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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드 저금통이라 불리는 자선함 본문
인도네시아 테러그룹, 지하드 저금통 이용해 테러자금 크라우드펀딩
Apriadi Gunawan Tue, March 30, 2021 / 03:41 pm
경찰청 대테러부대인 88 특수대(Densus 88)는 공공장소에 설치한 자선함을 통해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활동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북부 수마트라 테러조직을 조사하고 있다.
3월 19일에서 26일 사이 델리 서르당(Deli Serdang) 주와 딴중 발라이(Tanjung Balai) 지역 소재 테러리스트 용의자들 집에서 500개 이상 자선함들이 압수되면서 이러한 의혹에 힘이 실렸다.
북부 수마트라 경찰청 대변인 하디 와휴디(Hadi Wahyudi) 총경에 따르면 경찰은 앞서 언급한 두 지역과 메단(Medan), 빈자이(Binjai), 랑깟(Langkat) 빠당 시뎀뿌안 (Padang Sidempuan) 등 각기 다른 여러 곳에서 일련의 작전을 벌인 끝에 18명의 테러리스트 용의자들을 검거했다. “저런 자선함들이 편의점들이나 슈퍼마켓, 전통시장과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돈은 테러활동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디 총경은 지난 주말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자선함들이 어느 테러그룹의 것이고 얼마나 많은 금액이 모였는지, 어떤 활동에 사용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지난 해 12월 경찰은 자마 이슬라미야(Jamaah Islamiyah - JI) 테러그룹 자금조달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20,000여 개의 자선함을 북부 수마트라를 비롯한 12개 지역에서 찾아낸 바 있다.
테러리스트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한 후 자주 언론 인터뷰를 하는 카이룰 가잘리(Khairul Ghazali)는 북부 수마트라 테러집단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자선함을 즐겨 사용함을 확인해 주었다. “내부적으로 ’지하드(성전-聖戰) 저금통’이라 부르는 자선함을 이용한 자금조달방식은 1980년부터 테러조직들 사이에서 널리 활용되었습니다. 지하드 저금통을 통해 모금된 돈은 테러공격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되었죠.”
이 방법이 테러조직들 사이에서 점차 각광받게 된 것은 최소한의 위험부담으로 큰 금액을 모을 수 있어 은행강도 같은 다른 자금조달 방식에 대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카이룰은 북부 수마트라 주도인 메단에서 사망자를 낸 2010년 CIMB 니아가 은행 강도사건 연루 테러리스트를 은닉한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강탈한 돈은 테러활동과 무기구입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카이룰은 최근 체포된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이들이라고 의심한다. 북부 수마트라의 극단주의 단체들은 대개 자마 이슬라미야(JI)나 – 이 조직의 메단 지구 조직원 몇몇이 2008년과 2010년에 벌어진 일련의 은행강도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인도네시아에서 자생한 친 IS 계열의 자마 아샤룻 다울라(Jamaah Ansharut Daulah - JAD) 테러단체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최근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에 대해 북부 수마트라 에디 하르마야디(Edy Rahmayadi) 주지사는 그 지역 일대가 자신들에게 안전하다고 여긴 테러리스트들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공서나 경찰서 같이 평소에 안전할 것이라 여기던 장소에서도 테러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북부 수마트라에서는 2019년 당시 일련의 테러공격이 연이어 발생해 경찰들이 높은 경계수위를 유지해야 했다.
그해 3월, 유죄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 아부 함자(Abu Hamzah)의 부인 솔리마(Solimah)가 시볼가(Sibolga) 소재 경찰서에서 16시간 동안 대치한 끝에 폭탄을 터뜨려 그녀 자신과 세 살배기 아기가 사망했고 일대의 주택 수십 채에 손상을 입혔다. 아부 함자는 JAD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JAD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톨이 늑대(lone wolf)나 소규모 그룹들로 이루어진 셀 단위로 활동한다. 2019년 11월에는 24세의 테러리스트가 메단 경찰서에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해 여섯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범인이 메단 주민으로 JAD와 연루된 외톨이 늑대였음을 확인했다.
최근 북부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테러 용의자들의 체포와 자선함 압수는 남부 술라웨시 주도 마카사르의 한 교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에 벌어진 일들이다. 종려주일 예배가 막 끝난 시점에 교회 밖에서 터진 폭탄으로 20명이 다치고 테러범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최근 결혼한 JAD 조직원들이었다.
경찰은 현재 성금요일부터 부활절로 이어지는 이번 주말에 있을지 모를 테러공격 예방을 위해 전국 교회들에 대한 치안활동을 강화했다.
지난 월요일 88 특수대는 마카사르와 서부 누사 떵가라, 자카르타, 서부 자바 등지에서 JAD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십 수 명의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수사관들은 체포된 이들과 마카사르 폭탄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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