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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일관성 있는 사람

beautician 2021. 8. 7. 12:29

 

옛날 그 깐깐하고 험악한 검찰조직에서 상사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자기 소신과 신념을 지키며 좌천까지 불사했던 강골 검사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국회청문회에 등장한 그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로 일약 영웅의 자리로 등극했고 그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검찰총장이 된다면 얼마나 검찰이 멋진 조직으로 거듭날까 큰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 날이 왔습니다.

그가 검찰총장이 되던 날 청와대에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찍은 사진을 보면서 조국 법무장관-윤석렬 검찰총장 라인업이면 이 나라에 충만한 모든 적폐를 뿌리뽑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검찰총장이 된 후 오히려 총구를 청와대와 조국에게 돌렸습니다. 조국장관 청문회에서 조국장관 부인을 기소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대통령 인사권에 영향력을 끼치려 했던 것입니다. 그가 왜 그러는지 그때까지만 해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사고방식이 드러나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서야 그 이전, 그리고 그 이후 그의 행동과 행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검찰총장은 법무장관 부하가 아닙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그의 일관성은 여기에 기인한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업무지휘를 할 수 있고 징계권, 인사권을 가진 사람인데도 상관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피력한 것이죠.

그런데 '내가 법무장관 부하가 아니라'라는 말은 '난 그 누구의 부하도 아니다'라는 말을 포괄하는 겁니다. 그러니 조국 장관 이후 추미애, 박범계 법무장관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으며 너희는 내 상관이 아니라고 강변했던 것이죠. 그건 존경할 만한 일관성입니다.

 

 

그는 사실 자기가 누구의 부하도 아니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러니 검사조직에서 상관의 명령을 지키지 않고 차라리 좌천을 간 것이죠. 그런데 상관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죠. 거기서 이 사람의 분노가 끓어넘치게 되는 겁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인정해야만 하는 상관. 얼마나 미웠겠어요? 그러니 사사건건 말을 안듣고, 검찰총장을 물러난 후에는 물어뜯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건 이런 뜻이었습니다.

대통령도 사람이다.

 

그가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한나라당.....아니 국민의힘에 입당하던 모습에서도 그의 일관성이 돋보입니다.

 

 

당대표가 없는 시간을 틈타 기습입당한 그의 저의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스스로 법무장관의 부하도, 대통령의 부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고작 당대표, 그것도 애송이 당대표한테 굽히고 들어가라고? 난 국민의힘 당대표의 부하가 아닙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의문의 1패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되었지만 결국 문재인 정부를 배신한 셈입니다.

이건 위장취업은 아닙니다. 문대통령이 발탁한 거니까요. 단지 그 자리에 설 때까지 발톱을 숨겼을 뿐입니다.

얼마나 지혜롭습니까?

 

그가 문대통령을 배신할 수 있었던 것은 법무장관을 자기 상관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처럼 궁극적으로 대통령도 자기 상관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해서 배신이라 할 수도 없습니다. 애당초 충성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가 이제 대통령이 되려 합니다.

난 일관성 있는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나면 무슨 말을 할 것이지 이미 귀에 그 말이 들리는 듯 합니다.

 

 

법리적으로 대통령은 국민들의 부하가 아닙니다.

ㅎㄷㄷ

 

 

2021. 8. 7.

 

PS. 그가 아랫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는가를 보며 거기에도 나름대로 일관성이 엿보입니다.

그가 자기에게 충성하는 후배검사들을 얼마나 챙기고 보호했는지 보세요.

그리고 그가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임은정 검사에게 어떻게 했는가를 보세요.

 

이분의 일관성은 존경받아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