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 전국체전, 반군과 코로나로부터 안전할까?

치안-보건 문제 불구하고 파푸아 전국체전 밀어붙이는 중앙정부

 

 2021년 전국체전(PON)에서 축구, 다이빙, 트랙경기와 필드경기가 벌어질 파푸아 소재 주경기장 전경. 지난 7월 24일 공공사업주택부는 다섯 개 경기장이 국제인증을 받은 후 지방정부에 인계되었다고 밝혔다. (PUPR handout/-)

 

정부는 파푸아에서 예정된 제20회 전국체전(PON)에 대해, 최근 인도네시아군에 대한 현지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치안문제가 고조되고 전국을 휩쓸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그런 큰 행사를 치르는 것에 대한 우려가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개최 강행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 대회는 자야푸라에서 10월 2일-15일 기간에 열리며 미미카와 머라우케에서도 일부 경기가 진행된다. 전국 6,500명의 선수들이 모여 힘과 기술을 겨루게 될 이 대회는 개막식 이전에 치러지는 일부 경기들을 소화하기 위해 관련 선수들이 9월 20일부터 속속 파푸아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국체전이 끝나면 이후 11월 2일-15일 기간 동안 장애인 체전이 열린다. 이 두 개의 대회는 원래 작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로 연기된 것이다.

 

정부는 계획대로 올해 파푸아에서 이상 없이 경기를 개최할 것이며 최근 서파푸아 마이브랏(Maybrat) 지역의 인도네시아군 초소가 공격받는 사건이 있었지만 대회 자체는 안전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9월 2일(목) 서파푸아 마이브랏의 군 초소를 30여 명의 반군들이 기습공격을 해와 인도네시아군 네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 직후 자유파푸아기구(OPM)의 무장조직인 서파푸아국가해방군(TPNPB)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매체들은 최근에 벌어진 반군들의 공공시설에 대한 공격, 파푸아 분리주의자들이 민간인, 경찰, 군인들과 충돌한 사건들을 모두 망라해 보도했는데 파푸아주와 서파푸아주에서 올해에만 이런 종류의 사건들이 최소 11번 벌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서파푸아 경찰청 토르나고고 시홈빙(Tornagogo Sihombing) 경무관은 마이브랏 습격사건 용의자 두 명을 체포하고 다른 조력자들을 추적 중이라고 발표했다. 체포된 두 명은 현재 남부 소롱(Sorong) 경찰서에 구금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파푸아 경찰청은 반군들에게 총기를 공급한 혐의로 다른 두 명을 체포했다. 파푸아 경찰청 범죄수사국장 파이잘 라마다니(Faizal Ramadhani) 총경은 체포된 두 사람의 이름을 AT와 GT로만 밝히면서 체포 당시 세 정의 총기와 탄약이 꽉 채워진 다섯 개의 탄창을 함께 압수했다고 밝혔다. 세 정의 총기는 M16 소총 한 정과 국영 병기창 핀다드(Pindad)에서 인도네시아군 표준소총으로 제작한 SS1 공격용 라이플 두 정이다. 체포과정에서 2,800만 루피아(약 223만 원)를 함께 발견했는데 GT가 AT에게 전달하려 했던 돈이라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마흐푸드 MD 정치치안사법조정장관은 전국체전과 전국 장애인 체전은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며 안전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일(금) 공개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치안문제를 책임진 인사로서 관련 기관들과 정기적으로 조율하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으므로 체전들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스포츠 대회의 안전을 위해 인도네시아군, 경찰, 국가정보국(BIN), 국가사이버암호해독국(BSSN)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도 선수들과 관리요원들의 교통, 숙박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루카스 에넴베(Lukas Enembe) 주지사와 미미카 군수 엘티누스 오말렝(Eltinus Omaleng)은 팬데믹 와중에 파푸아에서 체전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가 전체적으로 고전염성 델타 변이가 주도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파푸아는 의료용 산소, 치료제, 병상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과학연구소(LIPI)에서 파푸아를 연구하는 아드리아나 엘리사벳(Adriana Elisabeth)은 지난 4일(토) 경기장들이 도시 안에 위치하고 있어 경기장 치안유지는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이 있지만 파푸아군과 서파푸아군의 치안문제는 체전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상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정부가 이 지역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장기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전을 개최한다고 해서 분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이 지역의 경제발전과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종주권을 주장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체전을 연다고 해서 파푸아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체전들이 무사히 끝나도 문제는 여전히 남을 것입니다.” 그녀는 또한 중앙정부가 파푸아의 경제발전에 주력하는 한편 현재와 같이 군사적인 접근방법 대신에 인권보장을 최우선순위로 하는 평화적인 프로세스를 진지하게 원하고 있다는 제스쳐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믾은 수의 파푸아인들이 체전 유치에 참여한다면 이는 파푸아인들을 보다 인정하고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므로 평화 프로세스의 문을 여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academia/2021/05/24/getting-it-right-first-tim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