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출판기념회 본문
12월 22일(화) 오전 11시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관 1층 강당
여기서 나도 한 마디 얘기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부기관과 한인단체 부분을 쓴 배동선입니다.
2019년 8월 한인사 편찬위원회가 출범한 후 1년 반 동안의 대장정 끝에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가 마침내 세상에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걸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렇게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얼마나 골때리는 일들이 만발할 수 있는지를 새삼 보여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인사 편찬위원장으로서 무한한 인내심과 추진력을 보여주신 박재한 한인회장님의 한결같음이 없었다면 이 한인사 책자가 세상의 빛을 보기 어려웠으리란 점입니다. 물론 김문환 총괄위원께서 단단히 중심을 잡아 주신 가운데 오랜 기간 노력해주신 자료팀, 집필진, 편집팀 등 각 과정들을 담당하신 분들이 계셨고 그 노력의 결과물을 이렇게 예쁜 책으로 만들어 주신 출판사의 협조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모든 과정의 중심에서 관리국의 채인실 국장님, 홍석영 한인뉴스 편집장님, 이은진 간사님께서 그 어렵다는 소통의 다리, 커뮤니케이션의 광장이 되어 주었습니다. 감사하고 귀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지난 100년간의 역사자료를 발굴하고, 보관하여 제공해 주신 한인사회 여러 원로님들과 각 기관과 단체의 장과 담당자님들, 그리고 그 100년을 살아낸 한인사회 선구자들과 오늘날 동료 교민 여러분들이야말로 이 한인사의 주인공들이십니다.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가 이 원고를 쓰면서 스스로 더욱 주목했던 부분은 현지사회의 음지에서 봉사하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시타날라 한센인촌을 돕는 여러 손길들 중 지난 15년간 연간 20톤의 쌀을 공급하던 땅그랑 한인 주부들의 봉사단체인 헤븐스멤버, 종교의 경계를 뛰어넘어 구제의 손길을 널리 펼치는 메단수녀원 수녀님들과 많은 교회, 단체와 개인들 그리고 한인사회의 음지를 밝히던 사랑의전화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사태로 한인사회나 현지인 사회 공히 짙게 드리운 그림자 속에서 더욱 어려워진 사람들을 돕는 손길을 거두지 않도록 한인사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이 책의 한인진출 초창기 부분에 등장하는 연합군 포로감시원 양칠성에 대해, 현지 역사단체인 히스토리카 인도네시아와 서부자바 가룻 군청에서 올해 가룻 시내에 양칠성로 설치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지연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당시 양칠성을 비롯한 다수의 조선인들이 참여했던 인도네시아군 유격대 빵에란빠빡 부대 기념사업도 현지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도 아무쪼록 관심 가져 주시길 기대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 12. 22
하지만 박태성 대사님, 임성남 아세안대표부 대사님 등이 배석해 계신 자리여서 저 '골때리는 일들'은 부득이 '다양한 문제들'로 바꾸어 말해야 했습니다^^
이 자리엔 대사님들과 김종민 총영사, 류완수 영사 등을 비롯한 대사관 고위 공무원들, 코트라 관장, 한인회 원로, 한국일보와 연합뉴스 기자들 그리고 편찬위원회 구성원들이 참석했고 한국에 있는 김문환 선생님, 사공경, 신성철, 조연숙 위원 등은 화상으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이날 대략 30명 정도로 제한된 인원들이 코로나 신속검사를 받은 후 참석했습니다.
온다고 했던 이태복씨는 아마도 살라띠가에서 PCR 검사에 실패했는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족자에서 오지 못할 거란 얘기를 들었던 채인숙 작가가 참석해 같은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이 출판기념회는 그간 편찬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건사고들과 감정적 충돌들을 치유하진 못하더라도 일단 봉합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터입니다.
물론 한인회 관리국에선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들이 있어 조금 더 속을 썪어야 하는 모양이지만 어쨋든 모든 일은 반드시 끝이 있는 법이니 그분들의 고통과 수고도 곧 마무리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 챕터가 막을 내렸습니다.
2020. 12. 22
PS. 한국일보 12월 23일 지면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469&aid=0000565218
한국일보 기사 (고찬유 기자)
연합뉴스 기사 (성혜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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