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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OTT 콘텐츠 시장과 제작비 조달환경

beautician 2023. 7. 16. 11:22

 

인도네시아 OTT 콘텐츠 시장과 제작비 조달환경

 

 

1.들어가는 글

 

넷플릭스를 비롯한 국제적인 해외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인도네시아에 대거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의 일이다. 공교롭게도 그해부터 넷플릭스가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한 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무엇보다도 그간 해외 투자자들에게 닫혀 있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을 본격적으로 해외자본에 개방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이 그해 1월 발효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OTT의 약진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2020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창궐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강화된 보건 프로토콜로 극장들이 8개월가량 문을 닫았고 이듬해인 2021년에도 관객들이 극장에 돌아오지 않으면서 신작영화 개봉 플랫폼으로서의 헤게모니가 상영관 스크린에서 OTT 서비스로 상당 부분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관객들이 다시 본격적으로 극장을 찾기 시작한 것은 2021년 말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부터였다.

 

인도네시아에서 2021년 개봉한 영화는 모두 106편으로 이 중 36%만이 오프라인 스크린에서 개봉했으며 나머지 64%OTT 플랫폼에서 선공개 되었다. 2022년에는 총 135편이 개봉되었는데 이중 37편이 OTT 오리지널 작품들이었다.

 

대형 OTT 플랫폼들의 경우 비싼 수수료를 요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저작권을 구매하며 OTT 플랫폼의 광고수익을 독점하여 영화제작사로서는 오프라인 상영관 개봉에 비해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영화제작비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OTT와 손을 잡는 경우가 늘어났고 그중 좋은 작품들이 적잖게 나왔다.

 

OTT 오리지널 작품들은 OTT 플랫폼들의 제작비 지원을 받고 마케팅도 OTT 플랫폼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제작사의 광고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영화제작사들은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오히려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족한 제작비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주로 내수용이었던 인도네시아 영화들이 넷플릭스,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같은 국제적 OTT를 통해 스트리밍되면서 전세계 관객들에게 소개될 기회도 커졌다. OTT 오리지널 인도네시아 영화들이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는데 <유니(Yuni)>2021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플랫폼 프라이즈(Platform Prize)를 받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Seperti Dendam rindu harus dibayar tuntas)>2021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복사기(Penyalin Cahaya)와 프라임비디어 오리지널 <과거, 지금 그리고 그 때(나나)>(Before, Now & Then (Nana))각 각각 2021년과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여러 부분을 휩쓸면서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서 언급한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 역시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비롯한 여러 부문을 석권했고 2021년에는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알리와 황후들(Ali & Ratu-ratu Queens)>이 선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팬데믹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20211,160억 루피아(99억 원), 2022년에는 750억 루피아(64억 원)을 지원했지만 정작 관련 세금 감면 혜택이나 인센티브는 전무했다. 그간의 지원은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아카타라(AkATARA)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제작사와 제작비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는 것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관광지 로케이션 촬영을 지원하는 정도였다.

 

20236월 인도네시아도 팬데믹 종료선언을 하면서 팬데믹 피해복구 지원 차원이 아니라 세제 혜택을 주는 차원의 영화산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주무부처인 관광창조경제부와 재무부에서 관련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기사도 나오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재무부는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 기업들을 비롯한 해외 기술기업들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현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용역에 대한 부가세를 징수하기 시작한 데에 이어 법인세 징수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국제사회의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해외 기술기업들, 특히 트래픽의 대부분을 잡아먹는 국제 OTT 스트리밍 서비스에 망 사용료를 징수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되며 관련 법안이 논의되었지만 이 역시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2. 인도네시아 OTT 시장

 

. OTT 스트리밍 서비스와 상영관 산업의 상관관계

 

영화감독 페르디 솔라이만(Verdi Solaiman)에 따르면 OTT의 존재는 그간 극장에서만 영화를 개봉하던 영화제작사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고 분석했다.

 

OTT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 제작이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작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한 해 100~130편 정도의 영화를 제작하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제작비 조달이 쉬운 OTT 오리지널 제작에 역량의 상당부분을 할애할 경우 상영관 스크린에 오를 로컬 영화 숫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인도네시아 전국상영관협회 (GPBSI)의 조니 샤프루딘 회장은 지난 수년간 관련 질문을 받을 EO마다 OTT 산업의 성장이 상영관들을 위협하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스크린쿼터제와 유사한 규정을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제작사들이 OTT 쪽으로 과도하게 몰리면 상영관에서의 스크린쿼터를 과연 지켜낼 수 있을지 하는 부분 역시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영화산업에 대한 2009년 기본법 33호에 의해 로컬영화와 수입영화 상영비율을 최소  60% : 40%로 맞추도록 한 스크린쿼터가 아직 유지되고 있으나 2016년 인도네시아 영화시장이 해외자본에 개방된 후 로컬영화가 선전하면서 유료관객들이 크게 늘어 현재는 극장들이 해당 스크린쿼터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상황이다.

 

. 주요 플레이어

1) 해외 

OTT

 

< 1>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해외 OTT 플랫폼

이름 비고
넷플릭스 (Netflix) 20161월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나 오랫동안 현지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아 오다가 20206월에 이르러서야 국영통신업체 텔콤의 인터넷서비스 차단조치가 종료되며 정상적인 사업이 가능하게 됨. 202210월 인니 가입자 1,130만 명.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Amazon Prime Video)
201612월 인도네시아 서비스 개시를 천명한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전세계 200개국에 진출해 있고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컨텐츠들을 다수 보유.
디즈니플러스
(Disney+Hotstar)
디즈니플러스는 202095일 인도네시아에 상륙하면서 처음부터 텔콤 그룹의 이동통신 부문 텔콤셀과 제휴. 202210월 가입자 280만 명.
자체 보유한 500편의 영화, 7,000편의 드라마 에피소드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며 인도네시아 영화 300여편을 전면에 포진..
스타즈 (Starz) 라이온스게이트 플레이(Lionsgate Play)의 프리미엄 OTT 플랫폼을 기반한 스트리밍 서비스 . 20211월 인도네시아에 진입. 미국 케이블TV 및 위성 네트워크로 라이온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소유.
스타즈는 2021년 폐업한 싱가포르 OTT 플랫폼 HOOQ의 인도네시아 측 인사들을 적극 영입.
(VIU)/뷰클립(Vuclip) VIU는 홍콩 PCCW Media Company계열사인 Vuclip이 특허를 가진 다이내믹 어댑티브 트랜스코딩 테크놀로지(Dynamic Adaptive Transcoding Technology)를 기반으로 주로 개발도상국/신흥국 시장에 진출. 특히 대만과 한국 드라마, 홍콩, 인디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콘텐츠에 강점.
2016525일 인도네시아에 상륙한 후 곧바로 텔콤 그룹의 인디홈, 텔콤셀의 하위메뉴로 진입. 202210월 현재 가입자 1,040만 명,
아이플릭스 (iFlix) 아이플릭스는 말레이시아 업체로 태국과 필리핀에 먼저 진출한 후20163월 인도네시아에 진입해 텔콤의 인디홈, 텔콤셀과 제휴. 같은 해 6월 당국으로부터 정식 사업허가 취득. 한국 드라마, 만화영화, 중국영화를 중심으로 헐리우드 시리즈물과 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컨텐츠 보유.
하지만 2020년 재무상태 악화로 폐업위기에 몰렸으나 중국 탄센트 (Tancent)에게 인수되면서 명맥을 유지하게 됨.
캐치플레이 (Catchplay) 2007년 대만에서 설립됨. 인도네시아에는 20166월 진출해 텔콤의 인디홈과 계약하고 하위 메뉴로 자리잡음. tvN Movies를 비롯한 다수의 콘텐츠 보유사, 상영관 체인 및 로컬 배급회사들과도 협업.
HBO GO HBO GO 앱이나 퍼스트미디어, 인디홈, 텔콤셀 등을 통해 접속한다.
정식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진 않았으나 접속 가능한 OTT - 훌루 (HULU):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메이저 VOD 서비스 공급사다. 무광고방송 가입자는 HULUTV시리즈, 영화들을 축적한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수 있다.
- 부두 (VUDU): 미국 캘리포니아 써니베일 소재. 컨텐츠 딜리버리와 미디어 테크놀로지 개발회사로 부두(VUDU)브랜드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서비스와 기기들을 개발했고 하이브리드 peer-to-peer 테크놀로지를 차용한 컨텐츠 딜리버리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전역 TV 방송국에 고화질 영화를 통째로 전송했다. 2010년 월마트에 팔린 후에도 다양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데 OTT 서비스도 그 중 하나다.
- 비키 (VIKI): Viber, eBates, Lyft 등을 보유한 일본 라쿠텐 그룹 소속으로 한국 드라마 등 드라마와 영화 컨텐츠를 200개 언어로 번역해 전세계 10억 고객에게 공급한다. 팬과 국가 사이 문화와 언어장벽을 제거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Viki‘Video + Wiki’의 합성어다.

 

 

(2) 로컬 OTT

<2> 인도네시아 로컬 OTT 플랫폼

이름 비고
RCTI+
(에르쩨테이 플러스)
MNC 계열 상장사 미디어 누산타라 찌트라(PT Media Nusantara Citra Tbk - MNCN) 산하의 RCTI+1,981만 명의 사용자를 기록
비젼플러스(Vision+) 상장 IPTV 회사인 MNC 비젼 네트웤스(PT MNC Vision Networks Tbk) 소유로 가입자들에게 영화, TV 시리즈, TV 생방송 등을 제공하는 회원제 OTT 서비스. tvN, tvN Movies, Thrill, Zee 등 국내외 50개 이상 채널과 수천 편의 영화 및 TV 시리즈들을 스트리밍.
비디오(Vidio) 비디오(Vidio)는 광범위한 TV 프로그램 네트워크를 가진 엠텍그룹(Grup Emtek) 소유. 아시아와 할리우드의 영화, 드라마 및 국내외 TV 프로그램, 교육, 종교, 어린이 애니메이션, 다양한 스포츠 분야 영상들을 보유.네이버2021년 엠텍 산하 엘랑 마코타 테크놀로지(Elang Mahkota Teknolog)1.5억 달러(1,678억 원)를 투자. 202210월엔 가입자를 2,770만 명까지 늘리며 업계 1위에 등극.
겐플릭스(Genflix) 2013년 메가 메디아 인도네시ㅏ(PT. Mega Media Indonesia)가 설립한 겐플릭스는 최근 시나르마스(Sinar Mas) 그룹으로 계열화됨. 케이블 TV인 오렌지 TV (Orange TV) 플랫폼에서 바클레이 프리미어 리그(Barclays Premiere League), FA , FIFA 월드컵 남미와 유럽 예선전 같은 축구경기 영상들을 주로 제공했고 영화는 대체로 부수적. 은행송금, 신용카드, 가상지갑, 이동통신사 요금에서 차감결재, 편의점과 우체국에서 오프라인 결재 등 다양한 사용료 결재방식이 가능함.
고플레이 (GoPlay) 데카콘 온라인운송사 고젝(Gojek)의 계열사 고플레이 (GoPlay)는 로컬 콘텐츠를 가장 열심히 제작하는 로컬 OTT 기업 중 하다. . 고플레이 카탈로그엔 서양 영화들이 없고 오직 인도네시아와 아시아 콘텐츠만 올라있다. 수백 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와 독점 상영 영화들 등재.
몰라TV(Mola TV) 몰라TV는 인도네시아 담배 대기업 자룸(Djarum) 그룹 계열사로 20196월 출범. 인도네시아와 런던에 스튜디오 보유. 몰라 TV1은 스포츠 전문으로 주로 프리미어리그, 몰라 TV2는 스포츠와 예능, 몰라 TV3는 아동용
맥스스트림(Maxstream) 텔콤 그룹 계열. 2018년에 설립되어 국내외 TV 채널과 VOD 서비스를 한 개의 플랫폼에 결합시킴. 텔콤셀 가입자들만 사용 가능.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
현재 국내외 60TV 채널, 13OTT 플랫폼과 제휴하고 영화, 드라마 등 1만 개 이상의 콜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퍼스트미디어 X
(Firstmedia X)
20143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퍼스트미디어 고(Firstmedia Go)2016년 상반기에 퍼스트미디어X (FMX)라는 이름의 앱 출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디스커버리, 폭스, 내셔널 지오그라피, 디즈니, 카툰네트워크, CNN, 폭스 스포츠 등 110개가 넘는 유료TV 채널을 시청 가능.
클릭필름(KlikFilm) 2010년에 설립되어 현재 수백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KlikFilm은 영화제작사 팔콘 픽쳐스(Falcon Pictures)의 지원을 받아 자체 제작한 콘텐츠들을 독점 상영함.
유씨TV (UseeTV) TV 프로그램, 영화, 비디오, 실황중계, 라디오 등 컨테츠를 제공. UseeTV국영 텔콤(Telkom)의 유료TV 서비스로, 이전에 운영하던 IPTVGrooviaLite20128월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한 것. 텔콤의 인디홈을 플랫폼으로 하는 인터랙티브 TV. 아이플릭스, 캐치플레이 같은 VOD 들을 별도의 하위 메뉴로 포진시킴.

이상과 같이 현재 인도네시아에선 다수의 국내외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그중 단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Viu), 비디오(Vidio)가 두각을 나타낸다.

 

특히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 연구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프리미엄 비디오 서비스 로컬 기업인 비디오(Vidio)가 인도네시아 국내시장에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을 스트리밍 총 시간에서 아득히 앞지르는 최대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가 영화와 오리지널 시리즈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비디오는 스포츠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어 202210월 가입자가 2.800만 명에 육박했다.

 

이들 4개 서비스 외에 로컬 지상파 방송국을 모체로 한 RCTI+, 비젼플러스(Vision+), 중국 텐센트 그룹의 위티비(WeTV) 등도 있지만 이들은 좀 더 로컬 콘텐츠나 드라마에 최적화되어 있다.

 

 

. 넷플릭스와 인도네시아 정부의 B2G 업무협약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와 넷플릭스가 202296()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싣는 것을 통해 원더풀 인도네시아를 홍보하는 것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22,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넷플릭스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홍보되면 관광객이 늘

어나고 궁극적으로 인도네시아 관광산업부문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는 산디아가 우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인도네시아를 소개하기 위해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산디아가 장관은 자카르타에서 열린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우리 콘텐츠가 유명세를 탄다면 자동적으로 인도네시아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고 이에 대해 넷플릭스 대중정책담당 부사장 딘 가필드(Dean Garfield)는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콘텐츠를 더 많이 스트리밍 서비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인도네시아 창의경제부문에 투자를 지속해 2024년까지 인도네시아 정부가 4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원더풀 인도네시아 캠페인은 넷플릭스가 인도네시아 창의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일단의 새 인도네시아 오리지널 영화와 시리얼을 만든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당시 제작발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들은 다음과 같다.

 

< 3> 2022-2023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목 감독 비고
<4(The Big 4)> 띠모 쨔햔토(Timo Tjahjanto) 202212월 극장 개봉
<담배피는 숙녀 (Gadis Kretek)> 까밀라 안디니(Kamila Andini) 감독, 이파 이스판샤
(Ifa Isfansyah) 감독
드라마 시리즈. 샨티 헤르마인(Shanty Harmayn) 제작자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스
(Nightmares and
Daydreams)>
조코 안와르 감독 사이파이 스릴러
<디어 데이빗(Dear David)> 럭키 꾸스완디
(Lucky Kuswandi) 감독
20232월 프리미어 스트리밍. 성장영화
<엑스 중독 클럽
(Klub Kecanduan Mantan)>
살만 아리스토(Salman Aristo) 코미디 상황극 드라마
<오늘 이야기는 우리 나중에 하자(Hari Ini Akan Kita Ceritakan Nanti)> 앙가 드위마스 사송코
(Angga Dwimas Sasongko) 감독

<엉터리 코미디 (Komedi Kacau)> 라디티야 디카(Raditya Dika) 감독

 

 

.망 사용료 문제

 

인도네시아 정부는 적잖은 국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 통과시킨 일자리창출법 중 우편통신방송에 관한 정부령 PP 46/2021(PP Postelsia - 이하 우편통신방송법 )의 통신부문 시행령을 20213월 발표했다.

 

이 법령이 규정하는 통신부문 여러 조항이 인도네시아 인터넷서비스 공급자와 인도네시아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외국 OTT 콘텐트 서비스 관리자들 사이의 협업에 대한 내용들을 규정하고 있다. 우편통신방송법 15조는 국내외를 막론한 OTT와 통신서비스 공급자 간 협력은 법과 규정에 따라 공정성, 당위성, 차별금지 및 서비스 품질보장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편통신방송법은 외국계 OTT 기업들에게 일시적으로 통신망 공급자를 좌지우지할 주체로서의 권리를 부여해 반드시 외국 OTT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두 협력 당사자가 협의하여 구현해 가야 하는 사안이란 것이다 .

 

인도네시아는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을 지키는 나라가 아니다.

 

그 증거로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음란물, 도박 등 규칙에 위배되는 콘텐츠를 제한하는 정보통신거래법 (UU ITE)가 발효되어 있다. 인도네시아가 망 중립성을 지킨다면 사이트 차단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OTT 기업들이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펼치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인도네시아가 망 중립성을 존중한다면 누구나 인도네시아 인터넷망에 들어와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인도네시아에는 망 중립성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외국 OTT 서비스가 정부허가를 받지 않고 들어와 사업을 벌이는 것은 세수 측면에서 국가에 손실을 끼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인도네시아 국내 OTT 기업들이 부가세와 소득세(Pph 21) 등 세금을 납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외국 기업들로부터도 반드시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것 역시 논의의 대상이다. 국가의 균형잡힌 세수의 중요성을 말하려면 아직 가대 해외 OTT 기업들이 현지에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것에 반해 그에 비할 바 못되는 작은 규모의 로컬 OTT들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것은 분명 불공평해 보인다.

 

넷플리스 같은 OTT 기업의 힘이 더 세서 검열에 대한 정부 입장을 관철하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만약 B2B 협력이 이루어질 경우 콘텐츠 검열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해외 OTT 기업들이 현지 운영사들과 협업할 때 VPN(virtual Private Network - 가상 개별 네트워크)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엔 현지 망 사업자가 모든 비용부담을 졌지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대역폭에서 Mbps가 얼마나 나와야 하느냐, 즉 네트워크의 용량과 속도가 얼마나 나와야 하는지 계산해서 해당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해외 OTT 사업자도 이를 반드시 분담하게 만든다는 것이 인도네시아 당국의 입장이다.

 

즉 우편통신방송법(PP Postelsiar)의 취지는 해외 OTT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려면 텔콤 같은 인도네시아 인터넷망 사업자 내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와 협업할 것을 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 법은 당사자인 OTT 플랫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제로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 해외 온라인 거대기업 부가세 및 법인세 문제

 

인도네시아 국세청이 2021년 말까지 디지털 상품에 대한 전자거래 부가세 징수 대상자(PPN PMSE) 로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이 94곳에 달했다.

 

국세청이 한번 전자거래 부가세 징수 대상자로 지정했다가 해제한 것은 202012월에 잘로라(Zalora)의 경우 딱 한 번밖에 없었고 지속적으로 추가 지정 및 수정을 해 나갔다. 202111월에는 4개 디지털 업체를 추가 지정하고 1개 업체를 수정, 12월에는 3개 업체를 추가 지정하고 4개 업체를 수정했다.

 

전자거래 부가세 징수 대상자가 된 업체들은 기존의 넷플릭스 등 외에도 클라우딩 컴퓨팅 업체, 여행예약서비스, 소셜 네트워킹, 게임 서비스 및 그 외 인도네시아 인터넷망에서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용역을 판매하는 업체들이다.

 

부가세 징수는 구매자가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용역을 구매하는 순간 발생한다. 해당 기업들은 부가세를 원천징수한 증빙을 인보이스나 청구서, 영수증 또는 그에 상당하는 서류의 형태로 만들어 제출할 의무를 갖는다.

 

20211231일까지 총 74개 전자거래 부가세 징수대상 업체들이 46,347억 루피아(3,985억 원)를 원천징수해 납부했는데 이는 2020년부터의 총합이며 연도별로는 2020년에 7,314억 루피아(629억 원), 2021년에 39,033억 루피아(3,356억 원)을 징수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국세청은 전자거래 부가세 징수 대상자들을 앞으로도 계속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해외 기술기업에 대한 법인세 징수는 재무부가 계속 도모하고 있으나 아직 국제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국내에 사업체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에 대한 법인세 부과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 대역폭과 피어링 문제

2016년 처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넷플릭스가 국영 통신업체인 텔콤 서비스에 차단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206월 마침내 관계를 개선하여 차단이 풀렸지만 이번엔 텔콤의 대역폭 용량이 적어 텔콤을 통한 넷플릭스 서비스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그 결과 텔콤 가입자들로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마음껏 즐길 수 없다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대역폭 용량을 대폭 잡아먹는 넷플릭스 비디오 콘텐츠 배포를 위해서는 다이렉트-피어링(direct-peering)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피어링-peering이란 ISP끼리 서로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트래픽을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피어링을 하려면 각각의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BGP(border gateway protocol-경계경로 프로토콜: 자치시스템(AS) 상호간에 적용되는 라우팅 프로토콜로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대규모 네트워크 간에 주로 사용된다.

 

이 문제에 대해 텔콤과 넷플릭스는 거의 1년을 치고받은 끝에 넷플릭스가 텔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마침내 합의에 이르렀다.

 

텔콤 측은 현재 인터넷 트래픽의 70%가 동영상이며 비디오 스트리밍의 트래픽에 필요한 용량은 향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텔콤은 넷플릭스와 협력해 보다 나은 서비스르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국내 대역폭 용량을 최적화시킬 것이며 향후 이 협력의 결과로서 텔콤과 텔콤셀 고객들은 누구나 다 양질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텔콤과 넷플릭스는 아직도 다이렉트-피어링에 대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정보통신용어로서 피어링은 ISP들간 트래픽 교환에 관한 합의다. 자사의 백본(back-bone)망을 가지고 있는 대형 ISP들은 이 합의가 이루어지면 다른 대형 ISP들의 자사백본 상에서 그들의 트래픽을 교환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소규모 ISP들과도 트래픽을 교환함으로써, 자신의 콘텐츠가 해당 소규모 ISP들이 관할하는 지역 종단까지 구석구석 미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다수의 개별 네트워크 소유자들이 함께 모여 인터넷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셈이다. 결국 다수의 크고 작은 ISP들이 자체 네트워크들을 가지고 와 상대방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거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트래픽을 공유, 교환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소유주와 네트워크 액세스 제공업체, ISP 들이 서로 따를 수 있는 조건들을 계약으로 정해야 한다. 쌍무적 피어링은 두 회사간에 맺는 것을 말하며, 다자간 피어링은 두 개 이상의 회사간에 맺는 계약을 말한다. 위의 텔콤이 넷플릭스에 요구하는 다이렉트 피어링은 양자 간의 쌍무적 피어링인 셈이다.

 

피어링을 하려면, 피어링 관계를 맺는 ISP들 간에 BGP를 이용하여 라우터 정보를 교환하고 갱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어링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미국의 NAP이나, 각 지역의 스위칭 포인트들과 같은 지점에서 상호 연결된다.

 

초기에는 피어링을 하는데 비용이 수반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대형 ISP들이 피어링을 원하는 소규모 ISP들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각 주요 ISP들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트래픽을 가진 네트워크들과 피어링 할때 적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건을 담고 있는 피어링 정책을 개발해 놓고 있다.

 

위의 텔콤-넷플릭스의 경우 다이렉트 피어링을 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텔콤이 넷플릭스가 자신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대신 망 사용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 인터넷 속도가 나지 않으면 넷플릭스에게 네트워트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 또는 비용분담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사설 피어링이란 대부분의 인터넷 트래픽이 통과하는 공공 백본 네트워크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대자들 간의 피어링을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피어링 비용에 대규모 네트워크에 대한 트랜짓 비용 또는 실선 접속비용이 포함되는 수가 있다.

 

 

 

3. 제작비 조달 상황

 

. 제작비 조달측면

 

관광창조경제부와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위원회(BPI)가 함께 2017년부터 시작한 AKATARA 포럼은 영화제작 프로젝트와 투자자를 매칭시켜 주는 거의 유일한 행사로 그간 성공적인 케이스로 <쯔마라 가족(Keluarga Cemara)>, <5월의 27계단(27 Step of May)>, <아레마의 푸른 피(Darah Biru Arema)>, <아레마의 푸른 피 2(Darah Biru Arema 2)>, 다큐멘터리 <풀뿌리의 노래(Nyanyian Akar Rumput)> 등이 있다.

 

팬데믹 기간 중에도 다수의 영화제작이 진행되었지만 자금여력이 크게 위축된 영화제작자들에게 있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해외 OTT는 물론 Vu, iflix, Mola TV 등 아시아 및 로컬 OTT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경쟁은 영화제작비 조달 창구를 만들어 주었다.

 

특히 관광창조경제부, 교육문화연구기술부 등 주무 부처들이 로컬 콘텐츠 스트리밍과 현지 투자를 늘리도록 종용하는 등 인도네시아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협조요구를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OTT 플랫폼 기업들로서는 아무래도 대놓고 거부하긴 어려워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뿐 아니라 팬데믹 피해를 입은 로컬 영화종사자들 지원을 위해 50만불(58,000만원) 기부를 20219월 약속하고 이를 이행했다.

 

 

. 스트리밍 붐과 함께 도래한 인도네시아 로컬영화 전성시대

 

영화제작자들이나 영화계 큰 손들은 같은 맥락에서 2022년에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번창일로에 서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영화제작자들은 영화제작비 조달환경이 현재 최상의 상황이라고 말한다. 크게 늘어난 관객수도 매우 긍정적이다. 영화제작비를 어떻게 조달하든 관객들이 영화를 봐주지 않으면 그렇게 투자된 제작비가 회수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카르타 vs 만인(Jakarta vs Everybody)> 등 수십 편의 영화를 제작한 베테랑 영화제작자 파울 아구스타(Paul Agusta)관객수가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큰 성공을 거두는 인도네시아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것이 투자자들이 영화제작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정부도 영화제작비 조달 측면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최상의 환경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파울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한 OTT(over-the-top) 서비스 플랫폼들이 영상 미디어 산업을 주도하면서 영화제작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평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되는 양질의 콘텐츠들이 인도네시아 영화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렸고 관객들도 로컬 콘텐츠의 달라진 수준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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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다리(Layangan Putus)>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히트시킨 또 다른 영화제작사 또바 드림스(Toba Dreams)의 베니 스티아완(Benni Setiawan) 대표도 오늘날 영화산업의 제작비 조달 환경이 매우 호전되었다는 파울의 견해에 동의했다.

 

그런 상황은 웹시리즈 콘텐츠 촬영에 배당된 시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현재는 한 개 에피소드를 찍는 데에 5~6일이 할당되는데 과거엔 달랑 사흘이 주어졌다. 즉 현재의 촬영여건이 매우 여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웹시리즈가 속도보다 퀄리티에 보다 중점을 두는 환경이 되었음을 뜻한다. 하나의 결과물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자 자동적으로 퀄리티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베니는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밀려들면서 비단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을 뿐 아니라 현지 영화사들이 제작비를 조달받는 전문 영화 제작팀이 되어 외국의 영화, 드라마 시리즈와 퀄리티 면에서 경쟁하도록 장려하고 독려 당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작시장은 이제 막 번창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이나 일본에 아직 비할 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진다면 작금의 문제들은 모두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내에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의 경제적 규모는 엄청나게 커져 영화제작사들도 지금보다 훨씬 큰 예산을 들여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게 될 것이고 제작비 규모도 현재 선진국 콘텐츠 제작사들의 제작비에 필적하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4. 영화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영화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정책적 지원 강화를 천명한 출판, 게임, 상품 디자인, 설계, 패션, 사진, 음악, 요리, 광고, 예술 등 른바 창의경제’ 17개 분야 중 영화, 애니메이션, 비디오부문으로 분류되었고 2014년 새 정부에 창조경제위원회(Bekraf)라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조직되어 이들 창조경제산업의 정책수립을 주도했다.

 

2016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해외자본에 개방된 것과 영화제작자와 투자자를 정부가 매칭해 주는 아카타라(AKTARA) 프로그램이 2017년 시작된 것도 창조경제위원회가 주도한 영화산업 지원정책의 일환이다.

 

그러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9년부터 행정수도를 현재의 자카르타에서 동부 깔리만탄으로 이전하는 신수도 프로젝트 등 대통령 치적으로 남을 만한 거대 프로젝트에 더욱 집중하면서 이들 창조경제 부문에 대한 드라이브는 필연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증명하듯 창조경제위원회가 2019년 해체되어 관광부 산하에 흡수되었고 교육문화부 산하에 별도 부처로서 영화산업을 지원하던 영화진흥센터(Litbang Film)도 작은 부서로 축소되었다. 더욱이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정부의 영화산업 지원은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보다는 부득이 코로나 팬데믹 피해 대처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정부 지원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Kemenparekraf) 규정에 근거해 20211025() 22개 영화제작사들이 국가경제회복 프로그램(PEN) 영화진흥 정부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이들 영화제작사들의 홍보, 허가, 제작 부문 지원을 위해 20211026일부터 1210일까지 15억 루피아(12,9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집행되었다.


당초 48개 영화제작사가 지원을 신청했으나 심사를 통해 해당 혜택을 받게 된 회사들은 다음 22개 제작사뿐이었다. 더욱이 20203월 이후 8개월간 극장들이 문을 닫아 소득이 거의 끊기다시피 한 영화산업 전반의 피해에 비해 해당 지원은 너무 뒤늦고 미미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영화산업이 가지는 경제적 파급효과 및 고부가가치에 주목하고 자국 문화 콘텐츠를 중장기적으로 육성한다는 기조로 관광창조경제부를 주무부서로 하여 팬데믹 기간 중 영화산업 부흥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모색했다.

 

그중 하나가 극장으로 돌아가자캠페인에 정부가 참여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아직도 기승을 부려 영화 애호가들도 폐쇄 공간인 극장 스튜디오 출입을 두려워하던 2021년 당시 여러 부처의 장관들이 부처 직원들을 이끌고 극장을 찾는 솔선수범을 보였지만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주도한 이 캠페인에 정부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2111월 열린 인도네시아 영화제(FFI 2021)에 여러 장관들 대동하고 직접 참석한 것으로 영화산업 재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매년 열리는 인도네시아 영화제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또한 20215000억 루피아(474억 원) 규모의 영화 부양예산을 배정하여, 소비자들이 영화티켓 한 장을 사면 한 장을 더 주는 프로모션 진행, 디지털 영화 시사회 개최, 국내 영세 영화관 및 영화제작사 대상 보조금 지급 등을 실시하여 코로나로 떠나갔던 영화 관람객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팬데믹 기간 동안 발생한 영업손실을 일부 보전해 줄 방안들을 모색했다. 그 외에도 기존에 복잡하고 까다로웠던 영화 촬영허가를 간소화하였으며 영화, 드라마 등의 제작현장은 사회적활동제한조치(PPKM)의 예외로 허용하며 장기화된 거리두기 상황 속에서도 영화제작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 세제 혜택

 

정부가 영화산업 지원을 위한 여러 정책을 마련하면서도 세제 혜택을 통한 지원은 그간 전혀 없었는데 2023년 중반에 이르러 이와 관련한 담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산디아가 우노(Sandiaga Uno)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은 정부가 자국 영화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 인센티브 제도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세금 인센티브 제도는 세금환급 형태가 될 것이며 재무부와 관련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금 인센티브 혜택은 영화의 장르를 특별히 가리지 않고 적용되지만 정부로서는 인도네시아 관광지들을 부각하고 홍보하는 영화들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는 늘 되풀이되는 요구도 따라붙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영화산업을 위해 20211,160억 루피아(99억 원), 2022년에는 750억 루피아(64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는 영화제작비 지원 차원이 아니라 백신접종 지원, 영화종사자 생계비 지원 등의 형태였으므로 산업적 지원이나 세금 혜택과는 무관했다.

 

관광창조경제부는 2023년에도 영화산업지원을 위한 예산을 제출했지만 재무부와 국가계획기획부(Bappenas)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는 20236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종료선언을 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팬데믹이 종료되었으니 팬데믹 피해로 인한 지원이란 명목이 빛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번 세금 인센티브는 예의 지원금 예산을 대체하여 새로 발의하려는 것으로 앞서 언급된 대략의 방향 외에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논의가 마무리 단계라는 설명과는 달리 실제로는 언제 마무리될지 예단할 수 없다.

 

어쨌든 인도네시아 정부가 뒤늦게나마 영화산업을 위한 세제 혜택을 마련하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주무 부처인 관광창조경제부 장관이 국가경제를 위한 영화의 효능감을 관광지 홍보를 위한 로케이션 촬영 정도로 국한하여 보는 시각은 영화산업 종사자들에게는 못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6. 나가는 글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노력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정책지원을 토대로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2022년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고 예전의 성장 기조도 되살아났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에 5,400만 명 넘는 관객들이 로컬영화를 관람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로컬 영화관객 숫자가 수입영화 관객을 넘어섰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영화산업 규모는 전년대비 7% 성장해 27400만 달러 규모에 이르렀고 아시아 지역에서 전체 시장 규모의 2.6%를 차지하며, 7번째로 큰 규모의 시장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성장속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인도네시아를 중국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영화산업을 가진 국가로 만들었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규모는 20263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수는 2022년 기준 5,500개를 넘어섰으며, 영화산업의 2022년 전년 대비 영업이익 또한 19% 성장했다.

 

2021년 기준 영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등은 6.31% 성장해 국내 총생산(PDB)26,900억 루피아(2,230억 원)6.31%를 기록했다. 영화를 비롯한 출판, 공연, 게임 등 창조경제 부분 전체의 PDB1,134조 루피아(97조 원)로 국가 전체 PDB6,98%였다.

 

산디아가 장관이 밝힌 것과 같이 현재 정부가 숙의 중인 세금 인센티브가 실제로 법제화되어 시행되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특히 영화제작 부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

 

 

 

 

 

 

 

 

 

 

 

 

 

 

 

참 고 문 헌

 

 

 

 

인터넷 사이트

필름인도네시아, https://filmindonesia.or.id/

 

인터넷 기사

‘Over-the-top market’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

‘OTT topang industri film’ 비즈니스인도네시아, https://bisnisindonesia.id/

‘Netflix Kolab dengan Kemenpar’ CNBC인도네시아, https://www.cnbcindonesia.com/

‘ott asing operator telco’ 리뿌딴으남, https://www.liputan6.com/

‘94 platform PPN PMSE’ DDTC뉴스, https://news.ddtc.co.id/

‘Netflix Telkomsel Damai’ 더틱닷컴, https://inet.detik.com/

인도네시아 OTT 플랫폼한인포스트, https://haninpost.com/archives/60383

‘Bantuan pajak industri Film’ 빠작닷컴, https://www.paj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