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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9월 보고서

beautician 2022. 10. 16. 11:26

인도네시아 출판 시장 9월 보고서

 

□ 출판계 이슈 및 주요 동향

 

ㅇ 자카르타에 마르타 크리스티나 티아하후 문학공원 개관

 

9월 18일(일) 남부 자카르타 블록엠(Blok M) 지역에 마르타 크리스티나 티아하후 문학공원(Taman Literasi Martha Christina Tiahahu)이 개관했다.

 

이 문학공원은 시내 대중교통 환승공간이자 자카르타 녹지공간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다. 원래 2021년 이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자카르타 MRT 지하철 역사의 환승구역으로 교통접근성과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한 공공장소의 개념을 통합하면서 문학공간 또는 문해력 제고를 위한 공간이란 테마를 채용했다.

 

이 곳엔 도서관시설, 어린지 광장, 힐링 정원, 원형극장무대 등이 설비되어 있고 9,170 평방미터 면적에 여섯 개의 광장이 설치되어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었고 300권 이상의 도서 컬렉션에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띠띡바짜(Titik Baca)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자카르타 주립 도서관(Perpustakaan DKI Jakarta)의 도서 컬렉션 아카이브에 자동 연결된다.

이후에는 토론장, 서점, 카페, 기도실, 사무실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개관식에 축사를 한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이 문학공원이 문학관련 이벤트들의 행사장이 되고 작가와 출판사, 일반 시민들이 만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는 이미 100년 이상 인도네시아 문맹퇴치활동의 중심지였다.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로 인식되고 있지만 자카르타는 실제 인도네시아 문학과 문해력의 중심지이기도 하며 유네스코 세계 문학도시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문학공원 이름에 달린 마르타 크리스티나 띠아하후는 암본 출신의 10대 젊은 여성 독립운동전사로 18세기 말 네덜란드군에 대항해 싸웠다. 이후 반란이 실패해 빠띠무라 등 동료들이 모두 처형당한 후 마르타는 노예가 되어 자바로 이송되다가 선상에서 사망했고 1973년 인도네시아 정부에 의해 국가영웅으로 지정되었다

 

* 출처: CNN 인도네시아 더틱닷컴

 

 

 

ㅇ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 콘텐츠 제작자 3백만 명 양성 계획

 

인도네시아 국립도서관(Perpusnas)은 콘텐츠 검색과 조회를 위해 인도네시아 원서치(Indonesia One Search – IOS)나 아이뿌스나스(Ipusnas) 같은 인기있는 디지털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여 전국 단위의 디지털 에코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도서관을 변모시켜왔고 앞으로 3백만 명의 콘텐츠 제작자들을 탄생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 국립도서관의 슬로건은 국가 디지털 에코시스템으로 도서관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3백만 명의 콘텐츠 제작자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모든 지식분야의 콘텐츠 제작자들을 지원할 것입니다.” 무하마드 샤리프 반도 국립도서관장은 서면 자료를 통해 국립도서관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립도서관의 디지털 데이터 저장기술 장착을 연구하고 협의하여 나아가 세계 대형 도서관들과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현재 가장 최우선 과제는 지식의 전수라고 보고 있다. 다양한 수준의 도서관에서 정부가 성공을 거두었는지 측정하는 척도는 가장 낮은 삶의 질을 가진 사회가 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사고의 패턴을 바꾸는 것인데 그것은 발전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고 십분 활용하는 것으로 발현된다. 테크놀로지가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국회 제10위원회 소속 뿌트라 나바반 의원은 도서관 혁신 과정 가속화를 위해 예산이 최소한으로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미래를 예견하여 선제적으로 움직인 국립도서관의 노력을 치하했다.

 

그는 국립도서관이 문맹퇴치 활동가, 문맹퇴치 커뮤니티, 지방정부 및 기타 이해 관계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당사자와 협력해야 하는 등 책임이 매우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300만 콘텐츠 제작자를 양성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디지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사회적 운동이기도 하다.

 

디지털 사회의 장점은 검색을 통해 이용자들이 반드시 늘어난다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는 또한 국립 도서관에서 찾은 소스를 자신의 콘텐츠에 표시할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인도네시아 문해력 디지털 교육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출처: 안타라뉴스

 

 

□ 출판계 인사 인터뷰

 

ㅇ 오수향 작가 인터뷰

 

소통 전문가이자 심리대화법 전문가 오수향 작가는 한국에서도 15권 가량 관련서적들을 출판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그중 ‘1등의 대화습관(Bicara Itu Ada Seninya)', '웃으면서 할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Komunikasi Itu Ada Seninya)', '모든 대화는 심리다(Seni Berbicara Tanpa Bikin Sakit Hati)' 이렇게 세 권의 책을 그라메디아 출판사 BIP 출판그룹을 통해 출간했고 이중 ’1등의 대화습관‘은 공전의 히트를 쳐 외국인 작가로서는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필자는 2022년 상반기에 오수향 작가와 여러 차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BIP로서는 극진히 모셔야 할 VIP 작가임에도 계약이나 인세정산이 그리 매끄럽지 않은 것을 알게 되어 향후 인도네시아에 도서 콘텐츠 진출을 계획하는 작가나 출판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이번 달에는 오수향 작가의 인니 진출 관련 개인적 경험을 취재하고 다음 달에는 그라메디아 BIP 측에 인터뷰 요청을 넣어 한국 및 외국 콘텐츠 번역출간과 관련한 일반 사항과 특히 오수향 작가 작품들에 대한 후속처리가 매끄럽지 않은 배경과 이유에 대한 취재를 계획하고 있다.

 

오수향 작가와의 인터뷰는 9월 15일-22일 사이 서면 인터뷰와 카톡, 보이스톡을 통한 추가 인터뷰로 이루어졌다. 다음은 서면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질문: ‘1등의 대화습관’이 그라메디아 출판사의 BIP 출판부문에서 번역본이 나와 현지에서 메가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도 120여개 그라메디아 서점과 여러 온라인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게 된 계기와 경위가 궁금합니다. 처음 이야기가 오간 후 실제로 현지에 책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도 알려주세요.

 

답변: 2016년 6월 30일 책들의정원출판을 통해 처음 국내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자기개발 분야에서 7주간 연속 1위, 종합베스트셀러 7위를 한 성적에 힘입어 2016년 11월 즈음 국내 00 에이전시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그라메디아 계열 출판사 중 하나인 BIP에 콘텐츠 수출 제안이 이루어졌고 2016년 11월 14일 계약이 성사되어 2018년 4월 30일에 마침내 현지에서 번역본 출간이 이루어졌습니다. 번역과 편집이 1년 5개월가량 걸렸습니다. 책이 현지에서 인기를 얻자 출간 2년 후인 2021년 5월 12일에는 하드커버본도 출시되었습니다.

 

계약기간은 2016년 11월 14일~2021년 11월 13일까지여서 현재 기존 계약은 일단 종료되고 재계약 체결이 합의되었는데 계약서 서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책의 성공에 힘입어 ‘웃으면서 할말 다하는 사람들의 비밀’(웅진씽크빅 리더스북 출판)도 같은 BIP를 통해 2020년 2월 3일 현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번역을 포함해 출간까지 1년 6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모든 대화는 심리다’(유노북스 출판)도 역시 1년 6개월가량의 번역 및 편집기간을 거친 후 2022년 4월 1일에 출간되었습니다.

 

문제는 첫 번째 책 재계약을 할 시점이 넘었는데 선인세 명목의 해당 계약금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계약 후 1달 이내에 무조건 계약금이 입금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인도네시아는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 분명한 설명이 없습니다.

 

‘웃으면서 할말다하는 사람들의 비밀’의 경우엔 전자책 인세는 정산하면서도 종이책 인세지급은 차일 피일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1등의 대화습관’이 전체 도서 종합 2위를 차지한 것을 알게 된 것은 현지 발간이 이루어진 지 2년 6개월 후 현지 한국 특파원의 기사를 보고 2020년11월 19일 경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단 한 차례도 인세 정산이 없다가 동 사실을 안 후 정산요청을 하자 다시 6개월 후에야 처음으로 인세 정산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라면 보통 5개월마다, 베스트셀러는 1개월 단위로 정산하는데 출간 3년 만에 저자가 직접 요청한 뒤에도 수십 차례 독촉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친 후에 인세정산을 받아 현지 출판사의 미온적이고 부당한 일처리에 몹시 실망스러웠습니다.

 

두 번째 출간한 종이책 인세도 현재 차일피일 지급을 미루고 있습니다. 재계약(계약연장) 계약금도 아직입니다. 한국 출판사라면 직접 찾아가 부당함을 항의하겠지만 에이전시를 거쳐 계약한 건이어서 부득이 자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Bicara Itu Ada Seninya’란 대략 ‘말이란 예술(기술)이다’라는 정도의 의미가 됩니다. 부제로 붙여진 ‘Rahasia Komunikasi Yang Efektf’는 ‘효과적 소통의 비밀’이고요. 원제 ‘1등의 대화습관’과는 상당히 다른, 이런 제목으로 현지 출판되는 것에 이견이나 특별한 감상이 있었을까요? 원문의 번역상태, 번역의 충실성 등은 누가 어떻게 확인했을까요? 표지 디자인, 종이질 등에 대해서도 협의와 컨펌이 이루어졌나요?

 

답변: BIP와 인도네시아 출간계약이 이루어지고 난 뒤,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아 알지 못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내 책이 현지에서 판매량 종합 2위를 차지한 것도 특파원 현지 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내 책의 번역본 제목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고 그 전엔 책 샘플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원문의 번역상태, 번역의 충실성 등은 전혀 확인하지 못했고 표지 디자인, 종이질 등에 대해서도 사전 협의나 컨펌이 없었습니다. 내 책 현지 출간본의 소프트커버, 하드커버 샘플을 본 건 출간 3년 만의 일입니다.

 

아무리 해외라 해도 좀 더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질문: 같은 그라메디아 GPU 출판부문이 2019년 번역본을 출간한 ‘82년생 김지영’은 첫 1년간 1만권 남짓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GPU 측도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오작가님의 위의 책이 그간 메가베스트셀러로 팔려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한국 콘텐츠들 중 단일 도서로는 가장 많이 팔렸고 현지 및 다른 나라 콘텐츠 번역도서까지 통틀어도 그라메디아 기준 역대 2위인 셈입니다 인도네시아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 그 정도의 판매량을 보인 것은 어떤 점이 작용했기 때문일까요?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현지 출판사나 에이전시가 관련 분석을 설명해 주었나요?

 

답변: 마치 뷔페음식을 대하는 것처럼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실생활의 다양하고 재밌는 사례, 즉 대화법과 소통법, 일상이나 직장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사용하는 대화의 기술을 다양하게 접하도록 한 것이 특별하게 다가간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은 대기업 임원, 전문직 종사자, 고위공무원,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이들을 대상으로 협상, 계약, 면접에서 사용되는 설득과 소통의 기술을 전하면서 가능한 한 딱딱한 이론이나 공식을 나열하지 않고 실제 상담 사례와 유명인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입니다. 쉽게 읽히면서도 핵심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 누구든지 대화를 통해 목표한 바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스피치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방식, 심지어 목소리 트레이닝 기법, 송중기, 이병헌, 김수현, 유재석 등 유명 K-스타들의 말투와 목소리를 분석하며 트레이닝 하도록 구성한 것이 흥미진진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현지 출판사나 에이전시 측에서 책이 현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에 대해 딱히 분석하거나 설명해 준 바는 없습니다.

 

질문: 올해 2월에는 그라메디아 창립 52주년 기념으로 ‘모든 대화는 심리다’의 현지 출판기념회를 겸해 온라인 팬미팅 겸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압니다. 당시 분위기와 현지인들 반응은 어땠나요? 주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하셨나요?

 

답변: 베스트셀러 저자로 극진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많이 띄워주고 칭찬도 많이 받았습니다. 첫 번째 책인 ‘1등의 대화습관’이 유익하고 흥미진진한 커뮤니케이션 도서로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코멘트도 들었습니다. 언론사 기자들이 새 번역서 ‘모든 대화는 심리다’의 집필 이유와 배경, 타겟 독자층 등에 대해서도 물었고 집필 기간과 책 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부탁받았습니다. 독자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알려달라고도 했습니다.

 

또한 2시간에 걸쳐 첫 번째 책 ‘1등의 대화습관’을 제목으로 소통과 관계의 기술을 주제로 한 강의를 했습니다. 강의는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했고 현지 한국문화원의 통역사가 동시통역을 해주었습니다. 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어야 한다는 것, 대화습관을 달리하면 보다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인생을 구가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일상의 소통법, 대화법, 목소리 트레이닝 기법,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 다양한 대화와 관계의 기술,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서로가 빛나고 행복해지는 소통법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언론사에서 취재하여 현지 매체에 보도되었고 소노라 FM라디오에도 소개되었습니다.

 

질문: 그간 인도네시아에 여러 권의 책들을 내셨는데 어떤 식으로 계약과 출판이 진행되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에이전시는 주로 어떤 역할을 했나요? 출판계약 상 애로사항은 없으셨나요? 계약 내용 중 불리한 내용이나 애매한 부분이 특별히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현지 출판사 측(여기서는 그라메디아의 BIP)이 먼저 에이전시에 제안하면 에이전시가 다시 BIP에 제안을 하여 절충하고 책이 마음에 들면 비로소 본계약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에이전시는 국내 출판사와 현지 출판사 사이의 소통을 담당합니다. 에이전시의 주업무가 출판사와의 소통이다 보니 정작 저자와는 직접적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저자가 소외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저자가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국내 출판사 담당자에게 묻고 그것을 전달받은 에이전시가 현지 출판사에 물어, 대답을 역방향으로 받아오는 지난한 형태의 소통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인세 지연 문제, 계약금 미수취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저자로서는 에이전시나 현지 출판사에 직접 불평하거나 입장을 토로할 수 없습니다.

 

계약상 애로 사항은 출간이 이루어지는 일체의 과정을 저자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책표지나 현지 책제목, 번역 상태 등도 알 길이 없습니다. 심지어 책 샘플조차 내 경우에는 3년만에야 받았습니다. 인세를 언제까지 입금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긴 하나 불이행할 경우 조치에 대한 규정은 없는지, 인세 지급일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불만스러운 부분입니다.

 

질문: 인세 송금을 받는 부분이 그간 매끄럽지 않은 건 주로 어떤 문제 때문이었나요? 결국 해결되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경위나 노하우를 공유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도네시아 출판사와의 소통은 원활한 편이었나요? 현지 출판사와의 소통은 직접 하셨나요? 아니면 늘 에이전시를 통하셨나요? 후자의 경우라면 에이전시는 현지 출판사와의 소통 효율성을 어떻게 평가하던가요?

 

답변: 인세 송금날자를 전혀 지키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3월말까지 판매량을 집계해 인세를 계산하고 그 후 정산하는 것인데 인세송금 기한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수십 번 독촉해도 미루고 또 미루다가 수 개월 뒤에야 비로소 입금이 이루어집니다.

 

내 경우 첫 번째 잭은 출간 3년 만에 입급되었지만 두 번째 책은 종이책 인세를 아직 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독촉하고 있지만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정확한 인세정산을 위해서는 계약서에 보다 강력한 관련조항을 분명히 넣어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현지 출판사와의 소통은 용이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국내출판사-에이전시-현지출판사를 거치는 과정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보다 효율적인 소통방법이 필요합니다.

 

에이전시에서도 현지 출판사가 답변을 흐리거나 명확치 않으면 딱히 뽀족한 수가 없어 마냥 기다리게 되기 쉽고 작가로서는 중간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우니 마음만 답답한 상황입니다.

 

질문: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인도네시아에서 번역본을 출판하는 과정은 순탄한 편이었나요? 가장 큰 문제나 어려움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떤 일이었나요? 어떤 부분이 고쳐져야 할까요?

 

답변: 번역본 출간 계약은 서로 합의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지만 그 이후의 상황은 제 경험에 비추어 한마디로 말하자면 울퉁불퉁한 좁은 오솔길을 하염없이 쫒아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인세보고도 제 때 되지않고 입금도 제 때 되지 않습니다. 현지에서 번역, 편집, 출간되는 과정도 전혀 공유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세 부분은 지지부진하면서도 그라메디아 52주년 특별 온라인 강연을 할 당시엔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현지에서 내 책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수없이 강연과 인터뷰를 했지만 해외특강과 인터뷰는 이색적이고도 인상적인 경험이고 내 책을 통해 해외에서 국위선양을 한다는 생각에 애국심도 발동되었습니다.

 

질문: 앞으로 인도네시아에 작가님 책을 더 낼 계획이 있으신가요?

 

답변: 계약이나 인세문제로 불편과 진통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인세 정산을 1년에 한 번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판매량이 많은 도서에 대해서는 인세를 분기별로 하는 식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10배, 20배 더 많이 팔리는 책을 현지에서 계속 내고 싶습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한 선배로서 이후 인도네시아에 번역본을 출간할 다른 작가나 출판사들에게 말씀해 주실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답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인세 보고와 정산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규정하여 나처럼 인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일 없기 바라며 본인의 저작권을 제대로 존중받고 인세 면에서도 상응하는 처우를 받기 바랍니다. 다양한 한국 컨텐츠들과 작가들의 현지 진출을 기원합니다.

 

* 출처: 오수향 작가 서면인터뷰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