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인니 민속과 주술

인간들이 파괴해 버린 귀신들의 사회

beautician 2021. 6. 21. 12:03

좀비들이 창궐하는 멸망해버린 세상

 

 

사람들이 좀비 아포칼립소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인간의 자연파괴와 생태계 교란 행위 등 지구상 모든 생명들에게 짓고 있는 죄악들이 일거에 해결된 세상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망해 버린 세상에서 인간들이 좀비들과 싸우느라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할 여력이 없는 사회.

인도네시아 무속을 공부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귀신, 마물들의 근원이 열대우림 속 깊숙한 곳이고, 그래서 숲을 걷어내고 만든 마을의 산자락 동네엔 숲에서 내려온 신비한 존재들의 방문을 받고 때로는 피해를 입기도 한답니다.

 

그런 걸 보면 어쩌면 자연속에는 우리가 아는 자연생태계 외에도 무속으로만 설명되는, 그래서 딱히 붙일 납득할만한 이름이 없어 '귀신'이라 통칭되는 존재들도 있는데 우리가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정글을 불태우고 개간하면서 수천년 간 그들의 에코시스템을 파괴애 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꾼띨아낙, 건드루어, 웨웨곰벨, 마리아반 같은 이름을 가진 마물들이 정글 속에서 인간사회 언저리를 공격하고 떄로는 아이들을 납치하는 일이 일어난다는 거죠.

미낭까바우에는 '오라부니안', 발리에는 '토냐'라고 불리는 인간보다 조금 작고 맨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인간 비슷한 존재들을 정글 속에 사회를 구성해 살아간다고 하는데 코린도나 코데코 같은 회사들이 그런 사회들을 여럿 파멸시켰을 것 같습니다.

자연과 생태계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길에 정글 속 '귀신'들도 보호하고 복원합시다.

 

 

2021.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