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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인도네시아 미용시장 전반

beautician 2017. 2. 15. 11:56


[강의]인도네시아 미용시장 전반




1. 강사소개 및 강의 방향

 

안녕하세요.

저는 뷰티션이라고 합니다.

1995년 한화그룹 지사원으로 처음 인도네시아 근무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1년 반 후에 한화를 나와 한국친구들과 봉제무역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했던 일은 공장선정, 계약, 자재, 검품, 선적 전반을 아우르는 오더관리였습니다.

 

하지만 1997년에 흔히 IMF 사태라 불렀던 외환위기가 도래했고 1998 5월엔 자카르타 폭동이 터져 자카르타가 불바다가 되고 32년간 철권통치를 했던 수하르토 대통령이 하야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격변의 시기가 도래한 것인데 어떤 이들은 이 외환위기와 정치적 혼란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망해 나가기도 했고 또 어떤 이들은 엄청나게 큰 돈을 벌어 사업기반을 굳건히 다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망하는 쪽이었죠. 그런 환경을 겪으며 정착해서인지 인도네시아 생활은 눈물겨운 고군분투의 연속이었고 그 사이 다양한 업종을 거치면서 여러가지 사업을 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했던 일들을 열거해 보자면

 

- 의약품수출업체의 자카르타 지사장

- 의류 바잉오피스

- 한국산 봉제 부자재 에이전트

- 바닥재용 제재소

- 광물수출무역 및 니켈광산 현장관리

- 인도네시아 전력공사 납품프로젝트

- 디자인샵 (간판, 트로피 제작하는 거의 노가다)

 

- 한국산 미용기기 수입판매 :도소매, 방판

- 시장조사 및 지사대행업

 

사실 교민사회엔 이렇게 매우 불안정한 고용상태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며 그 정체성이 대체로 모호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좋은 말로는 영세 개인사업자, 다른 말로는 점조직 독립군, 좀 더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잠재적 위험인물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하는 일도 일관성이 없는데 뜬 구름 잡는 소리를 한다면 언젠가 어떤 계기를 통해 사기꾼으로 거듭나기 쉬운 상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주최측에서는 여러분께 인도네시아 국가전반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도 덧붙였는데 제가 해왔던 일들은 대체로 너무 바닥에 가까워서 항공사진처럼 인도네시아를 전체적으로 조명하고 분석할만한 경험을 쌓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얘기들은 대사관 영사님들이나 코트라 직원들이나 내로라 하는 기업체들을 운영하시는 한인회 임원들이 해주실 얘기들이죠.

 

저도 한때 미용기기 수입판매사업으로 돈을 꽤 벌었습니다. 한번 파산하면서 산더미 같았던 빚들도 대부분 해결하고 매일 골머리 썩이던 비용문제들을 해결하고 심지어 아이들을 한명은 싱가폴에, 한명은 호주 멜번에 보내 대학공부를 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부침을 겪기 마련이고 경기가 죽으면서 매출이 급감하면서도 또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던 방판과 할부판매를 통해 시장을 넓혔는데 시황이 좋을 때엔 사세를 키우는 지름길이었던 그 방편이 상황이 변하니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됩니다. 스스로 리스크를 지고 하던 할부판매는 필연적으로 할부금 안갚고 도망가는 놈들이 나오는데 그게 예전엔 100명당 2-3명이었다면 지금은 100명당 20-30명이 되면서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더욱 큰 문제는 그 돈을 수금하러 나갔던 우리 방판직원들도 도망가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그런 와중에 한국 공급선에선 끊임없이 사고를 치고 경쟁사들이 나타나 시장경쟁이 심해지면서 2014년에 미용기기 방판소매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고 마침내 거의 바닥을 치는 와중에 강의요청을 받은 거에요. 그러니 난 이렇게 성공했으니 나만 따르라는 식의 강의는 당연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 현장의 밑바닥에서 지뢰란 지뢰는 거의 다 밟아 봤던 사람으로서

- 저기 어디쯤 가면 지뢰가 있다

- 지뢰를 밟아보니 얼마나 아프더라

- 이 지뢰 피하느라 저쪽으로 피했더니 저 지뢰를 밟게 되더라

이런 방향의 얘기들은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안 망하는 법, 망해도 죽지 않는 법. 뭐 이런 겁니다.^^

 

 

 

2. 미용시장

 

A. 화장품

 

그렇다고 전체 사업분야에 대한 지뢰지대 개황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간 많은 종류의 일들을 해왔지만 크게 나누어 2000년대 초반까지 봉제관련 업계에서 일했고 2004년 이후로는 대체로 미용분야에 있었으니 아무래도 현지 미용시장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인도네시아 포스트 차이나 마켓

한국에서 화장품은 비교적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종 화장품을 생산하는 OEM 공장들이 수없이 많고 다양한 용기나 포장재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제품구성이나 로고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와 해당 제품들의 MOQ를 발주하고 인터넷쇼핑몰을 만들거나 입주할 수 있는 일정한 자본 정도가 있으면 우선 시작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맞닿아 있고 마침 한류도 강하게 불고 있으니 중국시장에 진입해 어느 정도 연착륙한 것만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업체들의 전설 같은 성공스토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해외진출을 생각하거나 중국에 진출해 해외시장 맛을 본 업체들이 대개의 경우 인도네시아를 그 다음 타겟으로 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인구를 시장규모로 환산할 경우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들은 인디아, 미국, 러시아인데 그리 만만한 시장이 아니고 아니고 언어도 장난 아닙니다. 그러니 그 다음으로 가장 큰 인구를 가진 나라인 인도네시아에 구미가 당기는 거라 보입니다. 물론 거리나 진입장벽을 감안해 베트남이나 필리핀을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인도네시아가 그들 다른 나라들보다 왠지 쉽고 만만해 보이죠. 왜 그럴까요?

 

그래서 그런지 한국산 화장품을 인도네시아에 팔거나 들여오려고 하는 사업제휴 의뢰를 최근 1-2년 사이 1년에 10여건 이상은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 중에도 인도네시아에서 화장품 사업을 구상하는 분이 계실 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외국 화장품의 진입이 그리 쉬운 나라가 아닙니다.

 

일단 화장품 수입, 유통을 위한 일반적 과정은 이렇습니다.

 

1) 수입주체 결정 (BPOM 번호를 받는 주체)

2) BPOM 허가번호 진행

3) 후속 허가 진행 (Izin Edar )

4) 제품 수입 및 유통

 



인도네시아 식약청 (BPOM)

여기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부분은 BPOM 허가번호를 받는 일입니다.

식약처 또는 FDA로 알려져 있는 BPOM Badan Pengawas Obat dan Makanan 즉 의약품 및 식품 감독청이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이 관청이 관리하는 품목들은

- 식품

- 건강보조식품

- 화장품

- 의약품

- 마약류

- 의료기기

등입니다.

 

BPOM 비용 및 기간

화장품의 경우, 이 허가를 받는 것이 한때 품목 당 2-4주 남짓, 2백불 정도가 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략 2012-2013년 경에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 후 규정과 절차가 강화되었는데 지금은 실제로 품목당 6개월-2, 비용은 2천불 이상 드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이 비용의 대부분은 영수증이 발행되지 않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의 경우엔 허가수속을 하는 동안 유행이 지나가 버리기 십상입니다.

 

GMT 증명서

BPOM 번호를 받는 데에 있어 또 하나의 함정은 그 구비서류로서 제출해야 하는 생산공장의 GMP 허가 보유여부입니다. 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s 로 생산공장이 식약처 관련제품들의 일정 제조공정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증명서 같은 것인데 작은 공장들은 이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허가 없이 BPOM 수속을 하려면 인도네시아 식약청 직원들을 한국의 해당공장에 방문토록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 비용은 대개 허가신청자가 부담하게 되어 비용부담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BPOM 유효기간 5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BPOM 허가를 받는 주체가 현지 수입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화장품을 수출하는 회사는 사전에 현지법인을 세워 수입하거나 현지 수입상과 계약을 맺고 수입상 명의로 BPOM 번호를 신청하게 됩니다. 이 번호의 유효기간은 5년간이고 이후 연장신청 가능한데 만약 수입상과 틀어져 거래가 중단될 경우 앙심을 품은 수입상이 BPOM 허가를 넘겨주지 않으면 5년간의 유효기간이 소멸될 때까지 한국 수출업체/생산업체는 해당제품을 현지에서 취급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BPOM 허가가 없을 경우 수입통관이 되지 않고 설령 뒷문을 통해 들여온다 한들 진열판매하는 것이 적발되면 적잖은 벌금을 무는 등 법적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수입품을 주로 취급하는 화장품 전문점이나 슈퍼마켓 같은 곳에선 전체 제품에 대한 BPOM을 모두 받아놓지 않은 경우가 허다해 자주 단속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영업을 정지당하거나 물건을 압수당하는 등의 사건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BPOM 없이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시장에 수입유통 시킬 수 없는 셈입니다.

 

BPOM 취득 전 마케팅

BPOM 허가가 나오기 전이라면 어느 정도의 물량을 세관 뒷문으로 들여오는 게 가능하겠지만 일반유통이나 진열판매가 불가능하니 우선 가능한 방안은 인터넷쇼핑몰을 통한 온라인 판매, 다단계 판매 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한 SNS 마케팅 정도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나 광고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은 여전히 BPOM 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가능하므로 붐을 일으키고 대량으로 물량을 소화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라 보입니다.

 

한국업체들의 일반적 접근방식 가격인하

BPOM 허가와 Izin Edar 유통허가를 받은 후에도 지속적인 광고와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과 절차들이 골치 아프니 물건만 팔고 끝내겠다는 화장품업체들이 많습니다. 이 모든 걸 수입상이 감수하는 대신 한국에선 충분히 가격을 낮춰 제품을 공급해 주겠다고 하는 거죠. 현지 BPOM 허가를 위해 GMP를 포함한 서류지원을 해준다고 하면서요. 열에 아홉은 이런 조건을 내세우며 충분히 먹힐 거라 생각합니다. 중국이랑도 이런 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왜 인도네시아는 안되냐고 하면서요. 중국이랑 이미 해봤던 사람들은 참 골치 아픕니다. 중국은 시장이 크다 보니 틈새도 크고 보따리장사로도 떼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중국과는 전혀 다른 시장이고 시장틈새도 중국만큼 크지 않습니다.

 

선발주자들

현지 화장품 시장은 국제적 브랜드들이 거의 대부분 진출해 있습니다. 에스떼로더, 로레알, 스와롭스키, 시세이도, 레블론 등등. 여기에 한국화장품들도 최근 약진하고 있죠.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페이스샵입니다. 진출 초창기에 대장금과 커피프린스가 주도하던 한류열풍을 타고 자카르타 주요 고급몰의 좋은 목들을 차지하고 BPOM 허가도 나지 않은 한국 화장품들을 대거 진열하고 판매를 시작했거든요. 거래를 성사시킨 한국분이 시내 빠사라야 백화점의 페이스샵을 불하받았다고 들었는데 페이스샵의 성공은 강력한 현지파트너와 제휴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허가도 받기 전의 제품들을 대량 입하해 공개적으로 진열,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 이후 에뛰드, 미샤, 스킨푸드, 홀리카홀리카, 토니몰리 등 한국브랜드 화장품들이 대거 들어왔고 아모레, 쥬단학 등은 그 이전부터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 네임밸류

- 자본과 조직

- 강력한 현지 파트너

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게 없는 영세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요? 그걸 알면 내가 했습니다. 아무튼 이 네임밸류와 자본, 조직, 현지 파트너를 여하히 갖추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미용시장 개괄

인도네시아의 광대한 미용시장을 간추려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전문적인 통계와 수치들은 코트라 자료에 맡기고 우린 몇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살펴 보기로 하죠.

 

1. 미백 흰 피부는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중요한 미의 기준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화장품들이 있지만 대세는 미백화장품이 주도합니다.

 

2. 젊은 여성들의 긴 생머리 이건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전통적인 로망입니다. 물론 짧은 머리나 파마머리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긴 생머리를 선호하는 것은 가장 극단적으로 여성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긴 머리가 섹시하다 생각하죠. 꾼띨아낙 샴푸광고의 예.



 

3. 파티문화, 서구문화, 한류 인도네시아엔 의외로 파티가 잦아 고급호텔엔 매일 저녁 화려한 드레스와 정장을 갖춘 남녀들로 넘쳐나곤 합니다. 350년간 식민통치를 했던 네덜란드의 전통이 아직도 상당부분 남아 있고 검증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유입된 서구문화와 한류가 일정부분 현지 미용시장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전통적 화장방식은 마치 일본 가부키 배우나 중국 경극배우 같이 붉고 짙은 것이 대세였는데 최근 매우 내츄럴 해졌죠. 예전엔 자카르타 시내에서 복장과 머리모양 만으로 한국사람을 구별해 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외모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을 만큼 한국식 복장과 화장술, 미용이 현지에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베버리힐스 사람들 같은 미국 드라마에서 영향을 받은 Sweet Seventeen birthday party 라는 문화도 있습니다. 17세 여성들의 성인식 같은 것인데 한국사람들은 물론 서양인들도 잘 모르는 이 문화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는 상류층은 물론 저소득층에서도 대대적인 파티를 열어 여성의 17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4. 현지 화장품업계의 양대산맥 설립자의 이름인 Martha Tilaar로 더욱 알려져 있는 PT. Martina Berto 그룹과 Mustika Ratu 그룹은 인도네시아의 양대산맥입니다.

 

미스 코리아와 같은 현지 미인대회가 두 개 있는데 Mustika Ratu가 주관하는 Putri Indonesia 미인대회Martha Tilaar의 화장품 계열사인 Sari Ayu 사에서 주관하는 Miss Indonesia 미인대회가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Putri Indonesia Miss Universe 협회소속이고 Miss Indonesia Miss World 협회소속이죠.  

 

두 회사 모두 수많은 자체 브랜드의 화장품을 생산하며 시장을 대부분 석권하고 있는 국제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고 특히 Martha Tilaar는 대단위 생산설비를 갖추고 국내생산 화장품업체들의 제품들을 대부분 OEM 생산해 주고 있습니다.

 

5. 화장품 유통시장의 독과점적 성격 로레알, 레블론 등의 다국적 브랜드들은 대부분 대형몰의 전문매장을 통해 유통되지만 적지 않은 양이 도매시장을 통해서도 유통됩니다. ITC 몰 같은 곳에 밀집한 화장품 가게들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각 도시의 특정 지역에 집중된 화장품도매상들은 미용실이나 지방도매상 같은 큰 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자카르타엔 Pasar Baru 라는 곳에 이들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고 수라바야엔 Pengampon이라는 곳에 밀집해 있습니다. 이들 도매상들을 통해 전국 30만개의 미용실, 수십만개의 화장품 매장에 화장품들이 팔려나갑니다. Pasar Baru 도매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메인가게를 가지고 있는 Dewi Indah라는 곳은 이 시장 안에 4군데 매장을 가지고 있고 하루 매출이 10만불-20만불에 이릅니다.

 

도시별로 좀 틀리지만 각각의 도매시장엔 20-40개 정도의 샵들이 성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로 자카르타에 3, 수라바야에 2개 정도의 화교 패밀리들이 지배하고 있는 독과점 시장입니다. 메인 가게가 크게 성업하면 장모, 사돈, 조카, 이종사촌이 모여들어 일을 돕다가 근처에 자기 가게를 열고 독립하는 겁니다. 이들은 자연적으로 계열을 이루고 메인 가게가 수입하는 제품들을 판매하다가 나중엔 자기가 별도의 제품개발하고 수입라인을 만들어 다른 계열 가게에 공급합니다. 서로 도우며 커가는 거죠. 이들 5대 패밀리와 혈연관계가 없는 가게들도 분명 있지만 이들 5대 패밀리와 주종관계 비슷한 협력관계를 이룹니다. 그렇지 않으면 후발주자들은 결속한 선발주자들에게 가차없이 밟히고 왕따 당해 망하기 쉬우니 말입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는 한국업체들은 이런 시장구조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해 뻔한 실수를 똑같이 저지릅니다. 특히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업체들이 백이면 백 저지르는 실수는 일단 이들 샵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맘대로 전제해 놓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출장자는 가능한한 많은 현지업체들과 미팅하려고 도매상들 대부분을 들쑤시고 다니며 미팅을 하지만 화교업체들은 그날 밤 패밀리별로 만나고 상대 패밀리와도 정보를 교환한 후 다음날 한국출장자에게 취합된 정보를 토대로 아주 빡빡한 조건을 제시하곤 하게 됩니다. 결국 너무 많이 만난 것이 화근이 되는 거죠.

 

이런 일들이 실제로 한국의 내로라하는 유닉스, 그레이트 같은 브랜드들도 이런 상황을 당해 결국 인도네시아총판을 싱가폴 거래선에 던지고 가버렸습니다.

 

인도네시아 화장품시장 접근경로

1. 믿을 수 있는 전문가 또는 전문가 집단을 통한 시장조사

- 요즘은 누구나 해외에 지인들 한 둘씩은 꼭 가지고 있죠. 인도네시아도 다를 바 없습니다. 단지 문제는 인도네시아의 지인이 꼭 조사하거나 진출하고 싶은 분야에 있지 않다는 것이죠. 그래도 아는 사람 통해야 공짜로 할 수 있으니 그렇게 지인들 통해 얻은 싸고 전혀 근거 없고 지극히 지엽적인 정보를 토대로 현지진출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 돈을 들여도 경우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얻기는 매우 힘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용시장에 대한 코트라 시장조사자료는 전혀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난 사실 코트라의 시장조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에 인도네시아 미용실 사업에 대해 한국업체가 돈주고 의뢰해 조사해 받은 코트라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전혀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코트라의 전문조사관이 조사한 것이 아니라 전혀 분야가 다른 유학생에게 시장조사 알바를 시켜 대충 받은 자료처럼 보였어요. 물론 10년쯤 전의 얘기이니 요즘은 좀 다를 지 모르겠습니다. 각종 지표, 통계자료들도 믿을 수 없습니다. 비교적 투명하게 자료관리가 이루어지고 백서도 만들어지는 다른 분야들에 비해, 제품수입과 유통의 상당부분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미용부분의 공개된 통계자료는 그 불법적 부분이 통째로 빠져있을 테니 말입니다.

 

- 그럼 현지에서 미용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어디일까요?

 

1) 우선 나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공수부대처럼 낙하산 타고 적 후방에 떨어져서 현지시장에 몸으로 부딪히며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들이죠. 한국산 미용기기나 화장품을 현지 도매시장에 직접 판매하는 사람들이 나 말고 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2) 화장품 수입하는 분들 계십니다. 아모레, 페이스샵, 미샤, 에띄드 같은 메이저들도 있지만 이들 지점으로부터 자사홍보자료 이상의 정보를 얻기는 힘듭니다.  마이너 브랜드들을 수입해 일부 BPOM을 진행했거나 아직 수속중인 분들이죠. 무작정 소량수입해 밴드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나 현지 인터넷쇼핑몰 통해 판매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분들 소재파악 힘듭니다.

 

3) 미용실들 있습니다. 교민대상 10여군데, 화교나 현지인 대상 4-5군데 정도.

 

4) 스킨케어, 네일샵(SASSI)으로 진출한 곳도 2-3군데.

 

5) 가발, 속눈썹 공장으로 진출한 곳은 30여 군데 정도인데 대부분 중부자바 Purbalingga 인근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수출전문이고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진출한 곳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6) 의료기기수입상들도 다수 있습니다.  전문의료기를 취급하는 곳도 있고 의료기와 미용기계 경계선 정도의 있는 제품들(예컨데 스킨케어용 레이저, 초음파 기계등)을 취급하기도 합니다.

 

7) 성형모객업체들도 미용업체로 분류한다면 3-4팀 정도가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성형모객 관련해서는 2014년에 벌어졌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있습니다.

 

이런 업체나 개인들을 전문가라 할 수 있겠고 해당 업종에 대한 전문적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걸 원치 않는 곳들은 정보를 나눠주지 않을 것입니다.

 

2. 미용전문박람회 출품

이렇게 개별업체들을 일일이 찾아내는 대신 현지에서 열리는 미용박람회에서 이들 업체들을 대부분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수입상들이나 유통업체들이 꼭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미용박람회는 자카르타에서 1013-15일에 열리는 Cosmobeaute 전시회와 10 중순-11월초까지 열리는 광동페어, 11월 홍콩에서 열리는 Cosmoprof 전시회입니다. 이중 Cosmobeaute엔 한국업체들이 20개 남짓 참여하므로 한국업체만 350개 이상 참여하는 Cosmoprof에 비해 엄밀히 10분의 1 정도 규모이지만 그나마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미용박람회여서 사흘동안 전국 수입상들과 도매상들이 대부분 모두 방문합니다.Hasil gambar untuk cosmobeaute indonesia 2016


이 외엔 Beauty Professional Exhibition이라는 박람회가 8월에 있습니다.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Cosmobeatue에 비해 방문객들이 현저히 적고 전시도 좀 허접한 편인데 올해도 한국업체들은 화장품을 중심으로 20군데 정도가 참여했습니다.



 

Cosmobeaute 전시회는 여러분들이 인도네시아에 머무는 기간 중 JCC에서 열리고, 입장료도 무료이니 꼭 한번 방문하여 어떤 분위기인지 한번 둘러 보시길 권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유명 브랜드들은 물론,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는 외국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는데 현지 유통업체들은 자기 부츠를 내지 않는 대신 멀리 지방으로부터도 대거 참석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업체들이 Cosmobeaute 전시회를 통해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부족의 문제입니다. 만약 거기 출품하는 한국업체들이 개별 출장을 와서 만나려 한다면 한달을 다녀도 다 만나지 못할 유력한 수입상들과 유통업체들이 전시회를 다녀가는데 그들에 대한 사전 시장조사와 홍보, 그리고 세심한 미팅약속이 거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 파리를 날리고 가져온 sample들이나 다 팔아치우고 돌아가는 것에 만족하곤 하죠.

 

3. 인터넷쇼핑몰로 진출

일부 스톡을 어떻게든 자카르타에 가져와 현지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BPOM 없이도 어느 정도 가능하기 떄문에 꽤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쿠텐이나 11번가 같은 한국쇼핑몰들도 현지에 진출해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Lazada.com이나 BliBli.com 같은 쇼핑몰 사이트들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입점하는 데에 fee를 내야 하는 쇼핑몰 말고도 일반개인이나 사업자들이 무료로 입점하여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공개쇼핑몰 Tokopedia 라는 사이트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쇼핑몰를 현지에서 자체 구축하려는 한국업체들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 이런 인터넷쇼핑몰이나 TV 홈쇼핑 같은 미디어를 통한 제품판매가 인도네시아에서도 증가일로에 있어 해당 투자조건이 많이 변하고 심사도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B. 미용재료 및 미용기기

 

두발용 미용약재시장은 전통적으로 로레알이 독주하고 그 한참 뒤에서 웰라와 현지 브랜드 마카리조(Makarizo)가 약간의 시장지분을 점유하며 공동 2, 그 외에 Kadus, Alphaparf, Keune 등의 군소브랜드 들이 하위그룹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Wella가 몇 년 전 P&G 그룹에 넘어가면서 인도네시아에는 Akasha라는 회사가 Wella Makarizo를 인수했고 일본 시세이도가 약진하면서 최근 로레알의 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한국제품들은 현지 도매시장에 거의 진출하지 못했고 페이스샵과 토니몰리에서 일부 한국브랜드의 염색크림을 판매하는 정도입니다.

 

인도네시아 미용기기 시장은 전통적으로 독일산, 일본산 고가제품들이 중국산 저가제품들과 경쟁하는 구도를 띄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희가 한국산 미용가위를 들고 들어가 중저가 시장을 한때 석권했었죠.

 

미용재료나 미용기기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일부 비누나 샴푸, , 손톱깎기 정도를 제외하고는 100% 수입품이라는 점입니다. 전국적으로 미용실 30만개, 그 중 로레알과 거래할 정도의 미용실들이 7만여 개 정도, 그러니 미용사들은 미용실 한 곳에 3-4명만 잡아도 100만명은 되는 거대한 시장인데도 국산 미용기기가 전무하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일본, 중국, 파키스탄을 제외하면 일정 품질 이상의 미용가위를 생산하는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고가의 일본 장인가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국에서 주물을 찍어 오거나 거의 완제품에 가깝게 생산해 와 날을 벼리고 광택을 내고 레이저로 로고를 찍어 포장하는 정도로 국제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에서 인도네시아에 미용가위를 만드는 공장이 전무하다는 것은 매우 유망한 틈새시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베트남의 경우 서방의 미용 브랜드들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북쪽 국경을 통해 중국에서 들여온 초저가 가위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태에서 10년 전 한 한국인이 하노이에 만든 VIKO라는 브랜드의 가위공장을 베트남인이 인수해 현재는 베트남 전국에서 유일한 미용가위 제조업체로서 크게 약진하고 있습니다.

 

바리깡, 머리 펴는 플랫아이언, 헤어드라이어, 매직퍼머기계, 헤어가습기 등도 모두 수입품들이므로 인도네시아의 미용기기 제조분야는 완전히 무주공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진출한 한국산 미용기기로는 ㈜언일무역의 글램팜(glampalm) 브랜드의 매직기 정도가 있습니다. 이 제품의 수입상은 다양한 한국산 제품들을 취급하면서 미용박람회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고 한국측에서도 매번 미용사를 보내 전시회기간 동안 시연을 돕고 있습니다.  글램팜처럼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는 중소기업의 특정 브랜드가 인도네시아에서 약진하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한국에선 듣보잡인 용마전자가 인도네시아 전자밥솥 시장에 선두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말이죠.

 

 

C. 미용실 산업

 

전국 30만개의 미용실 중 아웃렛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미용실은 3 (Rudy Hadisuwarno, Johnny Andrean, Yopie), 30개 이상 2 (Christopher, My Salon) 정도가 있습니다. 이들 프랜차이즈 미용실들은 대개 커트//메이컵 위주의 저가 미용실들이고 전통 깊은 고가 미용실들은 직영점 중심의 4~8개 아웃렛 규모로 웨딩/스파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현지 미용실들은 한국 미용실처럼 머리만 하는 곳도 있지만 피부관리 스파나 매니페디 부분을 가지고 있고 웨딩, 타투 기법을 이용한 반영구화장 등 다양한 부분들을 함께 포함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용브랜드 인도네시아 진출사례

 

그동안 유명 해외브랜드로서는 Tony & Guy가 유일했는데 최근 싱가폴에 본점을 둔 슌지마쯔오 미용실이 2009년 현지 가야스파(Gaya Spa)와 합작하여 프랜차이즈 3곳을 내고 성업했으나 합작이 깨진 후 철수했다가 2012년 독자 미용실로 자카르타에 재입성하여 현재 3곳의 지점을 두고 one Piece라는 파생 브랜드의 미용실도 오픈했습니다.

 

한국계 미용실들의 진출형태는

1. 유력한 교민이 미용사를 차리고 한국미용사를 채용(뷰티샵, 세명머리방, 스칼렛, 미스터권,

2. 한국인 미용사가 직접 투자해 교민 대상의 미용실 설립 (Elle Hair, 예전 크리스킴)

3. 한국인 미용사가 전문적으로 현지인 대상으로 화교지역에 미용실 설립(안도앤윤 등) – 대개 현지인과 결혼한 미용사가 화교손님 개발에 집중

4. 화교가 설립한 미용실에 한국인 미용사팀이 들어가 운영 

5. 한국인과 현지인이 미용실 합작설립(HABB의 경우 한국인:현지인 = 51:49로 시작해 현재 60:40 구도)

등입니다.

 

한국 메이저브랜드로서는 한국 미스코리아의 산실이었던 세리미용실이 2013년 자카르타 진출을 타진한 바 있었습니다. 당시 세리미용실 출장자였던 본부장이란 사람이 현지에서 투자사기, 채용사기를 시도해 물의를 빚으면서 진출은 무산되고 한국 미용실들의 격을 크게 깎아 먹었습니다.

 

 

미용브랜드 신규진출 – 문제와 대안

 

1) 개별미용실 단위로 진출할 경우 –현지에 미용실 오픈할 경우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형 몰이 아닌 경우라면 임대료, 인테리어, 집기용품 등을 포함해 대략 5~8만불가 소요됩니다. 월평균 매출은 한국인미용사 1인당 1만불 전후쯤 되는 게 보통이고 제반비용은 그 절반 정도 수준이라 볼 수 있습니다. (미용사급여, 스탭급여, 재료비, , 전기 등)

 

따만앙그렉 몰의 Chandra Gupta 미용실은 미용사 15명 포함 약 40명 정도의 직원을 가지고 있는데 경기가 좋던 시절에 하루 평균 1만불 정도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히지만 개별 미용실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a. 현지인 명의임대 : 외국인투자업종이 아니므로 한국인 명의로 사업불가. 명의를 빌려야 하는 문제.

 

b. 미용사의 법적지위 : hairdresser’ 직업으로 근로허가를 받아야만 법적 지위가 보장됨. 그러나 대개 6개월 단수비자만 가능하므로 대개는 다른 직업으로 KITAS 비자를 내고 위험을 감수하고 미용실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

 

c. 미용재료수급 : BPOM 문제로 한국산 미용재료 수급곤란하여 대부분 편법수입에 의존.

 

d. 원장과 미용사간의 분쟁 : 대개 1년 계약으로 들어오는 미용사들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귀국하거나 타 미용실로 전직, 또는 자기 미용실을 내는 경우. 한국인 미용사 단 한 명만 놓고 영업하는 한국미용실들이 대부분이어서 대체로 치명적.

 

e. 직원수급 문제 : 현지 스탭들의 잦은 퇴직, 수급 곤란으로 대개는 초짜를 받아 처음부터 가르치는 경우를 매번 되풀이함.

 

f. 공무원들의 위협 : 한국미용실들의 명의임대는 한국식당들과 마찬가지로 공공연한 일이며 방문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업종이므로 이민국, 노동청, 경찰 등의 잦은 금전요구에 시달림. 특히 노변 미용실들은 인근 불량배들이나 프리랜서들(주차원, 경비원 등)에게도 돈을 뜯김.

 

현지 미용관련업체와 계약하여 그 현지업체의 명의, 또는 그 현지업체와 합작한 합작회사의 명의로 미용실을 오픈하면 이상의 문제들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2) 체인미용실 단위로 진출할 경우– 이 경우에도 개별미용실 단위 진출의 경우와 거의 같은 문제들을 경험하게 되므로 현지업체와의 합작은 대체로 필수적입니다. 어차피 외국자본 투자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현지에서 충분한 기반을 가진 현지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 또는 현지업체 사업에 제휴업체 또는 거래상대방의 형태로 진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론 현지인 명의를 빌어 로칼업체를 직접 설립해 미용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도 한 방편이긴 하지만 네임밸류나 현지에 저변을 만들지 못한 상태로서는 고객유치나 직원수급에 당장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현지에 제휴세력이 없다면 웬만한 자체 자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현지업체와의 협력을 위해선 과 장기적, 순차적인 진출계획과 사전작업이 필요합니다.

 

a. 현지 아카데미와의 제휴 : 현지 미용교육수준이 매우 떨어지므로 미용 아카데미 진출은 한국 미용실 체인이나 유수 아카데미가 가장 용이하게 현지업체들과 제휴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해외 유명 아카데미가 인도네시아에 직접 진출해 있지 않은 이유는 현지 미용사나 미용사지망생들의 구매력이 열악해 해외수준의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렵고 그나마 자금력 있는 미용사들은 프랑스 로레알, 웰라, 영국 토니앤가이, 비달사순, 미국 폴미첼, 일본 코제, 시세이도 같은 곳에 직접 가서 배워오기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런 유명 브랜드들은 굳이 비용을 들여 현지에 자기 아카데미 분점을 세울 필요도 없고 요청이 있을 경우 자기들 이름을 빌려주고 강사를 보내주는 정도의 제휴를 하고 있을 뿐이죠. 그 예로서 미국 피봇포인트 pivot point 아카데미가 현지 뿌스삐따 마르타 아카데미와 제휴하고 수료증을 내주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 30만개 정도의 미용실들이 있지만 국가고시자격증 같은 것이 없어 아카데미 수료증이 자격증 역할을 하고 실제로 이런 수료증도 없이 일하는 미용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미용아카데미는 세가지 형태 정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우선 메이저 아카데미로서는

1) Martha Tilaar 그룹에서 운영하는 자카르타 소재의 Puspita Martha Academy

2) 수라바야 소재의 Rever Academy

정도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헤어컷, 헤어펌, 올림머리, 화장술, 분장술, 메니패디, 반영구화장 등 미용전반에 대한 교육을 하며 매년 대대적인 작품발표회 형식의 졸업식을 합니다. 하지만 이들 달랑 두 개의 아카데미에서 전국이 미용인력을 공급하기엔 턱도 없습니다. 무스티카라투 같은 대형 미용회사는 물론 마카리조 같은 두발미용 브랜드에서도 아카데미를 가지고 있지만 거의 네임밸류가 없습니다.

 

* 실제로 대량의 미용사들을 배출하는 곳은 대형 미용실 체인을 가진 Jonny Andrean, Rudy Hadisuwarno 같은 곳에서 자체 직원조달을 위해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초보자 아카데미들입니다.  전국적으로 50-60군데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미용사가 되려면 보통 3개월~6개월 코스에 재료와 장비 비용 포함해 1,000~1,500불 정도를 냅니다. 하지만 그 수준이 너무 낮아 한국 초보미용사들과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한국 아카데미나 미용실 체인이 제휴하기에 그 수준과 비용의 차이가 큽니다.

 

Rudy Hadisuwarno에서는 3-5년차 미용사들을 대상으로 중급 아카데미도 운용하고 있는데 이게 제휴하기 딱 좋은 레벨입니다.

 

* 고급미용실 체인들이 자체직원 승급심사용 아카데미 들이 있습니다. 간판을 달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수준은 미용실 별로 들쑥날쑥입니다. 이런 고급미용실들의 승급심사를 위탁교육하거나 고급미용인력을 공급할 공신력 있는 아카데미가 있다면 이들 고급미용실들과 다양한 제휴가 가능할 것입니다.

 

* 이거 말고 특별과외가 있습니다. 저명한 미용사에게 불과 몇 시간에 수백 불 또는 수천 불을 내고 특정기술을 전수받는 것이죠.

 

물론 이 모든 경우에 수료증이나 certificate이 발급됩니다. 미용사들은 그걸 가지고 자기 위상을 높이는 거고요.

 

물론 이 외에도 전문학교나 실업고등학교(SMK)에 미용과가 설치된 곳이 있습니다. 메단이나 끄디리 등에KOICA 자원봉사자로 나온 미용사들이 교사로 봉사하던 학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이와 같이 해외브랜드를 들고 들어온 독립적인 미용아카데미 시장은 거의 무주공산입니다. 물론 아카데미를 내려면 현지업체와 제휴해야 하고 문교부에 해당 야야산 허가를 내야 하는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초기 투자를 무릅쓰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는 한국 아카데미나 인력풀을 가진 미용실체인이 있다면 현지 아카데미들이나 미용실체인들과 제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고

1) 현지 아카데미에 한국 강사 파견

2) 현지 유명 미용실체인과 연계해 한국 아카데미 설치 (특화된 수료증 발급)

3) 현지 브랜드들의 미용세미나에 적극적으로 제휴 (본국 아트팀 파견 등)

4) 해당 아카데미 통해 현지 미용사들을 한국에 연수/교육/취업 목적으로 송출

5) 해당 아카데미를 발판으로 한국 미용실체인들의 현지진출 유도

6) 해당 아카데미 통해 한국산 미용재료/화장품/미용기기 등을 현지 소개 및 유통

등이 가능합니다.

 

마침 한국식 또는 일본식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어느 정도 그 수준과 방식이 정형화, 체계화된 한국식 아카데미가 현지의 기존 아카데미들, 또는 사세확장을 시도하는 고급 브랜드의 미용실체인들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있습니다.

 

아카데미 자체로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 유수의 미용실체인점이나 한국 미용관련 제품들을 현지에 소개하고 유통시키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연계사업 확장을 위한 핵이 되는 셈입니다. 단지 이런 사업이 가능한 업체들은 이미 중국에 비슷한 형태로 진출해 있는 경우가 많아 인도네시아나 다른 국가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십상입니다.

 

b. 미용세미나 합작 : 주류 미용실체인들과 미용재료 브랜드 및 개별 협회들이 모두 각각의 미용세미나를 거의 매년 개최하며 해당 브랜드의 본점 또는 Salon Pro 등 미용잡지의 인맥 등을 통해 일본, 유럽, 호주 등의 공연미용사를 초빙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본력을 앞세운 로레알의 경우엔 신제품 출시에도 한국지점을 통해 라뷰티 미용실의 현태/민상 같은 스타 미용사들을 초청하여 시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으로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해외미용사를 초빙해 무대에 세우는 것에 대해 비용부담을 많이 느낍니다.

 

한국 아카데미나 미용실 체인이 현지 기존 브랜드와 합작해 진출하면서 세미나 무대 같은 것을 기꺼이 합작하고자 한다면 해외 미용사를 초빙해 세미나의 격을 올리려는 현지 브랜드와 현지에서 네임밸류와 친분을 쌓기 위해 보다 자주 업계와 고객들에게 스스로를 노출시킬 필요가 있는 한국 브랜드 간의 윈윈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 질의응답

 

- 사건사고 케이스

 

1) 2013년 세리미용실 현지진출 시도

- 롯데쇼핑에 미용실 입점준비 하러 온 친구가 마스크팩 등 타제품 거래선 미팅

- 한국-인니 30만불씩 합작하자고 제의하며 현지 화교에게 사기 시도 (합작계약서 상의 한국회사는 세리미용실이 아니라 제3의 회사 같이 왔던 다른 한국인출장자와 함께 급조한 회사)

- 인근 고급미용실 미용사들 면접채용한 후 도주.

 

2) 채은정씨 구출작전

- 2014 5월 롯데쇼핑에서 있었던 Miss Korea Lash 프로모션

- 그랜멜리아 호텔의 후속처리, 대사관 반응,

 



2016년 9월 23일 중소기업청 인도네시아 사무실에서 40일간의 창업인큐베이팅 과정을 시작한 준비생들에게 강의하기 위해 준비했던 자료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사업 아이템 선정을 위해 방문중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미 자기 아이템을 가지고 있던 터였으므로 이 자료는 재켜놓고 대부분 사건사고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으로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