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도네시아 기사번역

오미크론 과소평가하는 인니 종교부

beautician 2021. 12. 7. 12:08

오미크론 위기 속 사우디에 움로 순례 강행하는 인도네시아

 

 2021년 5월 13일 라마단 금식월 마지막 날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소재 그랜드 모스크 콤플렉스의 카바(Kaaba) 성소를 돌며 기도하는 무슬림 순례자들 (AFP/Abdulghani ESSA)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달부터 내국인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 움로(Umrah) 순례여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움로는 일생에 최소 한 번 무슬림의 의무로서 메카 성지를 참배하는 하지(Haji) 순례보다 사뭇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캐주얼한 순례로 횟수 제한이 없다. 그러나 방역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중동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인도네시아 종교부의 힐만 라티프(Hilman Latief) 하지-움로 국장은 현재로서 움로 순례를 규제할 계획이 없으며 움로 순례 선발대가 이번 달 중순에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한다고 12월 3일(금) 밝혔다. 종교부는 현재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여행금지령이 해제되어 더 이상 움로 순례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방침이다. 힐만 국장은,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감염확산을 우려해 국제 여행객들의 강제 격리기간을 10일로 연장한 정부의 최근 결정으로 인해 순례경비가 귀국 과정에서 그만큼 증가할 것이므로 이 순례의식에 참여하려 계획한 사람들 중 비용증가가 부담스러워 생각을 바꾸는 이들도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일(수) 사우디 아라비아는 앞서 9개월 간 유지해 왔던 외국인 순례를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6개국에 대해 해제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해당 결정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다시 국경을 봉쇄하기 시작하던 시점에 나왔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오미크론 변이가 국제적으로 확산되어 감염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초위험종’으로 이미 분류해 놓은 상태다. 오미크론은 다른 변이종보다 훨씬 많은 50개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들 돌연변이가 백신무력화와 돌파감염 증가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호주, 영국, 독일, 이스라엘, 이태리, 미국, 벨기에, 한국 등을 포함해 31개국에서 감염자가 발견되었다. 사우디 아라바이에서도 움로 여행자 입국허용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오미크론 감염사례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관련 사례가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순례객들이 모여들 메카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종 감염전파의 온상이 될 것이라 지적하면서 오미크론 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움로 순례 강행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야쿳 초릴 쿠오마스 종교부 장관은 국민들이 새 바이러스 변이종에 대해 과도한 걱정을 하고 있다며 그러한 우려를 애써 축소했다. 그는 11월 30일(화) 사회문제를 감독하는 국회 제8위원회에서 ‘우리가 [새 변이종을] 경계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는 것 역시 곤란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변이종들에 비해 더 치명적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야쿳 장관은 이번 움로 순례 재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뢰를 회복해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의 하지 순례에 대한 허가도 내년엔 나올 수 있도록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움로는 하지 순례와 달리 연중 언제든 다녀올 수 있다. 1년에 한 번이라는 단서가 달리지만 움로에 오르는 무슬림 순례자들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외국인 하지 순례객들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야쿳 장관은 이번 9일간의 순례를 행하는 동안 코로나-19 감염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력한 보건 프로토콜을 적용하며 18세~65세 사이의 백신접종 완료자들만 사우디아라비아 움로 여행을 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더나, 화이자,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단 네 종류의 백신접종자들에게만 격리면제를 허용하고 있어 다른 브랜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도착 후 사흘 간 강제 격리기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순례자들은 예외 없이 사우디아라비아 입국 시,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출국하기 전,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아이를랑가 대학교 감염학자 윈두 뿌르노모(Windhu Purnomo) 교수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전해질 때까지 정부가 움로 순례여행 출발을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메카에서 뒤섞일 것이고 더욱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사례가 이미 확인된 상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로 순례자들을 보내는 것은 그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만일 정부가 굳이 움로 순례를 강행한다면 최소한 순례객들에게 귀국 시 14일간의 강제격리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indonesia/2021/12/03/indonesia-to-send-umrah-pilgrims-to-saudi-arabia-despite-omicron-threa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