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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자바기행] 암바라와 수용소

beautician 2017. 9. 25. 12:00


암바라와는 옛날 네덜란드 총독부가 중부자바의 철도기지를 두었던 곳이고 전통적으로도 교육도시로서 총독들의 별장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암바라와 요새는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중 네덜란드를 격파하고 자바섬을 차지한 후 당시 유럽인(독일인, 이태리인 제외 3만여명을 수용했던 수용소가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나가던 이곳에 한국인 군무원들 700여명이 수용소 간수로 근무하며 결과적으로 일본인 앞잡이로 일을 했다고 합니다. 개중엔 연합군 진주하기 전에 달아난 사람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전범으로 몰려 죽기도 했습니다.


이곳엔 위안부 시설이 있었던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암바라와로 들어간다는 표지판

우리가 가려는 시설은 현지 전차부대 사령부 시설 안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설은 아마도 일본군이 네덜란드 요새에 추가로 설치한 곳으로 탱크 격납고 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 요새였던 이 구조물의 절반 정도가 아직도 형무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군형무소인 거죠



고색 창연한 이 건물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 당시의 분위기를 아직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상당부분이 폐허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의 왼쪽이 위안부 시설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이 유럽인들 수용소인데 그 2층에 위안부들 숙소가 있었다고 하며 지금도 아직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골격은 예전 그대로이지만 그 내용물들은 이미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 많은 방들 중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2차 대전 당시의 집기 책상들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거의 잡동사니 창고들로 변해 있습니다.


누군가 저기 소녀시대니 AKB니 하는 한국과 일본의 아이돌그룹 이름을 써놓은 것도 보입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간혹 있는 모양이지만 개념 없는 사람들도 꽤 다녀갔다는 증거인 셈이죠.

저 왼쪽 위가 옛날 위안부 숙소




저 뒷편은 아직도 군형무소로 쓰이는 시설의 담장입니다.


암바라와 수용소 모형. 



옛날 자료를 찾아보면 독립전쟁이 시작되던 1945년 어느 시점에서 당시 인도네시아 전군사령관으로 내정되었으나 수까르노 대통령의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던 수디르만 장군이 원래 자신이 통솔하던 육군 5사단을 움직여 영국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인도네시아군에 지대한 타격을 준 영국군이 열세에 몰리자 암바라와의 윌렘요새로 퇴각해 공성전을 벌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윌렘요새가 지금의 이 암바라와 수용소 터였을 것이라 보입니다.


2017.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