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베트남

‘베트남어’라는 것.

beautician 2015. 1. 14. 23:52

 

 

작년 3월부터 문법책을 조금씩 보긴 했지만 베트남어를 본격적으로 해보겠다고 든 것은 지난 11월초. 결국 달랑 2개월 동안 열심히 들여다 본 셈이고 아직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면서 베트남어가 이렇다 저렇다 애기할 단계가 아닙니다. 누군 베트남어를 배우려면 빨리 여자친구부터 사귀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얘기는 20년 살았던 인도네시아에서도 수없이 들었던 얘기이고 설령 여자친구를 사귄다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 얼마나 수준높은 현지어를 배울 수 있을지는 대체로 비관적입니다.

 

말이 안통하니 계약서나 도로의 간판들, 안내문들을 교과서 삼아 단어를 외우고 해석도 하려 들었지만 그 발음문제에 있어서는 내 머리속에서 형성되는 베트남어의 체계와 실제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발음의 괴리는 점점 더 커집니다.  그래서 베트남어를 배우기 시작한 초창기에 발견되는 특이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적어 봅니다. 이걸 반년 후 또는 일년 후에 다시 읽어 볼 때 내가 왜 저런 것도 모르고 있었을까 생각하는 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특이사항들.

 

1. 베트남어의 a발음이 아니라 실제로는 발음에 가깝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한양을 발음하라 해보면 햰얭정도로 발음하는 것 같다.

 

2. ng로 끝나는 말은 m으로 들린다 – Khong이 아니라 이다. Trong long은 쫌라움으로 들린다 à 방금 전 홍빛나쌤의 유튜브강의를 들어보니 o 모음 뒤의 ng 만 그렇게 된단다.

 

3. 그런데 KH발음보다는 에 가깝게 들린다. – 그러니 Khong이 아니라 이다.

 

4. C로 끝나는 말은 p로 들린다 – hoc이 아니라 으로 들린다. -> 어쩌면 얘도 o 모음 뒤에 있어서 그렇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5. t로 끝나는 말은 k로 들린다 – giam sat쟘삿이 아니라 잠샄으로 들린다. Vat va밧바가 아니라 박바로 들린다.

 

6. n으로 끝나는 말은 ng로 들인다 심심해요의 buon chan부온짠이 아니라 부옹짱으로 들린다.

 

7. 흔히 같다는 뜻으로 쓰이는 giong nhau는 한국인들이 많이 발음하는 용냐우도 아니고 굥냐우는 더욱 아니고 영어 z 발음에 가까운 졍냐우에 가깝다. à 홍빛나쌤 강의에 따르면 원래 gi로 시작하는 단어는 발음으로 시작된단다. 아하.

 

8. day더이가 아니라 저이일 듯 한데 사실은 이여이라고 읽는 모양이다. 연을 날린다는 뜻의 Tha dieu D 발음은 가장 불가사의하다 à 홍빛나쌤은 여이가 호치민쪽 방언이라고 하더군.

 

 

암튼 이런 모든 것을 감안해 내가 베트남어로 무슨 말을 하든 여전히 베트남사람들은 절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이게 정상인가…?

 

 

2015. 1. 14.




홍빛나쌤



'베트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어가죽 전문점  (0) 2015.03.06
숙소  (0) 2015.03.06
악어낚시  (0) 2014.12.21
[스크랩] 배워가면 유익한 베트남어^^  (0) 2014.11.26
스콜 피하는 사람들  (0) 201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