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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성폭력 만연하는 공공장소 3위 본문
캠퍼스 성폭력 퇴출을 위한 교육부 장관령 발효
대학 성폭력 예방 및 처리의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장관령 선포에 대해 학생들과 교수들은 캠퍼스에 속한 모든 이들이 조금 더 개선된 안전을 누릴 수 있게 만든 ‘장족의 발전’이라며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교육문화연구기술부(이하 교육부) 나딤 마카림 장관이 8월 31일에 서명했지만 바로 지난 주에 공식 발표된 이 규정은 전국 고등교육기관들이 성폭력 문제를 다룰 특별 태스크포스 설치를 포함한 투명한 메커니즘 구축 의무화를 명시하고 있다.
국립 멀티미디어 대학교(UMN) 학생 차를렌 카일라(Charlenne Kayla)는 해당 규정의 시행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있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이며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근절과 해당 담론 전반이 큰 발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후 성폭력 근절법안(RUU PKS)의 조속한 국회통과도 기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성차별적 농담과 추파
이 규정은 성폭력을 이전보다 훨씬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성폭력이란 언어나 신체적 또는 비신체적 성폭력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공격까지 망라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성적인 농담, 추파, 속삭임, 욕설 등이 모두 처벌대상이다. 그간 이런 것들은 그저 부주의한 행동 또는 정상적인 행동범위 안의 농담, 불평 같은 것이라고 가볍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새 장관령에서는 이제 대학 성폭력 가해자들을 사안의 정도에 따라 심각, 보통, 경미로 구분하여 교내 행정처벌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경미한 성폭력의 처벌은 학교가 서면경고를 내거나 행위차가 서면 반성문을 제출하여 이를 교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나 공공매체에 게재하는 것이고 보통 수준의 처벌은 정학, 해당 학생이나 교수가 누리고 있던 혜택 박탈, 장학생의 경우엔 장학금 회수 등의 조치들이 포함된다. 심각한 성폭력에 대한 처벌은 퇴학 또는 제명이다.
기대와 우려
지난 6월 자신이 속한 캠퍼스의 성폭력 실태 조사보고서 작업에 참여한 차를렌은 성폭력 희생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새 장관령 선포에 따라 학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대학 측을 압박할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그간 대학 관계자들이 성폭력 문제를 다룰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청에 대해 정부의 관련 명령이 없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번번히 거절해 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녀는 대학들이 해당 규정을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지를 교육부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학내 성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을 지원해 그들이 홀로 싸우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를렌과 동료 학생 집필자들은 그들이 만든 실태조사보고서에 기분이 상한 대학 측이 해당 보고서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사실도 폭로했다.
그러나 대학 측과 일련의 격렬한 논의를 거친 끝에 그들은 학교 관계자들을 설득해 캠퍼스를 좀 더 안전한 장소로 만들기 위한 작은 진전을 볼 수 있었다. “대학 측에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 중에 성폭력에 대한 웨비나를 가졌고 학내 성폭력 대처를 위한 표준행동지침을 책자 형태로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피해자의 시각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차를렌은 이렇게 덧붙였다.
한편 벙꿀루 대학교의 알리아 아즈미 교수는 교육부가 정말 고등교육기관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을 근절하고자 한다면 대학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덕적 가치를 지키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몇몇 사람들의 순진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해당 규정을 현장에서 시행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업일 수밖에 없다. 정말로 해당 장관령이 현장에서 잘 구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축하는 것뿐 아니라 학교 내 모든 인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적 차원의 성폭력 예방 워크샵을 개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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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알리아 교수는 해당 태스크포스가 학교 관계자들로만 구성된다면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아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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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시스템의 ‘거악(巨惡)’
현 내각의 유일한 밀레니얼 세대인 나딤 마카림에게 예전엔 주로 초등학교 교육에 치중하던 교육문화부 장관직을 맡기면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고등교육 부분을 함께 관장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나딤 장관은 캠퍼스의 편협성, 집단 따돌림과 함께 성폭력 문제는 그가 반드시 척결하고자 하는 인도네시아 교육체계의 3대 거악(巨惡)이라고 천명했다. 올해 2월 나딤 장관은 장관합동법령 발표를 통해 일선 공립학교들이 비무슬림 학생들에게도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관행을 금지했다. 그는 고등교육기관에서의 성폭력 근절 장관령 발표가 늦어지던 4월 28일엔 비록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최선을 다한 규정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 사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못하는 대학들 실태가 여러 차례 신문지상을 장식하면서 여성들에게 보다 안전한 캠퍼스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었다. 2019년에는 족자 소재 가자마다 대학교(UGM) 학생 아그니(가명)에게 2017년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언론에 고발한 것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사건은 고등 교육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던 고질적인 성폭력 문제가 이후 연이어 언론에 폭로되는 계기가 되었다.
안전한 공공장소 연대(Safe Public Space Coalition)가 2019년 내놓은 공공장소 성폭력에 대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학교와 캠퍼스(15%)가 성폭력이 세 번째로 공공연연하게 발생하는 장소로 나타났다. 가장 성폭력이 난무하는 공공장소는 도로(33%)와 공공교통수단(19%)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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