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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결산
1.들어가는 글
인도네시아는 2023년 4월까지도 아직 코로나 종식선언을 하지 않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팬데믹 3년 차인 2022년 초부터 이미 코로나가 다 지나간 듯한 분위기가 펼쳐지며 모든 경제지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그런 상황은 영화산업에서도 획기적인 극장 관객 증가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 15일 개봉된 <스파이더맨 노웨이홈>부터 많은 관객이 몰렸고 12월 30일 개봉한 로컬 호러영화 <막뭄 2(Makmum 2)>가 2022년 1월까지 상영되며 170만 명 넘는 관객을 모았다. 개봉일 기준으로 2021년 영화로 분류된 <막뭄 2>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개봉한 <밀레아: 딜란의 목소리(Milea: Suara dari Dilan)> 이후 22개월 만에 첫 백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좋은 로컬영화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감히 ‘보복적 영화관람’이라 말해도 모자람 없을 정도로 관객들의 극장 러시가 일어나 예년 같으면 그해 로컬영화 흥행수위를 차지하고도 남았을 500만 관객 이상의 영화가 세 편이나 나왔고 그 중엔 인도네시아 영화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넘은 영화도 나왔다. 전체적인 로컬영화 관객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5,100만 명을 훌쩍 뛰어넘어 5,500만 명을 찍었다.
한편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인도네시아 사회에 완전히 녹아든 OTT 스트리밍 서비스는 현지 영화산업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첫째는 넷플릭스, 프라임비디오 같은 해외 OTT뿐 아니라 비디오(Vidio), 클릭필름(Klikfilm), 맥스스트림(Maxstream), 비오스콥온라인(Bioskop Online)같은 로컬 OTT들이 오리지널 영화제작에 투자하면서 인도네시아 영화사들의 제작비 조달이 유례없이 순조로웠다는 점이다.
또 다른 측면은 2021년에 이어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제(FFI 2022)에서도 OTT 오리지널 영화가 작품상 등 여러 부문을 휩쓸었다는 점이다. 2년 연속 OTT 오리지널 영화가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평가를 끌어냈다는 것은 OTT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모종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제작 편수에서 드라마 장르가 우세했지만 관객 측면에서는 3,300만 명 이상이 호러장르에 몰렸다. 물론 로컬영화 흥행순위 상위 두 편의 호러영화가 1,600만 명 이상 끌어모은 영향이 컸다.
한편 2019년 야심차게 시작한 인도네시아 토착 수퍼히어로 장르는 2022년에 사트리아 데와 스튜디오(Satria Dewa Studio)>의 첫 영화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Satria Dewa:Gatot Kaca)>가 폭망하고 2023년 초 부미랑잇 스튜디오(Bumilangit Studio)>의 세 번째 영화 <피르고와 스파클링스(Virgo & The Sparklings)>가 흥행참패를 면치 못하면서 그 지속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영화들은 CGV를 통해 18편이 수입되어 상영되었고 2022년 9월 29일~10월 2일 기간에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Korea Indonesia Film Festival – KIFF 2022), 2022년 11월 24일~26일 기간에 열린 아세안 한국영화 페스티벌(2022 Korean Film Festrival for ASEAN)을 통해 <헤어질 결심>, <공조 2: 인터내셔널> 등 다수의 한국영화들이 현지에 소개되었다.
2013년 <7번방의 선물>을 리메이크한 <Miracle in Cell No. 7>의 신파가 인도네시아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586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여 2022년 로컬영화 흥행순위 3위에 올랐다. 그 여세를 몰아 2023년 1월 <과속스캔들>을 리메이크한 <스캔들메이커(Scandal Makers)>가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프리미어 스트리밍되었고 <헬로고스트>의 리메이크도 올해 개봉예정이다.
2. 영화제작부문
가. 흥행순위
2022년은 물론 2023년 역시 인도네시아는 호러영화 전성시대다.
물론 걸출한 드라마나 코미디 영화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호러영화의 약진이 2017년 <사탄의 숭배자(Pengabdi Setan)> 1편부터 시작해 매우 두드러진다.
호러영화에 있어서는 라삐필름(Rapi Film)이 전통적 강자였지만 최근엔 MD픽쳐스가 <다누르(Danur)> 3연작을 위시해 연이어 내놓은 관련 스핀오프 작품들이 대부분 흥행순위 상위에 오르면서 이른바 ‘다누르 유니버스’라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흔치 않은 ‘호러영화 세계관’까지 만들어 냈다.
올해 MD 픽쳐스는 2022년 3월 개봉한 호러영화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으로 인도네시아의 첫 천만 관객 영화를 냈다.
최초 개봉했을 때엔 뒷심을 내지 못하고 920만 관객에 그쳤다. 하지만 이에 크게 고무된 MD 픽쳐스가 여세를 몰아 2022년 12월에 속편을 내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1편에 920만 관객이 들었으니 2편은 내용과 크게 관계없이 최소 600만 관객 정도는 쉽게 넘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필연적인 졸작 속편이 나올 것이라 우려했다.
다행히도 제작사는 속편 대신 2022년 연말에 임박해 원작의 ‘감독 확장판’을 재개봉하는 영리한 방법을 택했다. 2023년 1월까지 계속 스크린에 머문 이 영화는 80만 명 가까이 더 극장으로 불러들여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최초 천만 관객 영화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그림 1>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의 최초개봉 성적(왼쪽)과 확장판 재개봉 성적 비교
이에 힘입어 로컬영화 흥행 상위 15편 대부분이 백만 관객을 넘기며 팬데믹 이전 2019년 수준을 압도했다.
<표 1>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 흥행순위
순위 | 영화 | 유료관객(명) | 장르 |
1 | <무용수마을의 대학생 봉사활동 (KKN di Desa Penari)> | 10,061,033 | 호러 |
2 |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Pengabdi Setan 2: Communion)> | 6,390,970 | 호러 |
3 | <7번방의 선물 (Miracle in Cell No.7)> | 5,860,970 | 드라마 |
4 |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Ngeri-ngeri Sedap)> | 2,886,121 | 코미디 |
5 | <이바나 (Ivanna)> | 2,793,775 | 호러 |
6 | <부러진 날개들 (Sayap-sayap Patah)> | 2,426,084 | 드라마 |
7 | <라덴살레 절도작전 (Mencuri Raden Saleh)> | 2.350,741 | 드라마 |
8 | <집에 있는 줄 알았어 (Kukira Kau Rumah)> | 2,220,180 | 드라마 |
9 | <인형 3 (The Doll 3)> | 1,764,077 | 호러 |
10 | <코드랏 (Qodrat)> | 1,761,237 | 호러 |
11 | <자일랑꿍: 산데깔라 (Jailangkung: Sandekala)> | 1,546,295 | 호러 |
12 | <코린 (Qorin)> | 1,330,323 | 호러 |
13 | <꾼띨아낙 3 (Kuntilanak 3)> | 1,313,304 | 호러 |
14 | <아르간타라 (Argantara)> | 1,101,359 | 드라마 |
15 | <끄라맛 2: 짜루반 라랑 왕국 (Keramat 2: Caruban Larang)> | 918,099 | 호러 |
* 출처: 필름 인도네시아(filmindonesia.org)
흥행상위 15편 중 호러 장르 영화가 9편을 차지하여 공포영화가 대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표 2> 2018~2022년 로컬영화관객 동향
* 출처: 필름 인도네시아(filmindonesia.org)
연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관객수(명) | 50,426,286 | 51,673,023 | 12,626,364 | 4,483,605 | 55,270,161 |
한편 2022년 로컬영화 관객은 총 5,500만 명이 넘어 2019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나. 2022년 개봉영화 정량분석
2022년 한 해동안 극장개봉되었거나 OTT 프리미어 스트리밍 된 로컬영화들은 총 135편이다. 극장개봉 98편, OTT는 37편으로 나누어진다.
장르별로는 드라마 80편, 코미디 21편, 호러 32편, 다큐멘터리 1편으로 구성된다.
2020년 팬데믹 초기까지만 해도 OTT 오리지널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극장개봉된 영화들이 이후 OTT로 넘어가는 방식이었지만 2021년부터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OTT 오리지널 영화들 숫자가 많아졌다.
<표 3> 2022년 로컬영화 장르별 상영편수 및 관객
장르 | 드라마 | 코미디 | 호러 | 다큐멘터리 | 계 |
영화편수 (개) | 80 (29) | 21 (6) | 32 (2) | 1 | 135 (37) |
관객수 (명) | 16,868,047 | 5,079,055 | 33,320,798 | 2,261 | 55,270,161 |
편당 평균관객 | 330,746 | 338,603 | 1,110,693 | 2,261 | 563,981 |
* 영화편수 ( )안 숫자는 OTT 개봉편수, 편당 평균관객은 극장개봉영화 기준
호러영화 관객수가 크게 제작 편수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은 흥행순위 1, 2위에 등재된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과 <사탄의 숭배자: 커뮤니언> 두 편의 호러영화에만 1,645만 명의 관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편당 평균 영화제작비가 많이 올랐지만 유료관객 30만 명이면 제작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종래의 기준에 따르면 평균 56만 명의 관객이 들어 영화산업 전체적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셈이지만 실제로 30만 명 이상 관객이 든 영화는 극장개봉영화 98편 중 29편에 불과하다. 즉 전체 극장개봉영화의 30% 정도만 제작비를 회수한 셈이다.
하지만 제작비 지원을 받은 OTT 영화들도 영화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 회수가 된 것이라 감안할 경우 해당 비율은 49%로 올라간다. 즉, 2023년 온-오프라인에서 개봉한 전체 로컬영화들의 절반쯤이 제작비를 회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2019년의 경우 총 106편 중 40편에 30만 명 이상 관객이 들어 제작비 회수한 영화의 비율이 38% 였던 것과 비교해 2022년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제작비 회수율을 보인 셈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은 2019년의 48%에 비해 2022년에 61%까지 치솟았다
다.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제 (FFI 2022)
2022년 11월 22일(화) 밤 스나얀 소재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 플레너리 홀에서 FFI 2022가 열렸다. FFI 2022에서는 다큐멘터리 20편, 장편 다큐멘터리 7편, 단편영화 30편, 장편영화 20편, 영화평론 15편이 심사되었고 작품상에는 20편의 영화추천협회 추천작들이 출품되었다. 2022년 FFI 찌트라 아카데미(Citra Academy) 회원 109명이 21개 부문 후보 중에서 수상작(자)를 결정했다. 수상내역은 다음과 같다.
번호 | 관객 (명) |
작품상 |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나나 (Before, Now & Then (Nana))> |
감독상 |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 (Seperti Dendam, Rindu Harus Dibayar Tuntas)> - 에드윈(Edwin) 감독 |
각본상 | <자서전 (Autobiography)> - 막불 무바락(Makbul Mubarak) |
각색상 |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 - 에드윈(Edwin), 에카 꾸르니아완(Eka Kurniawan) |
남우주연상 |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 - 마르티노 리오(Martino Lio) |
여우주연상 |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 - 라디아 체릴(Ladya Cheryl) |
남우조연상 | <첫 번째, 두 번째 & 세 번째 사랑(Cinta Pertama, Kedua &Ketiga)> - 슬라멧 라하르죠 자롯(Slamet Rahardjo Djarot) |
여우조연상 | <브로토 부인의 하숙집(Losmen Bu Broto)> - 뿌뜨리 마리노(Putri Marino) |
음향상 | <사탄의 숭배자2: 커뮤니언(Pengabdi Setan2: Communion)> - 모하마드 익산(Mohamad Ikhsan), 안하르 모하(Anhar Moha) |
촬영상 |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나나)> - 아크마드 페스디 앙고로(Akhmad Fesdi Anggoro) |
시각효과상 | <사탄의 숭배자2: 커뮤니언> - 아비 엘디피(Abby Eldipie) |
의상상 |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 - 게말리아 게아 그란티아나(Gemailla Gea Gerantiana |
분장상 | <1947년 임관생도(Kadet 1947)> - 에바 세바(Eba Sheba) |
예술상 |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나나)> - 피다 실피아(Vida Sylvia) |
영상상 |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나나)> - 바따 굼빠르(Batta Goempar) |
음악상 |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나나)> - 리키 리오나르디(Ricky Lionardi) |
주제가상 | <백스테이지(Backstage)> - 안디 리얀토(An di Riyanto), 몬티 띠와(Monty Tiwa) |
단편 애니메이션상 | <블랙아웃(Blackout)> - 감독 겸 제작자: 파이즈 아즈하르(Faiz Azhar) |
단편 극영화 | <춤추는 색체들(Dancing Colors)> - 감독: M. 레자 파리안샤(M. Reza Fahriansyah), 제작자: 사이드 누르히다얏 (Said Nurhidayat) |
단편 다큐멘터리상 | <김발(Gimbal)> - 감독: 시딕 아리야디(Sidiq Ariyadi), 제작자: 이르나얀디 디나 마흐무다(Irnayani Dina Mahmudah) |
장편 다큐멘터리상 | <이닌나와: 어떤 섬의 이름(Ininnawa: An Island Calling)> - 감독: 아르판 사므란(Arfan Sabran), 제작자: 닉 칼팍질란(Nick Calpakdjlan), 마크 올슨(Mark Olsen) |
영화비평상 | Perempuan Sebagai Ilusi: Politik Seksual Film Love For Sale 환상으로서의 여성: 정치적 섹슈얼 영화 <판매용 사랑(Love For Sale)> |
평생공로상 | 리마 멀라티(Lima Melati) |
관객이 뽑은 남자배우 | <7번방의 선물> - 피노 G 바스티안(Veno G. Bastian) |
관객이 뽑은 여배우 | <라덴살레 절도작전(Mencuri Raden Saleh)> - 아그니니 하크(Aghniny Haque) |
관객이 뽑은 작품상 | <라덴살레 절도작전> |
<표 2>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제 수상작
작품상을 비롯한 전 부문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합한 작품은 에드윈 감독의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과 까밀라 안디니(Kamila Andini) 감독의 <과거, 현재 &그때(나나)>였다.
전자의 작품은 2021년 로카르노 필름 페스티벌에서 <Vengeance Is Mine, All Others Pay Cash (복수는 나의 것, 다른 놈들은 돈으로)>라는 영문제목으로 작품상을 수상했고 후자의 까밀라 감독 작품은 베를린영화제(Berlinale)에서 라우라 바수키(Laura Basuki)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 두 영화는 FFI 2022에서 각각 다섯 개씩 트로피를 나눠 가졌다.
‘호랑이 남자’,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 등의 소설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인도네시아 소설가 에카 꾸르니아완(Eka Kurniawan)의 유명 소설을 각색한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은 발기부전, 80년대 인도네시아 액션 영화와 정치적 불안을 다룬 영화다. 에드윈은 감독상을 수상했고 에카와 함께 각색상도 받았다. 마르티노 리오(Marthino Lio)와 라디야 체릴(Ladya Cheryl)은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편 <과거, 현재 &그때(나나)>는 1960년대 반둥에서 여주인공 나나(Raden Nana)가 겪은 사건들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이 영화는 FFI 2022 최고상에 해당하는 작품상을 수상했다.
비시네마(Visinema)의 <라덴살레 절도작전 (Mencuri Raden Saleh)>은 본상이 아닌 ‘관객이 뽑은 작품상’에 올랐는데 그간 인도네시아에서 불모지와 같았던 범죄 서스펜스 장르에서 좋은 각본과 잘 짜인 영상으로 인도네시아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판을 받았다. 극장에서는 235만 명의 관객이 들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FFI 2022의 ‘옥의 티’라면 관객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 280만 명 넘는 관객이 들고 여러 부문 수상후보에 올랐던 <무시무시하게 맛있는(Ngeri Ngeri Sedap)>이 결국 무관에 그쳤다는 점이다. 영문제목을 <Missing Home>으로 단 이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에도 출품된 2022년 인도네시아 대표영화였는데 말이다. 참고로 2020년 아카데미 영화상에 출품된 조코 안와르 감독의 <지옥의 여인 (Perempuan Tanah Jahanam)>은 FFI 2020에서 7개 부문을 석권했다.
한편 2022년 로컬영화 흥행순위 상위 15편에 오른 영화들 중 FFI 2022에서 수상한 영화는 2위인 640만 명이 든 <사탄의 숭배자2: 커뮤니언>과 7위 <라덴살레 절도작전> 뿐이었다.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을 수상한 영화들은 흥행순위에 들지도 못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영화제의 심사기준은 일반 관객들의 취향과 전혀 다름을 보여준다. 심지어 한해 전인 FFI 2021에서는 그해에 프리미어 스트리밍 되지도 않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복사기 (Penyalin Cahaya)>(레카타 스튜디오)에 작품상 등 7개 부문을 몰아주었다. 물론 그것은 2021년 개봉영화가 너무 적고 수준이 낮아 굳이 이듬해 개봉할 영화를 가불해와 상을 몰아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화제 심사위원들이 로컬영화 관객들에게 ‘너희들 수준이 너무 낮아’라며 조롱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공전의 히트를 치며 수입영화와 로컬영화를 통틀어 그간 모든 흥행기록들을 갈아치운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 역시 FFI 2022 어느 한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라. 2022년 인도네시아 기자영화제 (FFWI 2022)
2022년 10월 27일(목) 하지 우스마르 이스마일 영화센터(Pusat Perfilman Haji Usmar Ismail – PPHUI)에서 인도네시아 기자영화제(Festival Film Wartawan Indonesia – FFWI 2022)가 열렸다.
드라마에서는 <유니(Yuni)>, 코미디에서는 <무시무시하게 맛있는(Ngeri-ngeri Sedap)>, 호러에서는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Pengabdi Setan 2: Communion)>이 두각을 나타냈다.
기자영화 페스티벌에서는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9월 30일까지 극장과 OTT에서 개봉된 영화 123편을 드라마, 코미디, 호러의 세 장르로 분류해 각각 심사했으며 1차로 54편을 추려낸 후 거기서 각 부분 수상자들을 다시 걸러냈다. 수상내역은 다음과 같다.
- 드라마 장르
작품상: <유니(YUNI)>
감독상: <유니> - 까밀라 안디니(KAMILA ANDINI) 감독
남우주연상: 피노 G. 바스티안(VINO G BASTIAN) - <7번방의 선물(MIRACLE IN CELL NO 7)>
여우주연상: 세니나 시나몬(SHENINA CINNAMON) - <복사기(PENYALIN CAHAYA)>
남우조연상: 데니 수마르고(DENNY SUMARGO) - <7번방의 선물>
여우조연상: 쉐일라 다라(SHEILA DARA) - <결혼의 붉은 반점(NOKTAH MERAH PERKAWINAN)>
시나리오작가상: <유니> - 까밀라 안디니, 쁘리마 루스디(PRIMA RUSDI)
카메라감독상: <복사기> - 구나르 님뿌노(GUNNAR NIMPUNO)
촬영상: <유니> - 쪠사 다핏 룩만샤(CESA DAVID LUCKMANSYAH)
<그림 2> FFWI 2022 드라마 부문 수상작들
- 코미디 장르
작품상: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NGERI-NGERI SEDAP)>
감독상: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베네 디온 라자국국(BENE DION RAJAGUKGUK.)
남우주연상: 바이오 원(BIO ONE) - <스리물랏: 불가능의 언덕 제1장(SRIMULAT: HIL YANG MUSTAHAL - BABAK PERTAMA)>
여우주연상: 마르샨다(MARSHANDA) - <뚱뚱하면 어때?(GENDUT SIAPA TAKUT?!)>
남우조연상: 보리스 보끼르 마눌랑(BORIS BOKIR MANULLANG) -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여우조연상: 기따 베비타 부따르-부다르(GITA BHEBHITA BUTAR-BUTAR) -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시나리오작가상: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베네 디온 라자국국
카메라감독상: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빠드리 다데악(PADRI NADEAK)
촬영상: <무시무시하게 맛있는>- 알린 주스리아(ALINE JUSRIA)
<그림 3> FFWI 2022 코미디 부문 수상작들
- 호러 장르
작품상: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PENGABDI SETAN 2: COMMUNION)>
감독상: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조코 안와르(JOKO ANWAR)
남우주연상: ENDY ARFIAN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여우주연상: 띠사 비아니(TISSA BIANI) -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
남우조연상: 딴따 긴띵(TANTA GINTING) - <이바나(IVANNA)>
여우조연상: 아울리아 사라(AULIA SARAH) -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
시나리오작가상: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조코 안와르
카메라감독상: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자이살 딴중(JAISAL TANJUNG)
촬영상: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 딘다 아만다(DINDA AMANDA)
<그림 4> FFWI 2022 호러 부문 수상작들
마. 2022년 국제 영화제 출품작
포스터 | 영화정보 | 수상내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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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하게 맛있는 (Ngeri-Ngeri Sedap)> 제작사: 이마지나리(Imajinari) 감독: 베네 디온 라자국국(Bene Dion Rajagukguk) 시나리오: 베네 디온 라자국국 개봉: 2022년 6월 |
2022 아카데미영화제 출품 |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 (나나)> (Before, Now & Then (Nana) 제작사: 포컬러스 필름 (Fourcolours Films) 감독: 까밀라 안디니 시나리오: 까밀라 안디니, 아흐다 임란 프라임비디오 프리미어: 2022년 8월 |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조연상 수상 (라우라 바수키) 아시아-태평양 영화상: 작품상 수상 브뤼셀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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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Pengabdi Setan 2: Communion)> 제작사: 라삐필름(Rapi Films) 감독: 조코 안와르 시나리오: 조코 안와르 개봉: 2022년 8월 |
2022 시체스 영화제(Sitges Film Festival) 출품 2022 부산국제영화제 출품 2022 몰렉스 리스본 국제 호러영화제 (MOTELX-Festival Film Horor Internasional Lisabon) 출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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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Inang)> 제작사: IDN 픽쳐스 감독: 파자르 누그로스(Fajar Nugros) 시나리오:데오 마하메루(Deo Mahameru) 개봉: 2022년 10월 |
2022 부천 판타스틱 국제영화제 출품 | |
<자서전(Autobiography)> 제작사: 까닝아 픽쳐스 (Kaninga Pictures) 감독: 막불 무바락(Makbul Mubarak) 시나리오: 막불 무바락 개봉: 2023년 1월 |
제79회 베니스 영화제 출품 2022 토론토 국제영화제 출품 2022 부산국제영화제 출품 2022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출품 |
<표 4> 2022년 국제 영화제 수상작
이들 영화 중 수상에 성공한 것은 <과거, 현재 그리고 그때 (나나)>가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것뿐이다.
로카르노 필름 페스티벌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그리움은 복수처럼 반드시 되갚는 것>은 2021년 수상이므로 위의 표에서 제외했다.
3. 상영관 산업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에도 상당수 상영관들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문을 닫았다. CGV 인도네시아에서 관련 자료를 제공해 주어 좌석 숫자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다.
<표 5> 인도네시아 전국 상영관 현황https
상영관 브랜드 | 상영관 | 스크린 | 좌석 |
시네마 21(Cinema XXI) | 227 | 1,220 | 195,326 |
CGV 시네마스(CGV Cinemas) | 71 | 408 | 68,949 |
시네폴리스(Cinepolis) | 62 | 304 | 42,661 |
뉴스타 시네플렉스(NSC) | 26 | 55 | 10,189 |
플래티넘(Platinum) | 10 | 34 | 6,071 |
무미막스(Movimax) | 3 | 12 | 1,366 |
플릭스(Flix) | 4 | 26 | 2,827 |
꼬타시네마(Kota Cinema) | 6 | 21 | 3,657 |
다코타(Dakota) | 4 | 14 | 2,315 |
기타 독립영화관 | 15 | 55 | 8,918 |
계 | 428 | 2,149 | 342,279 |
* 출처: CGV 시네마스 제공
과거 전체 스크린의 80% 이상 차지했던 시네마 21(Cinema XXI)의 시장점유율은 CGV와 시네폴리스(Cinepolis)가 시장에 진입한 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스크린 수 기준 과반이 넘는 57%의 점유율을 보여 여전히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현지 부동산재벌 리포그룹(Lippo Group)의 시네막스(Cinmax)를 인수한 시네폴리스(Cinepolis)는 3위 사업자로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리포그룹 소유 몰에 상영관을 늘리면서 2위 사업자 CGV 시네마스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CGV가 수입하는 한국영화들을 전혀 받지 않는 시네마 21에 비해 시네폴리스와 또 다른 부동산재벌 아궁스다유그룹(Agung Sedayu Group) 소유로 자카르타에서 상영관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는 플릭스(Flix) 체인은 CGV 수입영화를 받아 상영하는 등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 2020년 1월 22일 자 인터넷 매체 인두스트리꼰딴지(industri.kontan.co.id)에 따르면 2019년 말 전체 상영관은 405개, 스크린은 2,051개라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를 기준하면 지난 3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전국 상영관은 23개, 스크린은 98개 증가했다.
4. 디지털 온라인 영화시장
가. 인도네시아 OTT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 환경
현재 인도네시아에선 열 손가락에 꼽을 만한 다수의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그중 4강을 뽑으라면 단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뷰(Viu), 비디오(Vidio)를 꼽는다.
<그림 5> 인도네시아 OTT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4강 현황
이들 4개 서비스 외에 로컬 지상파 방송국을 모체로 한 RCTI+, 비젼플러스(Vision+), 중국 텐센트 그룹의 위티비(WeTV) 등도 있지만 이들은 좀 더 로컬 콘텐츠나 드라마에 최적화되어 있다.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나 오랫동안 현지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아 오다가 2020년 6월에 이르러서야 국영통신업체 텔콤의 인터넷서비스 차단조치가 종료되며 정상적인 사업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2020년 2월 265만 명이던 가입자가 2021년 11월 570만 명으로 늘어났다가 2022년 10월엔 1,130만 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엠텍그룹(Emtek Group) 소유 로컬 OTT인 비디오(Vidio)는 2020년 2월 873명 가입자로 업계 3위에서 2021년 11월 1,910명으로 급성장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서더니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2022년 10월엔 2,770만 명까지 늘리며 업계 1위에 등극했다.
한편 2016년부터 꾸준히 인도네시아 가입자들을 늘려온 대만 OTT 뷰(Viu)는 현재 1,040만 명, 2020년 9월 인도네시아에 상륙한 디즈니플러스는 280만 명으로 각각 업계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이들 서비스 모두 코로나가 발생하고 그 심각성이 대체로 유지되던 2020~2021년에 비해 코로나 팬데믹 끝물인 2022년에 더욱 크게 가입자가 증가했는데 이는 사용자들이 그사이 OTT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사용에 더욱 익숙해졌고 경제회복 추세에 힘입어 수입, 구매력 등도 함께 늘어나 몇몇 OTT 서비스의 회비 및 강딥비 정도를 동시에 지불하는 것이 가능해졌음을 시사한다.
나. OTT별 2022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유통 현황
<표 6> OTT별 2022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유통 현황
OTT 서비스 | 제작/ 유통 편수 |
주요 오리지널 콘텐츠 내용 |
넷플릭스 | 2 | <복사기>, <빅 포(The Big 4)> |
프라임비디오 | 7 | <과거, 지금 & 그때 (나나)>, <장모와 며느리(Mertua vs Menantu> 등 |
비디오 | 1 | <춤추고 싶어(DJS the Movie: Biarkan Aku Manari)> |
비오스꼽온라인 (Bioskop Online) |
5 | <자카르타 vs 전원(Jakarta vs Everybody)>, <사랑주식회사의 아리니(Arini by Love Inc.)> 등 |
겐플릭스(Genflix) | 5 | <양보(Menyerah)>, <파도(Ombak)> 등 |
클릭필름(KlikFlim) | 9 | <깜보자꽃(Kambodja)>, <쓴 커피(Kopi Pahit)> |
막스스트림 (Maxstream) |
4 | <원더키드 라시야(Rasyah The Wonder Kid)>, <게임 속 사랑(Love in Game)> 등 |
티켓닷컴 (Tiket.com) |
1 | <포박된 영혼(Sukma Terbelenggu)> |
기타 | 1 | <감미로운 대화(Melodialog)> |
넷플릭스보다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유통된 콘텐츠들이 더 많다는 점과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영화가 없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비디오를 비롯한 로컬 OTT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밍된 작품들은 <포박된 영혼> 단 한 편을 제외하곤
모두 드라마 장르다. 대체로 저렴한 제작비의 영화들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다. 비디오(Vidio)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 연구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프리미엄 비디오 서비스 로컬 기업인 비디오(Vidio)가 인도네시아 국내시장에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을 스트리밍 총 시간에서 아득히 앞지르는 현지 최대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위의 표에서 2022년 제작된 비디오의 오리지널 영화 콘텐츠가 단 한 편인 것은 비디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이 드라마 등 영화 이외의 것에 더욱 치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비디오의 CEO 수탄토 하르토노는 2022년 10월 18일(화) 인터뷰에서 비디오가 미디어 산업과 콘텐츠 제작의 오랜 경험을 통해 로컬 콘텐츠를 선호하는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해당 수요를 충족시킬 역량을 함양해 왔음을 강조했다.
프리미엄 OTT 플랫폼들의 콘텐츠 트래픽이 모든 이동통신기업들의 통신부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OTT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되어 있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광고나 구독 측면에서 사업적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탄토는 콘텐츠 소비시장 규모가 특정 플랫폼이 독점하기엔 너무 큰 파이이므로 로컬 제작된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에 대한 관객 수요가 반드시 있으리란 부분에 착안했다고 한다. 그는 OTT 시장이 승자독식의 싸움터가 아니며 최소 3-4개의 다국적 플랫폼들과 한 개 이상의 로컬 플랫폼이 함께 파이를 나눌 수 있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한편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가 영화와 오리지널 시리즈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비디오는 스포츠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어 2022년 10월 가입자가 2.8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여 과연 비디오가 인도네시아 OTT시장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느냐는 논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는 인도네시아에서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디오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영국 프리미어 리그 세 개 시즌과 2022 피파 월드컵, 포뮬러원, NBA, UEFA 챔피언스 리그, 여성 테니스 협회, 인도네시아 농구 리그 등 여러 스포츠 경기 방송권을 확보했다.
비디오가 중점을 두고 있는 세 부류의 시청자 블록은 TV 시청자, 로컬영화 관객, 스포츠 관객들이다. 비디오가 확실히 이들 세 카테고리에서 OTT 부문의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헐리우드 영화, 한국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인기있는 신규 콘텐츠들 역시 당연히 확보하고 있다.
수탄토는 인도네시아 콘텐츠 제작시장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지만 한국, 일본같이 이미 선진화된 국가들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뒤떨어졌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규모도 커지면 훨씬 큰 예산을 투하한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게 될 텐데 그 제작비 규모가 현재 선진국 콘텐츠 제작사들의 제작비에 필적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5.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특기사항
가.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으로 호전된 영화제작비 조달상황
영화제작자들은 2022년 영화제작비 조달환경이 근래 최고라고 평가한다. 크게 늘어난 관객수 영향도 있다. 관객들이 영화를 봐주지 않으면 영화제작비 회수는 요원할 뿐이다.
영화제작자 파울 아구스타(Paul Agusta)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한 OTT 서비스 플랫폼들이 영상 미디어 산업을 주도하는 상황을 최근 영화제작환경이 크게 개선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스트리밍 서비스되는 양질의 콘텐츠들이 인도네시아 영화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렸고 관객들도 로컬 콘텐츠의 달라진 수준을 이제 분명히 알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제작사 또바 드림스(Toba Dreams)의 베니 스티아완(Benni Setiawan) 대표도 영화산업의 제작비 조달상황이 호전되었다는 사실이 웹시리즈 콘텐츠를 촬영하는 데에 배당된 시간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한다. 예전엔 사흘 안에 현재 한 개 에피소드를 찍도록 독려당한 것에 비해 이젠 5~6일이 할당되면서 시간적으로 매우 여유로워졌다.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웹시리즈의 퀄리티에 보다 만전을 기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이끌었다. 하나의 결과물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쓰자 자동적으로 퀄리티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밀려들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을 뿐 아니라 현지 영화사들이 외국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와 경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그 결과 퀄리티가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OTT 플랫폼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에도 이미 감지되고 있었으나 한 해 100편 전후의 영화를 제작하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서 제작비 조달이 쉬운 OTT 오리지널 제작으로 몰릴 경우 상영관 스크린에 오를 로컬영화 숫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한국의 스크린쿼터제와 비슷한 규정을 가지고 로컬영화 상영비율을 어렵사리 지키고 있던 로컬 제작 영화들이 OTT 쪽으로 과도하게 몰려가면 오프라인 상영관에서 로컬영화 비중 60%의 스크린쿼터를 과연 지켜낼 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다행히 2022년 로컬영화들이 스크린에서 크게 선전하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흥행하고 있어 우려했던 신작영화들의 OTT 쏠림현상은 아직 크게 문제가 될 수준엔 이르지 않고 있다.
나. 인도네시아 수퍼히어로 영화의 불투명한 미래
2022년 인도네시아 수퍼히어로 세계관인 사트리아 데와 스튜디오의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Satria Dewa:Gatotkaca)>와 부미랑잇 유니버스(Bumilangit Universe)의 두 번째 영화 <스리아시(Sri Asih)>가 상영된 후 2023년 3월 세 번째 영화 <피르고와 스파클링스(Virgo & the Sparklings)>가 개봉했다.
‘피르고’는 영어로 ‘버고’라고 읽히는 virgo, 즉 ‘처녀자리 성좌’의 인도네시아식 발음이고 이 영화에서는 불을 다루는 주인공 수퍼히어로 리아니(Riani)가 속한 밴드의 이름이기도 하다. 리아니는 밴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능력을 다스리고 발휘하는 훈련을 거친 후 어둠의 세력과 흑마술을 세상에 퍼트리는 상태 밴드 스콜피온 시스터스(Scorpion Sisters)와 싸운다.
수퍼히어로 리아니는 1973년 얀 미타가라(Jan Mintagara)의 만화에서 탄생했고 이후 2017년 아니사 니스피하니(Annisa Nisfihani)와 엘리 고(Ellie Goh가)의 동명 웹툰을 기반으로 영화가 제작되었다.
영화의 분위기는 부미랑잇 유니버스의 전작 <군달라)(2019)와 <스리아시>(2022)가 비교적 고독하고 우울한 캐릭터의 수퍼히어로를 선보인 것과 달리 포스터에서부터 통통 튀는 신세대의 젊음을 보여준다. 물론 영화 자체는 그런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림 6> 부미랑잇 유니버스 수퍼히어로 영화
하눙 감독은 같은 해 후반기에 <7번 방의 선물> 리메이크가 크게 성공하며 로컬영화 흥행순위 3위에 올라 어느 정도 체면을 회복했으나 바로 위인 흥행순위 2위에 조코 안와르 감독의 호러영화 <사탄의 숭배자 2: 커뮤니언> 640만 관객에 눌려 이래저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실제로 치명상은 입은 것은 인도네시아의 수퍼히어로 장르 자체였다.
양쪽 스튜디오의 최근작들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흥행에 대실패하면서 후속편 제작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부미랑잇 측은 <스리아시> 영화 말미 쿠키 영상에 또 다른 수퍼히어로 고담(Godam)을 잠시 보여주며 후속작을 예고했는데 약속된 후속작이 제때 나오지 않을 경우 큰 그림을 그리며 시작한 인도네시아의 로컬 수퍼히어로 장르는 부득이 잠시 휴지기를 갖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림 7>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
다. 촬영장 성희롱
2022년 2월 1일(화) 유명 여배우 수사 사메(Susah Sameh)가 자신의 성희롱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인도네시아 영화계에 촬영장 성희롱 문제가 또 다시 불거져 나왔다. 이미 적잖은 선례가 있었다.
그녀는 <친애하는 나단에게: 고마워 살마(Dear Nathan: Thank You Salma)> 촬영장에서 6~7명의 남성 크루들이 공개적으로 휘파람을 불며 집단 희롱하는, 이른바 캣콜링(catcalling)을 당했다.
성적인 의도를 담아 상대방을 희롱하는 캣콜링은 언어성폭력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 직속 여성인권위원회는 일찍이 성적 협박, 강제 결혼, 강간, 성희롱, 매춘강요, 성착취, 강제 임신 강제 낙태, 피임과 불임수술 강요, 성적 학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처벌, 유해한 성적 관행, 여성차별, 성차별적 규정을 통한 성적 통제 등 15개의 형사적 성범죄를 규정한 바 있다.
수사 사메의 발언은 촬영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성희롱 문제를 대중에게 드러낸 몇 안되는 경우 중 하나다. 유사한 피해경험을 토로한 다른 여배우들로는 미안 티아라(Mian Tiara), 한나 알 라시드(Hannah Al Rashid) 등이 있다.
촬영장에서 성희롱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장시간 촬영이 진행되면서 배우와 스탭들이 귀가하기 어렵게 만드는 환경이다. 자카르타 예술대학교(IKJ) 영상학부 사트리오 빠뭉카스(Satrio Pamungkas) 교수는 수개월 간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영화판에 매달리다 보면 심리적으로 피로가 쌓이고 같은 사람들을 매일 보다 보니 이른바 ‘찐록’(cinlok-cinta lokasi)이라 부르는 촬영 관계자들 간의 연애감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찐록’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감정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합의되지 않은 욕망 표출로 물의를 빚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영화산업 구성원의 압도적 주류가 남성들이어서 여성들이 성적 대상화되기 쉬운 환경도 성희롱 문제를 악화시킨다.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보편적 인식은 비단 영화판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스탭들 대부분이 남자인 상황에 예쁜 여배우나 여성 스탭이 한 명 끼어 있으면 성적 대상화의 피해자로 전락하기 쉽다. 특히 배우와 스탭들이 친밀한 관계에서 며칠씩 합숙하며 지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거기 속한 여성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성적대상화 또는 성희롱하는 문제가 쉽게 벌어진다. 더욱이 제작자나 감독은 대개 남자들이고 여자들은 배우나 스탭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거기서 만들어진 서열과 권력 관계, 고루한 남성우월의식이 촬영장 성희롱의 토양이 된다.
이외에도 남성들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는 촬영장에서 여성 예술인들의 안전이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 기본적으로 직업적 영화산업 종사자들 사이에 성인지 감수성이 대체로 크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엔 남성들도 촬영장 성희롱 사건의 희생자가 되곤 한다.
마리아나 여성인권위원장은 촬영장 성희롱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의 직업윤리강령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인 직업윤리강령은 예술인들의 표절을 금지하거나 영화작품의 검열을 의무화한 규정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러한 논란은 FFI 2021를 휩쓴 화제작 <복사기(Penyalin Cahaya)>의 크루 한 명이 연루된 성희롱 사건이 드러나면서 새삼 다시 촉발되었다. 해당 가해자는 과거에도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는 성폭력 성향을 가진 인물이 현장에서 영원히 퇴출되지 않는 한 촬영장 성폭력 문제는 얼마든지 반복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영화를 제작한 레카타 스튜디오(Rekata Studio)와 까닝아 픽쳐스(Kaninga Pictures)는 2022년 1월 10일(월) 공식성명을 통해 고발인의 명예를 존중하는 차원의 조치로서 가해자의 이름을 영화 <복사기>의 엔딩 크레딧에서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영화 속에서 여성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어온 기나 S. 누르(Gina S Noer) 감독은 이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소설미디어에서 “영화 종사자들의 근로 표준, 영화제작사 또는 영화계 차원의 민원창구, 피해자에 대한 법적, 심리적 지원방안과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혐의가 벗겨질 경우 신속한 명예회복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촬영장 성희롱 문제를 다룰 영화산업 윤리위원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6. CGV 인도네시아 인터뷰
2023년 2월 중순 CGV 인도네시아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현황과 2023년 전망과 관련해 현지 일선 영화산업 종사자의 직접적인 견해를 물었다. 답변지를 작성해 준 사람은 CGV 인도네시아의 김형동 부장이다.
질문: 2022년 로컬영화들 중에는 600만 명 전후 관객이 든 영화 두 편, 천만 관객 영화 한 편 등 크게 흥행한 영화들이 세 편이나 쏟아져 나왔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등 수입영화들도 적지 않은 관객이 들었을 텐데 2022년 CGV 인도네시아의 성적은 어땠나요? 전반적인 관객 추이와 올해 예상/목표도 알려주세요.
답변: 22년도는 방역규제 완화에 따라 다시 일상이 시작되며 소비심리도 회복세를 보였고 극장 방문관객수도 예전 수준을 회복되었습니다. 그동안 상영을 미뤘던 로컬 기대작들이 이 기간에 모두 상영되고 그중 흥행작들이 나오면서 2022년도 회복 속도에 가속도가 붙은 것 같습니다.
CGV는 2022년에 1,600만명 관객이 유입되어 2019년 대비 73%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순이익도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 5월 이둘피트리 기간에 역대 최고 흥행작인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이 회복세를 주도하면서 그달에만 전국 추정 1,895만 명, CGV 380만 명의 역대 최고 관객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들은 1백만 관객 이상의 영화가 11편에 불과해 같은 기간 로컬영화 14편보다 적었습니다. 이례적인 일입니다.
2023년에는 2019년의 90% 수준까지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질문: 상영관 및 스크린 현황에 대한 공식 통계는 2019년 말에서 멈춰 있습니다. CGV의 현재 영화관, 스크린 수는 얼마인가요? 인도네시아 전체 상영관 산업의 규모는 위의 수치에 비해 크게 변동했나요? CGV 인도네시아의 올해 상영관 신설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답변: 올해는 보수적으로 상영관 신설을 위한 투자계획을 세웠습니다. 4개 관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질문: 영화티켓 가격에 대한 의견과 정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튜디오 종류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고 지방이나 외곽지역은 아직도 3만5,000 루피아(약 3,000원)짜리 티켓도 있지만 시내 상영관 2D 일반 스튜디오 주말 기준 시네마 21은 8만5,000 루피아(약 7,500원), CGV는 7만5,000 루피아(약 6,600원)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대략 한국 영화티켓 가격의 50% 전후까지 올라온 것 같은데 티켓 가격이 관객수에 영향을 미칠까요?
답변: 인도네시아 극장의 경우 지역별, 극장별, 영화별로 가격책정이 탄력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아무래도 한번 가격을 정했다고 해서 그 가격으로 일년 내내 고정되진 않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상영관들이 성수기에 흥행 콘텐츠의 티켓 가격을 올려 매출을 늘리고 비수기에는 거꾸로 가격을 낮춰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1위 사업자 시네마 21의 가격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CGV를 비롯한 다른 브랜드 극장들이 시네마 21의 가격을 맞춰 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영화티켓 가격이 전체적으로 소폭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더 큰 폭으로 올리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가격경쟁이 치열하므로 어느 한쪽이 큰 폭으로 티켓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질문: 차제에 CGV의 스튜디오 타입 별 관객수를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최소한 특수상영관 중 가장 인기있는 스튜디오 타입은 어떤 것인지? 스튜디오 별 관객수에 대해 CGV가 분석한 내용이 있는지?
답변: 2D 일반 고객은 연간 1,300만 명 정도이며, 골드클래스, 침대형 좌석관 등 좌석특화관이 60만 명 정도입니다. 좌석특화관 중에선 소파 형태의 좌석이 설치된 골드클래스 상영관이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질문: 인도네시아 로컬영화에 대한 질문입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영화제작 추세에 대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편수, 장르, OTT 지향성 등에 대해)
답변: 22년 기준으로 CGV가 상영한 로컬영화는 96편 정도입니다. 2019년에는 133여 편을 상영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다른 국가에 비교해 적지 않은 숫자의 영화제작과 극장상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3년도에도 100편 이상 상영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단지 질적인 부분에서 예를 들어 호러 장르 영화가 한번 크게 흥행하면 해당 장르의 유사한 영화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관객들이 식상하여 트랜드가 시들해지고 관객수도 저조하게 돌아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OTT의 경우 코로나 이전보다는 로컬영화사들이 제작하는 물량이 늘고 있지만 극장용 영화제작은 별도의 분야여서 활발한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극장용 영화제작 편수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질문: 로컬영화들 중에는 <다누르> 계열의 영화들, <군달라>, <스리아시> 같은 부미랑잇 유니버스의 수퍼히어로 영화처럼 특정 세계관을 구축한 영화들도 있고 비록 폭망했지만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 같은 영화들도 있습니다 <사탄의 숭배자(Pengabdi Setan)>도 해당 세계관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별 영화들보다 특정 세계관을 구축한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꽤 좋은 흥행성적을 보인 것 같은데 CGV의 평가는 어떤가요?
담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제작 장르를 확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작환경과 기술력의 한계가 분명하고 인도네시아 관객들이 헐리우드 수퍼히어로 프랜차이즈 영화에 익숙해져 눈높이가 높아져 로컬 수퍼히어로 영화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러 장르 영화들은 해당 장르의 역사가 긴 만큼 축적된 스토리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관 확장, 유능한 감독들의 탄생 등을 기대하며 향후 흥행 가능한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질문: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고 해서 꼭 흥행성이 있는 건 아닙니다. CGV가 상영영화를 결정할 때 영화제 수상여부도 선정기준에 포함되나요? 인도네시아 영화제(FFI) 자체, 또는 그 수상내용에 대해 코멘트 하실 부분 있으신지요?
답변: 영화제 수상여부를 특별히 상영기준으로 삼진 앉습니다. 단지 영회제 수상 로컬영화들은 상영의뢰가 있을 경우 그중 일부만이라도 상영하고 있습니다. 영화제 자체에 대한 별도 코멘트는 없습니다.
질문: 한국영화 리메이크들은 <베바스>, <스위트20>, <7번방의 선물> 등 꽤 성적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헬로고스트>는 아직 개봉 소식 없지만요. (제작하지 않기로 한 건 아닐까요?) 추가적인 한국영화 리메이크 소식이 있나요? 현재까지의 성적을 보면 한국영화 리메이크들이 꽤 흥행해서 로컬 영화제작사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질 것 같은데요.
답변: <헬로 고스트>는 2023년 상영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제작사의 경우 한정된 스토리에 능력있는 시나리오 작가들 절대 숫자도 적어 신선한 스토리를 가진 해외 영화들을 리메이크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이고 특히 인도네시아 관객들의 취향에 맞는 드라마, 코미디 장르의 리메이크가 지속적으로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산업은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 2022년 전례 없이 제작비 조달이 호황을 맞았다고 합니다. 스크린 영화에도 그런 분위기가 읽히나요? 인도네시아 로컬영화들의 수준이 향상되었다고 보시나요? 그렇다면 특히 어떤 부분이 그럴까요?
답변: 영화 편당 제작비를 정확히는 알 수는 없으나, MD 픽쳐스, 팔콘 픽쳐스, 스타비젼, 라삐필름(Rapi Film) 등 전통적인 대형 스튜디오 중심으로 제작투자 증가과 퀄리티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영화 흥행을 위한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영화제작 자체에 투자되는 비용 이외에 붐업을 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추세는 결과적으로 잘 만든 작품조차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스크린에서 조기에 내려야 하는 경우를 낳습니다.
아직 제작사들의 영화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어서 마케팅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영화의 품질은 향상되지만 관객을 극장으로 유도하는 활동이 부족해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질문: 인도네시아에서도 스크린 쿼터 비슷한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제도와 관련해 CGV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모든 영화의 전체 상영횟수 중 로컬영화 상영회수를 퍼센트로 따지는 방식인가요?
답변: 과거에 수입된 스크린쿼터 제도가 있지만 현재는 정부에서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로컬영화에 이미 적정 수준의 관람객들이 유입되는 중이고 극장들이 특별히 로컬영화를 일부로 스크린에 걸지 않는 일은 없기 때문에 당국이 특별히 제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최근 자카르타포스트 영화평론을 보면 헐리우드 영화 <바빌론>의 경우 영화검열위원회(LSF)를 거치면서 영화를 완전히 망쳐 놨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영화검열, 관객연령제한 등이 상영관 산업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나요? 혹시 불만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인도네시아의 종교와 관련된 검열이 이루어지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문화적 논란이 되거나 곤란한 이슈가 될 장면을 잘라내는 것과 같은 성격이라 보고 있습니다. 단지 관객연령제한은 유입관객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므로 당국의 보다 신중한 심의와 판단이 필요합니다.
질문: 한국영화에 대한 질문입니다. 2022년 CGV 시네마스에서 상영한 한국영화 목록과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답변: 전국 CGV에서 총 18편이 상영됐습니다.
질문: 한국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등에서 선전하는 상황이 극장영화에도 영향을 주었나요?
답변: OTT 드라마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이 많이 관람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극장영화의 경우 아이돌이 출연하는 경우에만 관객이 좀 더 유입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를 객관적 수치로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질문: 한-인니 영화페스티벌은 지난 2-3년간 아마도 팬데믹 영향으로 그리 대대적이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올해 계획은 어떤가요?
답변: 올해는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아 좀 더 영화 편수를 늘리고, 상영지역을 늘리려고 한국문화원과 협의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습니다.
질문: 현지 영화발전 또는 한국영화 소개를 위해 CGV가 하고 있는 특별한 활동이 있나요?
답변: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들을 볼 수 있도록 여러 채널을 통해 배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상영 숫자를 조금 더 늘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문화원과 함께 한-인니 영화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고 로컬 영화제작사들과 미팅하면서 리메이크 가능한 한국영화를 주선하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질문: 올해 한-인니 수교 50주년에 즈음해 CGV의 특별한 이벤트 계획이 있나요? 올해 이와 관련해 독립전쟁 당시 공화국 유격대원 양칠성 영화를 찍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는데 혹시 대사관이나 한인회의 수교 50주년 기념사업 중 영화관련 기획(특히 영화제작 부분)이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답변: 해당 정부행사 민간위원으로 박정신 법인장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질문: 한국 콘텐츠, 특히 드라마, 영화, 음원, 웹툰 등에 대한 현지 불법 사이트들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부분에 대해 CGV에서도 특별한 인식이나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요?
답변: 정부 차원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제재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극장사도 제작사와 함께 불법 컨텐츠 이용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7. 나가는 글
2022년 인도네시아에서 상영된 한국영화와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KIFF), 한국영화 현지 리메이크 상황 등은 지난달 별도 정리하여 보고한 바 있으므로 본 보고서에서는 생략했다.
2023년에 접어든 인도네시아에서는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지는 이슬람 축일 이둘피트리 연휴를 맞아 새로운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고 있지만 5월 코로나-19의 풍토병 선언, 즉 팬데믹 종료선언 계획은 아직 변함이 없다. 이젠 누구나 코로나를 독감 정도로 여기며 감염되어도 크게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 상당수가 보복적으로 극장을 찾던 2022년과는 달리 2023년에는 좀 결이 다르다. 필름인도네시아 사이트의 관객 집계를 봐도 2023년 4월 말 현재, 여전히 호러장르의 영화들이 흥행 상위 상당수를 점하고 있는 것은 작년과 유사하지만 백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황혼 무렵(Waktu Maghrib)> 한 편뿐이란 것이 작년과는 사뭇 다른 올해 분위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4월 말 현재 OTT 오리지널 콘텐츠 9편을 포함한 47편의 로컬영화가 이미 개봉 또는 프리미어 스트리밍되었고 이중 4월 19일 이둘피트리 휴무 개시와 동시에 극장개봉한 MD 픽쳐스의 호러영화 <세우디노(Sewu Dino)>, 팔콘픽쳐스의 위인전기영화 <부야 함카(Buya Hamka)>가 일주일도 채 안되어 각각 87만 명과 55만 명의 관객을 모아 두 편 모두 조만간 백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나올 좋은 영화들이 최소한 2022년 수준의 영화흥행을 주도할 것이라 기대한다.
올해 극장용 영화들과 OTT 영화들이 영화제작 부문에서 인력과 장비 등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여 어떤 상호작용을 하게 될지를 보면 영화산업의 근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 같다.
(이상)
참 고 문 헌
인터넷 사이트
필름인도네시아 https://filmindonesia.or.id/
인터넷 기사
‘FFI 2022 daftar pemenang’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
‘FFWI 2022 daftar pemenang’ 리뿌딴으남, https://www.liputan6.com
‘Film Indonesia di festivla film luar negeri’ 타임스꾸빵, https://timexkupang.fajar.co.id/
‘Jumlah Bioskop 2020‘ 인두스트리꼰딴, https://industri.kontan.co.id/
’golden era with streaming boom’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
‘pelecehan di industri film’ CNN인도네시아, https://www.cnnindonesia.com/
‘vidio pengguna aktif terbanyak’ 리뿌딴으남, https://www.liputan6.com/
‘virgo and sparklings’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
문서
CGV 인도네시아 서면 인터뷰 (2023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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