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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민주당과 그린드라당의 제휴가능성 본문
뿌안과 쁘라보워의 만남, 정당간 제휴 판도 뒤흔들까?
집권여당이자 국회 최대 파벌인 투쟁민주당(PDIP)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10년 임기를 넘어 2024년 대선 승리를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 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메가와티의 장녀이자 당내 유력 정치인인 뿌안 마하라니가 다른 정당들을 순회하며 정치적 제휴를 모색하는, 이른바 ‘폴리티컬 사파리’를 진행하며 정치적 지형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서부자바 함발랑(Hambalang)에 소재한 쁘라보워 수비얀토 그린드라당 총재의 사저를 방문했다. 그린드라당은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쁘라보워는 최근 2024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다수의 정치분석가들은 투쟁민주당과 그린드라당이 제휴한다면 2024 대선 판도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망한다.
뿌안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의장직을 수행하는 중이고 투쟁민주당 당내에서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직통이자 정치적 후계자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녀 스스로 2024 대선에서 쁘라보워의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그 가능성을 긍정하며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선택이란 없다’고 에둘러 강조했다.
그린드라 당은 최근 공개적으로 국민각성당(PKB)과의 제휴를 천명하면서 직전 총선 총 득표율과 의석수 면에서 대선 후보를 낼 수 있는 정당연합의 자격을 확보했다. 따라서 현재 쁘라보워는 자격요건을 충족한 정당연합을 배경으로 공식 출마선언을 한 유일한 후보다. 그는 뿌안이 그의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확실히 가능하다’며 투쟁민주당과의 제휴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뿌안 역시 ‘국가를 위해서라면 가능하지 못할 게 없다’며 화답했다.
함발랑은 지난 달 나스뎀 타워에서 나스뎀 당 수리야 팔로 총재를 만난 이후 뿌안의 두 번째 방문지여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나스뎀당은 현 정부와 손잡고 연정을 구축하고 있으면서도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를 자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며 대선판 입장권을 얻기 위해 민주당, 번영복지당(PKS) 등 야당들과 제휴를 모색하는, 사뭇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현재 2024 대선을 위한 정당들의 이합집산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쁘라보워와 아니스, 그리고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 이렇게 세 명의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만약 뿌안이 쁘라보워나 아니스의 손을 잡고 대선에 뛰어든다면 같은 당 간자르의 대선출마 기회를 자동적으로 박탈하게 될 것이므로 원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던 2024 대선 레이스 판도를 2파전으로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뿌안에게는 영광스러운 미래가 펼쳐지겠지만 투쟁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적 인기와 지지가 높은 간자르를 내세우면 훨씬 수월할 수 있었을 대선을 매우 어렵게 끌고 갈 선택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함발랑에서 단 한 번 뿌안과 쁘라보워가 만난 것만 가지고 대선 결과를 유추하기엔 아직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이해충돌
투쟁민주당과 그린드라당이라는 두 개의 대형 정당들이 정치적으로 제휴한다면 그들 세력은 국회의석 35%를 점유하게 된다. 하지만 양쪽 모두 대통령 후보의 자리를 차지하려 주장할 것이므로 두 정당의 제휴가 순탄하지 않을 것임은 누구나 짐작하고 있다.
투쟁민주당은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대통령 후보 자리를 요구하겠지만 당선가능성이 25%에서 30% 사이에서 고공비행하는 쁘라보워로서는 지지율 1%의 뿌안에게 양보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끄다이 꼬삐(Kedai KOPI)의 꾼또 하디 위보워 이사는 두 정당 간 실제 제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양당 엘리트들 역시 지난 몇 년 간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양쪽 지지자들 역시 서로에게 격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2014년과 2019년 대선을 겪으며 격돌한 두 당 사이에서 발생한 지나친 양극화의 파급효과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았음을 서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린드라당과 먼저 손잡은 국민각성당은 그린드라당과 투쟁민주당이 제휴하려는 움직임을 순순히 바라보고만 있을 리 없다. 국가연구혁신기구(BRIN)의 피르만 누르 연구원은 무슬림 기반의 정당으로서 무하이미 이스칸다르 자당 총재가 쁘라보워의 러닝메이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민각성당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먼저 그린드라당과 제휴해 대선판 진입자격을 확보하도록 도운 국민각성당이 주장해 마땅한 대선 러닝메이트 자리를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그린드라당 역시 그 자리를 임의로 뿌안에게 넘겨주는 것은 정치적 도의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투쟁민주당이 통합인도네시아연대(KIB)와 제휴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한다. KIB는 골카르당, 국민수권당(PAN), 통합개발당(PPP) 세 당이 제휴한 정당연합으로 아직 자체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유력 후보를 두 명씩이나 보유한 투쟁민주당과의 제휴를 크게 환영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KIB 측은 다른 정당들과 추가적 제휴를 맺는 것에 대해 자신들이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천명한 바 있다.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
투쟁민주당은 비록 다른 정당과의 제휴 없이도 대선판 입장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지만 그렇다고 단독으로 대선에 임하기엔 매우 버거운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빠라메터르 뽈리틱 인도네시아의 아디 쁘라잇노는 투쟁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가능한한 많은 정당들과 제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당연합을 구축하는 것은 대선을 위해 중요할 뿐 아니라 2024 총선 이후 국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다. 투쟁민주당이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얻는다 해도 다른 정당연합들의 의석 합계보다 적다면 결국 소수당으로 전락하게 되는데 그게 2014년 대선에서 이긴 조코위 대통령이 맞닥뜨린 상황이 그랬다. 당시 조코위 대통령은 국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해 마음껏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
국가연구혁신기구의 피르만 연구원 역시 투쟁민주당이 다른 정당들과 제휴하는 것이 대선승리 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만일 뿌안이 정말 대선후보로 나설 경우 그녀의 낮은 당선가능성을 감안하면 다른 정당들과의 제휴가 더욱 절실하다. 최근 몇 개월간 진행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뿌안의 지지율은 약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쁘라보워, 아니스, 간자르 등 선두그룹에 비해서는 현저한 차이를 내며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indonesia/2022/09/06/puans-trip-may-shift-party-allianc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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