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끌라빠가딩 소재 김대건 신부 기념성당 본문
지난 6월 7일(수) 자동차 배기가스 검사를 받기 위해 끌라빠 가딩 토요타 공식 정비소를 찾아갔는데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정비소 건너편 현지 식당에서 바소를 두 그릇 시켜먹고(다이어트 중이었는데ㅠㅠ) 다시 길 건너 오는 길에 이상한 표지판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김태곤이 도대체 누구란 말일까? 왜 김태곤이 인도네시아 도로 표지판에 나와 있는 거지? 이 표지판을 돈 내서 세운 사람 이름이 한국인 김태곤이라는 걸까?
온갖 생각을 하다가 다시 읽어보니 전체적으로는 '성 안드레아스 김태곤 교회'라는 뜻이 된다. 개신교에서는 성인들 이름을 쓰지 않으니 저건 교회가 아니라 성당일 듯한데 카톨릭과 관계있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름을 알만한 한국인 성인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김대건 신부가 생각났다. 김대건이라면 Kim Tae Gon이라고 표기될 만하다.
구글지도를 찾아보니 토요타 정비소에서 2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다고 나온다. 충분히 걸어서 가볼 만하다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내 차는 배기가스 검사와 함께 정기서비스를 받는 중이라 대략 두 시간 정도 더 기다려야 해서 마침 뭘로 시간을 떼울까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두 시간이면 에세이를 두 편 정도 쓸 시간이지만 그보다는 끌라빠가딩에 거의 30년 가까이 살면서 지척에 있는지도 몰랐던 김대건 성당을 한번 가 보기로 마음 먹었다.
정비소 뒤편 사립학교 건물을 하나 끼고 도니 꽤 큰 규모의 성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성당 정면 오른쪽 미닫이식 철문이 교회 정문인데 그 앞에 간이 텐트를 치고 근무하는 경비원들에게 물어보니 이 건물은 2017년에 새로 지은 것이라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한국 신문들에서 2017년 자 기사들이 즐비하게 나왔다. 그런데 난 그 이전에 오래 전부터 있었다는 옛날 성당에 더욱 흥미가 생겼다. 모든 기사들은 2017년에 완공된 새 성당만을 조명하고 있지만 그보다 수십 년 전에 지어진 옛 성당은 어떻게 해서 한국인 김대건 신부의 이름을 달게 되었을까?
옛 성당을 먼저 둘러 보았는데 카톨릭 교도 분들에겐 좀 미안한 얘기가 되겠지만 첫 인상이 마치 무당집에 들어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른쪽과 왼쪽 벽 끝에는 팻말이 달려 있었는데 오른쪽엔 '성 장하성 바오로'라고 한글이 적힌 팻말이 있었다. 성 바오로 성하가 이곳을 방문한 것일까? 물론 나중에 기사들을 찾아보고 완전 잘못 생각한 것임을 알게 되었지만.
그 옆엔 성모 마리아상을 모신 기도소가 있다.
인상적인 예수의 탄생과 유년기를 조선시대 복식을 입은 조선인들 모습을 차용해 그린 그림들이었다.
잘 생각해 보면 구한말 조선인들에게 고대 히브리인들의 복식을 고증해 보여준다 한들 생경한 모습에 반감이 먼저 들었을 것같다. 그러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조선인 모습으로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그림 속에 구현한 것같다.
김대건 신부 형상은 성당 곳곳에 있었다.
그리고 옛 성당 예배실 문이 열려 있어 그 안을 잠깐 들여다 보았다.
성수통이 치워져 있는 것으로 보아 새 성당이 지어진 후 이곳은 더 이상 미사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는 것 같았다.
성당에 대한 책자나 자료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성당 사무실을 방문했다. 마침 여직원 한 명이 나를 맞아 주었는데 셩당에 대해 자세히 들으려면 신부님을 만나야 한다고 한다. 신부님이 몇 분 계시는데 그중 가장 나이 많은 분이 70대 후반이라 그 분이라면 이 성당의 역사, 기사에 실리지 않은 2017년 이전의 역사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같아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아쉽게도 며칠 기다려 신부님이 컨펌해 주는 날에 찾아가기로 했다.
성당 사무실 내부.
여기에도 김대건 신부 동상 미니어쳐가 있고 성화들이 걸려 있다.
새 성당을 둘러봐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새 성당으로 올라갔다.
이 성당에 대한 2017년 데일리인도네시아 기사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었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
올라가자마자 가장 처음 만나는 곳은 성모마리아상을 놓은 기도소다.
성당 메인 입구에 설치된 두 개의 석상은 김대건 신부는 아닌데 대략 그 정체가 짐작된다.
대머리란 점에서 이 분은 바울 사도인 것 같고
교황의 상징물을 들고 있는 이분은 최초의 교황이라 인정받는 예수님 수제자 게바 베드로일 것이다.
물론 가장 인상적인 것은 김대건 신부의 석상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알아서 만든 것이라기보다는 아마도 한국에서 만들어왔거나 한국 어딘가에 있는 원본 석상의 리플리카아닐까 싶었는데 구글로 본국 김대건 신부 동상, 석상들을 검색해 봤지만 같은 모양이 없었다. 인도네시아에만 있는 창작품일까?
우연히 눈에 띈 것은 김대건 신부가 밟고 있는 칼과 끊어진 쇠사슬이었다. 당시 조선 당국에 붙잡혀 순교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사료된다.
메인 입구 목제 문에 새겨진 목제 부조물들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보여주는데 어떤 기사에서는 24개의 부조물이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세 개의 문에 앞뒤로 여덟 개씩 부착되어 있어 총 48개지만 같은 내용 여덟 개가 반복되고 있어 모든 문들이 똑같은 부조를 담고 있었다.
특히 이중 김대건 신부가 참수당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김대건 신부 양쪽 귀에 화살이 박혔고 머리를 물어 끝을 매달아 참수하고 나면 목이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어 있다.
마침 성당 내부를 청소 중이어서 양해를 얻고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2017년 당시 새 성당 건축에 대해서는 한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사이트에서도 많은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옛 성당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서도 자세히 나와 있는 곳이 없었다. 성당 관리사무소에도 관련 문의를 했지만 예전엔 관련 책자가 있었지만 현재는 비치되어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이었다.
끌라빠가딩의 김대건신부 성당이 김대건 신부 유해 일부를 받아 안치하고 있다는 것도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그것 역시 옛 성당이 지어질 당시의 일이 아니라 2017년 새 성당 완공 당시의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2020년 인도네시아 한인회가 출판한 '한인 100년사'에도 이 성당에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신부님 인터뷰를 하러 가야 한다는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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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신부님을 인터뷰하면 이 성당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시 올리겠지만 일단은 이미 잘 나와 있는 2017년 당시의 기사들을 소개한다.
다음은 당시 기사들을 모아놓은 카톨릭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이 성당의 건립의의와 경과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성 김대건 신부, 인도네시아 본당 수호성인 됐다
자카르타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봉헌, 인도네시아 교회 첫 아시아 수호성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성 김대건 신부를 수호성인으로 모시는 성당이 생겼다.
자카르타 대교구는 9월 20일 자카르타 켈라파 가딩에 있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가 함께한 가운데 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 주례로 새 성전 봉헌식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교회가 유럽이 아닌 아시아 출신 성인을 본당 수호성인으로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헌식이 열린 20일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수하료 대주교는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중 여태까지 유럽 성인만 수호성인으로 모신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우리와 더 가까운 인물을 알아보다가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를 새 성당의 수호성인으로 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카르타 대교구는 지난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게 김 신부를 새 성당의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하면서 새 성당에 김 신부 유해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평소 아시아 선교를 강조하던 염 추기경은 자카르타 대교구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지난해 10월 김 신부 유해 일부를 자카르타 대교구에 전달했다.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현지 신자들은 지속적인 기도 운동으로 수호성인을 맞을 준비를 했고, 유해 안치 직후에는 유해를 모시고 자카르타 도보 성지순례와 철야 기도를 실시했다. 또 두 차례나 한국 성지순례에 나서 우리나라 순교 성인의 발자취를 돌아보기도 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은 수용 인원이 2400여 명으로, 명동대성당의 두 배나 되는 대형 성당이다. 성당 문에는 김 신부의 생애를 담은 24판의 목각 부조를 장식하고, 성당 입구에는 김 신부 성인상을 세웠다.
염 추기경은 성당 봉헌식에 손 주교와 원종현(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ㆍ이태철(한강본당) 신부 등을 축하단으로 파견해 양 교구의 화합을 다졌다.
손 주교는 기념 미사 축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독립일인 1945년 8월 17일의 정확히 100년 전 같은 날에 사제품을 받으신 김 신부님이 언어와 문화가 다른 두 교구를 이어주셨다”며 “우리는 신앙 안에 한 가족”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수하료 대주교는 “한국 교회의 순교 역사는 인도네시아 교회의 순교 역사와 일맥상통한다”면서 선교사 없이 직접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 평신도의 열정이 인도네시아 신자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10월 1일, 남정률 기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에 성 김대건 신부(1821~1846)를 주보성인으로 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성당’이 봉헌됐다. 인도네시아 교회에 유럽 성인이 아닌 아시아 성인이 주보성인으로 지정된 것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성당이 처음이다.
성당 봉헌식은 9월 20일 오후 5시(현지시각) 자카르타 켈라파 가딩(Kelapa Gading)에서 자카르타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와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 한강본당 부주임 이태철 신부 등 24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봉헌식이 열린 날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어서 뜻을 더했다.
수하료 대주교는 성당 봉헌식에서 “교세 확장으로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중 인도네시아 교회가 유럽 성인으로만 성당 주보성인을 지정하는 데 아쉬움을 느끼고, 우리와 더 가까운 신앙의 모범이 될 만한 인물을 알아보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를 주보성인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자카르타대교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게 ‘자카르타에 새로 건립하는 성당의 주보성인으로 성 김대건 신부를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서신과 인편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오면서 성당에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대교구로서도 외국 교회가 한국교회 순교성인의 이름을 딴 새 성당 건립 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해 유해 안치를 희망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시아 선교 사명을 강조해 온 염 추기경은 자카르타대교구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섰고, 그 결과 지난해 10월 서울대교구는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 가운데 일부를 자카르타대교구에 전달하는 등 인도네시아 교회의 요청에 화답했다.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자카르타대교구 신자들은 9일 기도를 포함한 끊임없는 기도운동을 통해 주보성인을 맞을 준비를 했다. 유해 안치 직후에는 유해를 모시고 자카르타 도보 성지순례와 철야기도를 진행했고 두 차례에 걸친 한국 성지순례에 나서며 한국 순교성인의 발자취를 찾았다.
신설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성당은 수용인원이 2400여 명으로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의 약 2배 크기의 대형 성당이다. 모본당(母本堂)인 켈라파 가딩 지역 성 야고보성당과 함께 교구에서 가장 큰 성당에 속한다. 3m 높이의 성당 문에는 성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담은 24판의 목각부조를 장식했고 성당 앞에는 갓을 쓴 초대형 성인상을 세웠다.
손희송 주교는 봉헌식 후 이어진 기념미사 축사에서 “인도네시아 독립일이 1945년 8월 17일인 것으로 들었는데, 이로부터 100년 전 같은 날 성 김대건 신부님이 중국 진쟈샹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으셨다”면서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르지만 서울대교구와 인도네시아 교회를 김대건 신부님께서 이어주셨다고 믿으며, 우리는 신앙 안에 한 가족”이라고 말해 신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가톨릭신문, 2017년 10월 1일, 박지순 기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인도네시아 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소서.”(자카르타대교구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 기도문 중에서)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 내 한 성당의 주보성인으로 지정됐다.
현지시각 20일 오후 5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켈라파 가딩(Kelapa Gading)에 위치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에서 열린 축성식을 통해서이다. 이날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라 그 의미가 더했다.
성당의 ‘주보성인(主保聖人)’이란 성당의 보호자로 삼아 존경하는 일종의 ‘수호성인’을 의미한다. 성당의 신자들은 주보성인을 신앙의 모범으로 두고 그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길 기도하며 공동체를 결속시킨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에 따르면, 유럽 성인이 아닌 아시아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지정한 것은 인도네시아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는 “교세 확장으로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중 인도네시아 교회가 유럽 성인으로만 성당 주보성인을 지정하는 데 아쉬움을 느끼고, 우리와 더 가까운 신앙의 모범이 될 만한 인물을 알아보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를 새 성당의 주보성인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경위를 밝혔다.
실제 작년부터 자카르타 대교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게 ‘자카르타에 새로 건립하는 성당의 주보성인으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서신과 인편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오는 한편, 성당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해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로서도 외국 교회가 한국 교회의 순교 성인의 이름을 딴 새 성당의 건립 의사를 밝히고, 이를 위해 그 유해 안치를 희망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평소 교구의 아시아 선교 사명을 강조하던 염수정 추기경은 자카르타 대교구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섰고, 그 결과 같은 해 10월 서울대교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 중 일부를 자카르타 대교구에 전달하는 등 인도네시아 교회의 요청에 빠르게 응답했다.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던 해당 지역 신자들은 9일 기도 등 끊임없는 기도운동을 통해 주보성인을 맞을 준비를 이어왔다. 유해 안치 직후에는 유해를 모시고 자카르타 도보 성지순례와 철야기도를 진행하는 한편, 두 차례에 걸친 한국 성지 순례에 나서며 한국 순교 성인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결국 20일 자카르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이 무사히 완공돼 축성식을 봉헌하기에 이르렀다.
신설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은 수용인원이 2,400여 명으로 명동대성당의 두 배 크기의 대형 성당이다. 모본당(母本堂)인 켈라파 가딩 지역 성 야고보 성당과 함께 교구에서 가장 큰 성당에 속한다. 3미터 가량 되는 성당 문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애를 담은 24판의 목각부조를 장식하고, 성당 앞에는 갓을 쓴 초대형 성인 상을 배치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이번에도 성당 축성식에 축하단을 파견하여 양 교구의 화합과 일치를 재확인했다. 축성식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와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 한강성당 이태철 신부 등이 참석했다.
또한 이날 자카르타 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를 비롯해 이번 성당 건립을 위해 애쓴 자카르타 대교구 성 야고보 성당 안톤 구나르디 신부 등 사제단 11명이 참례해 장엄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또한 2,400여명의 인도네시아 신자들이 모여 한국에서 온 축하단을 환대하고 새 성당 건립을 자축했다.
손희송 주교는 축성식 후 이어진 기념미사 축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성당이 한국의 첫 사제의 유해를 모시고 축성된 것에 대해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도 매우 기뻐하시며 주위 주교님들과 사제들, 한국의 신자들에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소식을 알려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손 주교는 “인도네시아 독립일이 1945년 8월 17일인 것으로 들었는데, 이로부터 100년 전 같은 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중국 금가항 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으셨다”면서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르지만 서울대교구와 인도네시아 교회를 김대건 신부님께서 이어주셨다고 믿으며, 우리는 신앙 안에 한 가족이다”고 전해 신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는 미사 중 신자들에게 “한국 순교 성인의 순교 신심과 한국 가톨릭 교회 초기 순교 역사는 인도네시아 가톨릭 교회의 순교 역사와 일맥상통한다”면서 “현대 시대에 성인의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선교사 없이 직접 신앙을 받아들이고, 방인 성직자를 양성하기까지 이른 한국 평신도의 열정이 우리 인도네시아 신자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대주교 일문일답
Q.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교구가 7년 여 만에 교구 최대 성당을 건립하면서 이역만리 한국의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A. 새로운 성당을 짓는 데 인도네시아의 성당은 주보성인을 유럽 성인만 모시고 있는 점이 안타까웠다. 우리와 더 가까운 아시아의 성인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기 위해 알아보던 중 아시아의 한국 성인들에게 주목했다. 이미 이전에 한국의 부산교구 신부님이 파견돼 운영하고 계시던 한인 신자들을 위한 공소가 있었는데, 당시 그 공소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어 잘 알고 있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에 대해 알아보면서 한국 가톨릭 교회의 역동적인 역사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초기 박해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가톨릭 교회처럼 인도네시아 가톨릭 교회 역시 초기에 순교자가 많이 발생했다. 한국 가톨릭 교회와 인도네시아 가톨릭 교회는 성인들의 순교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한다.
Q. 축성식을 봉헌하기까지 많은 노력들이 있었을 것 같다.
A. 여러 행정적 노력 이외에도 무엇보다 우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순교신심을 본받기 위해 노력했다. 성당이 무사히 완공되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유해가 서울에서부터 잘 봉송되어 안치될 수 있도록 9일기도 등 기도운동을 벌였다. 기도 중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전구를 끊임없이 청했다. 이러한 기도 운동을 통해 우리는 성인의 ‘믿음을 위한 희생’을 닮고자 노력했다.
Q. 주보성인 지정으로 교구 신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가
A. 올해는 인도네시아 가톨릭 교회가 생긴 지 21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가 주보성인을 모신다는 것은 현대의 우리들이 성인의 삶을 따라 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진 박해 속에서도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한 한국 교회는 평신도들의 역할이 중요했음을 알고 있다. 박해의 환경에서도 한국의 첫 사제를 탄생시킨 한국 교회의 평신도들을 따라 우리 교회도 더욱 열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Q. 끝으로 한국 교회에 전하고 싶은 인사
A.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이 탄생하기까지 애정과 관심을 아끼지 않으심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께 감사드린다. 염 추기경은 작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 전달 과정을 비롯해 오늘(20일) 새 성당 축성식에까지 주교와 사제들을 직접 파견해주셨다. 뿐만 아니라 염 추기경은 지난 8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대회(AYD)에 참가해 바쁜 일정을 보내면서도 일부러 시간을 내 공사 중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을 방문해주셨다. 우리는 한국 교회를 통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낀다. 애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17년 9월 21일, 서울대교구 홍보국 언론홍보팀 보도자료]
출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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