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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전군사령관이 반항적 육참총장을 제재하지 못하는 이유

beautician 2022. 9. 12. 09:59

통합군사령관 vs 육군참모총장의 냉전과 2024 대선

Jumat, 09 Sep 2022 16:44 WIB

안디카 뻐르카사 통합군 사령관(왼쪽)과 두둥 압두라흐만 육군참모총장 (Agus Suparto/Biro Setpres)

 

안디카 뻐르카사 인도네시아 통합군사령관과 두둥 압두라흐만 육군참모총장 사이에 그간 상당한 불화가 있다는 사실은 이제 일반 대중들도 다 아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와 같은 사실은 국회 제1위원회에서 이루어진 군 업무보고에서 몇몇 의원들의 질문을 통해 부각되었는데 안디카 사령관이 참석하는 행사는 육군참모총장이 나타나지 않고 반대로 육군참모총장이 등장하는 행사에 통합군사령관이 참석하지 않는 식의 상황이 반복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이 대놓고 삿대질하며 싸우는 장면을 본 사람은 없지만 최소한 두 사람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 정도는 분명해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8월 있었던 수퍼 가루다 쉴드(Super Garuda Shield) 합동군사훈련 개막식에 안디카 사령관은 참석했으나 두둥 총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국회 제1위원회 실무회의에도 안디카 사령관이 휘하 참모들과 함께 참석했지만 두둥 총장은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다. 두둥은 당시 다른 도시를 방문 중이었다며 밝혔다. 한편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22년 예비군(Komcad) 지원행사에 안디카가 참석하지 않은 대신 두둥이 참석했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두둥의 아들이 사관학교 입학시험에 불합격했다는 부분에서 더욱 증폭되었다. 두둥의 아들이 불합격되도록 안디카가 사주했거나 방치했다는 식의 인상을 준 것이다. 그러나 안디카는 두둥의 아들이 이미 사관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며 그러한 추측을 일축했다.

한편 두둥 역시 자신은 안디카 사령관과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통합군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이 다른 견해를 갖는 것은 늘 있는 일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통합군사령관의 명령을 따를 것이라고 재확인한 것이다. 물론 그간 그가 벌여온 일들과, 제1위원회에서 안디카 사령관이 국회의원들 질문에 답변한 뉘앙스를 보면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최소한 서로를 꺼리거나 혐오하는 것인데 단도직입적인 두 장군이 말로 담판을 짓는 게 아니라 소모적인 기싸움을 하는 모습이 일견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명백히 상관인 안디카 사령관이 두둥 육참총장을 제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재 인도네시아 경찰에서 벌어지는 것과 같은 어깨 위 계급장이나 공식적으로 맡은 직책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조직이나 소위 ‘예산 외 자금조달’을 위한 군내 마피아 조직이라도 관련되어 세력싸움을 하는 것은 아닐까?

군사국방전문가 코니 라학꾼디니는 안디카와 두둥의 행동이 인도네시아 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별 넷을 단 장군들 간의 불화가 그 휘하 장령들의 반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군들의 반목은 개인의 불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병들까지 갈라치기 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군조직 전체의 건전성과 결속을 헤치는 결과를 낳는다.

코니는 두 사람이 상호간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의견충돌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디카보다도 두둥 측의 오만함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직무는 인도네시아군에 대한 2004년 기본법 34호에 나와 있는데 통합군사령관은 12개의 책무가 명기된 반면 육군사령관은 네 개의 책무가 규정되어 있다. 해당 법령에 의거해 안디카 사령관은 세 개의 축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 책무를 진다. 하지만 두둥의 오만함이 상관인 통합군사령관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그 권위에 도전하거나 추락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정당들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안디카 사령관의 이름을 들먹이곤 하는 것이 두 포스타 장군들 사이의 권력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코니는 평가했다. 얼마전 나스뎀당은 자당의 2024 대선후보 중 한 명으로 안디카 사령관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두둥 육군사령관도 최근 말과 행동으로 안디카 사령관과의 불화설에 대중들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오히려 그 유명세를 타고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등 위상의 변화를 일으켰다.

한편 안보전략연구소(ISESS)의 군/국방전문가 카이룰 파미는 두 장군의 불화가 인도네시아 군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물론 두 사람의 갈등이 도를 넘어서는 안되지만 과거 독립전쟁 당시 수디르만 장군과 압둘 하리스 나스티온 장군 같은 전설적인 인물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었고 불과 몇 년 전 리야미자르드 리야쭈두(Ryamizard Ryacudu) 당시 국방장관과 가똣 누르만티요 당시 통합군사령관 사이에도 한때 심각한 대립이 있었지만 각각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것이다.

 

물론 카이룰은 상명하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군의 특성, 특히 전군 사령관과 각군 참모총장이 긴밀한 소통이 되어야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여러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해도 군에서 명백히 하극상으로 보일 만한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다면 그것이 절대 건강한 조직이 아니라는 증거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단지 모종의 이유로 하급자인 두둥 육참총장을 제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문제의 핵심은 왜 두둥이 상급자와의 불화설을 일으킬 정도로 오만한지, 왜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지 왜 안디카 사령관이 두둥을 그냥 놔두는지 하는 지점에 있다.


출처: CNN인도네시아

https://www.cnnindonesia.com/nasional/20220909162950-20-845741/perang-dingin-panglima-andika-ksad-dudung-dan-pilpres-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