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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강제 금지조치한 인니 정부, 이슬람 근본주의와 거리두기 일환?

beautician 2021. 2. 10. 12:10

공립학교에서 벌어지는 종교적 강요 규칙을 금지한 인도네시아 정부

 

 

 

나디엠 마카림 교육문화부 장관  

 

서부 수마트라 빠당(Padang) 지역의 공립학교들이 여학생들에게 이슬람 복식인 히잡(hijab) 착용을 의무화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러한 특정 종교의 복장 강요를 금지하는 복수 부처의 합동법령을 23()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교육기관들에서 벌어지고 있던 종교적 편향과 차별적 조치들을 종식시키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무부 장관 티토 카르나피안(Tito Karnavian), 종교부 장관 야쿳 코릴 코우마스(Yaqut Cholil Qoumas), 교육문화부 장관 나디멤 마카림(Nadiem Makarim)이 함께 서명한 이 법령은 종교적 복식을 입을 지 여부를 학생들 스스로가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요점은 종교적 복식의 착용 여부는 학생들 개인이 결정할 일이지 학교가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지방정부나 일선 학교들은 학생들이 특정 종교적 복식을 하도록 강요하거나 금지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23() 나디엠 장관은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중앙정부는 전국 일선 공립학교들과 지방정부들이 종교적 복장을 강요하거나 금지한 규정들을 이 법령 발표 후 30일 이내의 개정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아쩨 지역 공립학교들은 이 법령의 시행에서 예외적으로 제외된다. 아쩨는 이슬람 인구가 압도적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유일하게 이슬람법을 시행하고 있는 지역이다.

 

나디엠 장관에 이 합동법령을 위반하는 학교나 공문원들에 대해서는 학교운영지원금 삭감을 포함한 벌칙도 준비했음을 밝혔다. 교육문화부는 해당 사안의 위반사실을 시민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핫라인도 개통했다.

 

이 세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법령은 빠당 지역의 한 공립 직업고등학교가 무슬림이 아닌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여학생들에게 히잡을 착용하도록 하면서 터져 나온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에 호응한 것이다. 한 비무슬림 학생의 부모가 이 공립학교에 찾아가 히잡 의무착용 규정에 대해 항의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 해당 규정에 대한 찬반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가 이 소동에 대해 사과하면서 문제가 끝나가는 듯했지만 지방정부 교육국은 빠당 지역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든 여학생들에게 히잡을 착용하도록 규정한 2005년 조례에 부합한다고 발표하며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학교용 히잡 광고  

 

자카르타에 본부를 둔 인권그룹 스따라(SETARA)는 이 사건이 빠당의 일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2016년과 2018년에 수마트라의 리아우(Riau), 중부자바의 족자카르타(Yogyakarta)에서 벌어진 최소 일곱 번의 유사한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해당 지역 인구의 절대 다수를 점한 특정 종교의 압도적 가치관을 전체 인구의 공통적 가치관으로 간주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SETARA 관계자들은 빠당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이미 전국적으로 팽배한 종교적 편협성과 인색함을 투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사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설립된 교사의 빛재단 헤니 수뽈로(Henny Supolo) 이사장은 정부의 이번 합동법령 발표를 크게 환영했다. “이번에 발표된 법령은 공립학교들이 학생들의 다양성, 애국심, 인권의식 등을 함양하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24()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여러 종교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공립학교에 모여 함께 공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규정들은 다양성과 종교적 관용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비무슬림 학생회장 후보에게 투표하지 못하도록 유도한 자카르타의 한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를 들었다. 이러한 행위는 개별 종교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국가적 다양성 등 여러 가치들을 인정하는 비차별적 방식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한 2003년 국가교육체계법 14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헤니 이사장은 지적했다.  

 

많은 일선교사들도 이 합동법령에 지지를 표했다. 동부 자카르타 소재 SMP7 중학교 나리토(Narito) 교장은 이 법령을 통해 일부 공립학교들이 제멋대로 규정을 정하는 관행을 금지하는 법적 토대가 되었다고 환영했다. “공립학교는 다양한 종교적, 인종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고 양육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특정 종교의 복식을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학교가 제멋대로 그들의 인권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족자 반뚤(Bantul) 지역의 주립 SMA1 밤방리뿌로 고등학교 아구스틴 뿌르와닝시 교사 역시 나리토 교장과 같은 생각을 표명했다. “이번 합동법령은 특히 지방정부가 차별적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는 특정 지역들에 소재한 공립학교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배타적인 종교 편협성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것입니다.”

 

 

출처/참고자료: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1/02/04/end-to-enforced-religious-garb-in-schools-welcom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