 했던 것처럼 당시 바뚜리찐의 탄광업계에 들어간 릴리의 고생 역시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미용사업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모든 것이 상식에 따라 진행되지만은 않는 인도네시아에서 한번 파산을 겪고 빈털터리가 되어버린 외국인으로서 진행 도중 예상되는 극복 곤란한 불확실성과 실패 리스크가 높은 길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용, 특히 미용실을 위한 미용기기 수입판매 사업은 판이 작은 만큼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니켈광산 영적 방어작전 (1)

ep1. 사지로 보내는 이유 술라웨시는 인도네시아를 이루는 수천 개의 섬들 중 세 번째로 큰 섬입니다.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또는 자와Jawa섬)이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두 개의 큰 섬들 중 오른쪽에 ‘K’자처럼 생긴 곳이죠. 남부 술라웨시의 마카사르(Makassar)라는 도시는 우중빤당(Ujung Pandang)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은 술라웨시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전체를 통틀어 가장 번잡한 교통의 요지 중 하나로 동부 인도네시아의 크고 작은 도시로 날아가는 대부분의 비행기들이 이곳을 경유합니다. 부기스(Bugis) 종족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두 번씩이나 부통령을 지낸 유숩칼라(Yusuf Kalla)의 고향이기도 하죠. 술라웨시섬 북단의 마나도(Manado)는 참치잡이 원양어선들의 기항지로도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