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도네시아 기사번역

중국 인력 넘쳐나는 술라웨시 니켈광산들

beautician 2022. 11. 4. 14:48

니켈광산현장에 중국인 근로자들이 넘쳐나는 이유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중국인 근로자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니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연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이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아니라 중국인 수입 노동자들이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숩 깔라(Jusuf Kalla – 이하 JK) 전부통령도 같은 말을 했다. 인도네시아 니켈광산산업이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현장근로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니켈 광산은 인도네시아 것인데 일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중국인들입니다. 현장 광부들부터 용접공까지 전부 다요.” 지난 주 자카르타 소재 캠핀스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깔라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JK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루훗 빈사를 빤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JK의 해당 발언을 일축했다. 니켈 광산 현장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2014년 초창기 건축 붐이 일어나던 시기엔 그랬습니다만 지금은 인도네시아인 근로자들이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이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는 독자들의 몫이다.

 

니켈광산분야만 떼어놓고 공식 통계를 들여다보면 해당 산업에 투입된 인력을 총 2만4,745명이고 이중 3,054명이 외국인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들 외국인들도 모두 중국인이란 뜻은 아니다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 에너지 워치(Energy Watch)의 마밋 스티아완(Mamit Setiawan) 대표는 인도네시아 니켈광산 현장에 중국인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니켈광산산업의 최대 투자자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중부 술라웨시의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인더스트리얼 파크(PT Indonesia Morowali Industrial Park-IMIP)와 동남부 술라웨시의 버츄얼 드래곤 니켈 인두스트리(PT Virtue Dragon Nikel Industri-VDNI) 등 최소 두 개의 대규모 중국회사가 인도네시아 니켈광산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마밋은 니켈광산현장에 중국인들이 인도네시아인 근로자들보다 많다는 유숩 깔라의 발언에 대하 상당히 다른 각도의 시각을 피력했다.

 

그는 10월 31일 CNN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 중국인 인력이 더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자금을 들고 들어와 투자하는 중국 회사가 스스로 적절하다고 여기는 정도의 자국인력을 스스로 조달해 데려올 정도의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느냐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련기술은 아무래도 인도네시아인들에 비해 중국인 근로자들이 더 익숙하므로 현장에서 중국인 인력을 배제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국인 투자회사가 데려온 중국인 인력들은 기계설비를 운용하는 필수직종이거나 기술직 인력들이며 일반직 노동자들은 인도네시아인들을 더 많이 고용한다는 것이다

 

“중국인 일반 노동자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들도 자체적으로 적지 않은 규모의 현지 인력들을 이미 고용하고 있습니다. 제련소 인근 지역을 둘러보면 경제가 크게 살아난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현지 지역사회들도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시민단체 대표답지 않게 마밋은 중국회사들이 중국인 인력을 데려오는 것에 대해 매우 호의적으로 보였다.

 

인도네시아 광산전문가협회(Perhapi)의 리잘 까슬리(Rizal Kasli) 회장은 중국인 인력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 해당 기업이 투자협의와 허가를 진행할 당시 정부가 서명한 허가 및 업무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광산산업은 다운스트림 측면에서 특히 제련소 건설 단계에 더 많은 중국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구도다. 이는 니켈광산산업의 제련소 건설이 대부분 턴키 방식으로 체결되는 특성상 해당 단계에서 중국 회사가 압도적 숫자의 중국인 인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리잘은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광산 테크놀로지 면에서 크게 낙후되어 있는데 그것은 최근까지도 인도네시아가 니켈을 제련하지 않은 원석 상태로 수출해 왔다는 점에서도 입증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는 이른바 ‘스멜터(smelter)’라 부르는 제련소를 만들어 니켈 광석을 우선 처리해 중간상품으로 만들어 수출하고자 정책을 바꾸어 2014년 1월부터 강행했는데 이를 위해 외국자본이 투자하면서 자국으로부터 많은 인력을 데려와 결과적으로 해당 투자의 상당액을 조기에 본국으로 회수해 가는 모습은 그리 낯선 방식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제련기술이 크게 낙후된 상황에서 해당 기술을 가진 중국회사가 자본과 인력을 가지고 들어와 투자액 일부를 자국 인력 인건비 명목으로 우선 회수하는 것인데 이는 당국이 공식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일단 제련소건설이 완료되면 거기 투입된 외국인 인력 대부분은 귀국하고 그 자리를 인도네시아인들이 채우는 식으로 니켈광산산업 인력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리잘은 지적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노동부에서 제련소 인력현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된 외국인력들이 합법적인 자격을 갖추었는지, 혹시 관광비자를 사용해 들어와 일하는 것은 아닌지 분명한 확인이 필요하며 이외에도 허락되지 않은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것은 아닌지, 허가된 체류기간을 넘긴 것은 아닌지,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즉시 관리 주체가 이관되도록 정부가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감독이 없다면 중국인 기술인력들의 귀국여부, 해당 업무를 인도네시아인이 승계했는지 여부를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당국이 특정 프로젝트에 있어 허가 가능한 외국인인력 비율을 정하는 규정이나 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그 비율을 매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리잘은 해외투자가 개방된 모든 산업부문에 있어서 국산자재사용비율(TKDN)에 대한 분명한 정책을 정부가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국산자재사용비율이 정해지면 해당 비율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그 비율이 높아지는 방식이어야 한다. 노동력을 ‘자재’라고 표현하긴 곤란하지만 외국인 투자업종, 예컨대 니켈 광산산업에 투입되는 인도네시아인 노동력의 비율도 매년 높아져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가 획득하는 외환수입도 매년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보소와 코포레이션(Bosowa Corporation)을 통해 니켈 제련사업에 뛰어 들겠다는 JK의 사업계획에 대해 리잘은 보소와가 이미 다양한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부문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부 인도네시아 인력만을 사용하겠다는 JK의 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자금이나 기술력 면에서 민간회사 또는 해외회사들과의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만약 보소와가 중국과 손잡게 된다면 현재 국내 니켈광산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보소와에서도 벌어지게 될 것이다. 중국 투자자는 반드시 같은 조건을 보소와에 내밀 것이고 보고와로서는 그 조건을 받아들지 말지 결정해야 할 텐데 거절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CNN인도네시아 

https://www.cnnindonesia.com/ekonomi/20221101065101-92-867816/wajar-ramai-tka-china-di-industri-nikel-wong-investasi-dari-merek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