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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인도네시아의 애증관계
.넷플릭스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세를 내게 된 IT 거대기업 중 하나로 팬데믹 기간 중 고객층이 더 늘어났고 인도네시아 정부에겐 전인미답의 새로운 세수처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인도네시아의 가입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현지 재경부령에 의해 현지 납세의무를 지게 되면서 상황이 사뭇 변했다. 현지에 사업거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연간 거래액 6억 루피아(약 41,345 달러 상당) 이상, 또는 연간 12,000명 가입자의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 10%의 부가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하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의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억9,300만명의 가입자들이 사용료를 결재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천만 명 이상 늘어난 수치로 팬데민 기간에 집에서 유료영화를 보게 된 인구가 그만큼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시장은 넷플릭스 같은 외국기업들이 맹위를 떨치는 곳으로 구글의 e-Conomy SEA 2019 보고서는 2025년까지 1,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처음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논란을 뿌리며 현지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꼬이고 말았다. 4년 전 처음 상륙하자마자 현지 국영회사로부터 접속을 차단당하는 난감한 상황에서 시작해 최근 정부부처와 1백만 불 짜리 딜을 하게 되기까지 넷플릭스는 급변하는 법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던 모습을 뒤쫓아가 보자.
검열과 선정성의 문제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2016년 1월 인도네시아에 상륙하자마자 국영텔콤은 그 서비스를 즉시 틀어막았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현지 최대 통신업체가 인디홈, 텔콤셀 및 WiFi.id 등 자체 모든 인터넷 플랫폼으로부터 넷플릭스 접속을 차단시킨 것이다. 당시 텔콤 소비자소통담당 이사 디안 라크마완이 말한 차단 이유는 허가문제와 폭력, 성인물을 포함하는 콘텐츠의 검열문제였다. 그는 넷플릭스가 현지 ISP과 협조하여 현지 규정대로 검열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정보통신부 루디안타라 장관은 콤이 국영회사라는 사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조치가 정부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텔콤 스스로의 “순수한 기업적 판단’이라며 발뺌했다. 하지만 그는 넷플릭스의 존재가 인도네시아의 오락산업과 다른 온라인사업들에게 저해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정부도 텔콤 조치에 동조하는 입장임을 시사했다
경제금융개발연구원(INDEF)의 나이룰 후다 연구원은 루디안타라 장관의 견해에 동조했다. “정부차원에서 넷플릭스를 경원하려 했다면 텔콤만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모든 인터넷사업자들의 플랫폼으로부터 차단하도록 만들었겠죠.”
텔콤은 그 대신 싱가폴 OTT인 HOOQ, 말레이시아의 iflix과 파트너쉽을 맺어 2016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었다. 공교롭게도 HOOQ는 올해 4월말 사업을 종료하며 서비스를 중단했고 iflix는 재무위기를 겪다가 올해 6월말 중국 IT 거인 텐센트에 매각이 확정되었다. 텐센트는 중국의 카카오톡인 위쳇을 가진 회사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인들 태반은 넷플릭스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환영하는 입장이었고 일부는 넷플릭스가 당시 이미 어린이들이 성인물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연령제한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인도네시아 ICT연구소의 하루 수타디 연구원은 지난 목요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외국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인도네시아에 굳이 사업체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그게 현지에 패배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협상에서 보다 나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넷플릭스를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와 넷플릭스의 밀회
그러다가 조코위도도 대통령의 재임임기가 시작되면서 개각이 이루어져 장관들이 바뀌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고젝 창업자인 나디엠 마카림을 교육문화부 장관에, 조니 G 쁠라테를 루디안타라 후임으로 정보통신부 장관에 앉혔다.
그들은 디지털 비즈니스의 문외한들이 아니었다. 2020년 1월 나디엠 장관은 교육문화부와 넷플릭스가 시나리오집필, 단편영화공모전을 비롯한 몇몇 분야를 위해 1백만 불 상당의 지원을 기반으로 한 파트너쉽을 체결했음을 공표했다. 넷플릭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이사 쿠엑 유추앙(Kuek Yu-Chuang)은 넷플릭스가 현지 기업 및 정책결정기관과 제휴해 현지 디지털 기술향상을 지원할 것이며 현지 영화, TV산업에 이 프로그램들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문화부는 6월에도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만 틀어주던 몇몇 다큐멘터리들을 현지 국영TV인 TVRI에서 방영하도록 하는 두 번째 파트너쉽이 체결되었음을 발표했다. 이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인터넷 접속이 쉽지 않은 교사와 학생들을 위해 재택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편이란 설명이 따라붙었다.
한편 죠니 G 쁠라테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월 넷플릭스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를 인도네시아에서 방영하는 대신 가능하다면 인도네시아인들의 창의력을 이용한 작품들을 방영하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이후 인도네시아인들이 만든 영화를 더 많이 틀어달라는 의미였다며 발언수위를 정정했다.
INDEF의 나이룰 연구원은 나디엠 장관이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쉽 제휴결정을 통해 정부의 교육플랫폼을 지원하는 넥플릭스에 대한 대중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디엠 장관은 이런 행보를 통해 그와 같은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자신의 정책과 넷플릭스에 대한 큰 응원을 얻어냈다.
팬데믹 시기 중 현금지원
올해 5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로 인해 인도네시아 경제는 심각한 정체를 겪었고 모든 경제부문이 붕괴되면서 세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10.8% 줄어든 444.6조 루피아를 기록했다. 정부는 692.3조 루피아를 코로나 구호를 우해 배정하여 재정이 급속히 줄어들자 올해 재정적자가 GDP의 6.3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3월 영상 및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은 무형의 상품과 용역에도 10%의 부가세를 부과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이 과세 정책은 미국 디지털 기업들을 겨냥한 편파적 조치리며 이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과세계획을 강행했다.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거래가 괄목할 만큼 증가함에 따라 인도네시아 세무정책은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임을 당시 재차 확인했다.
모바일 마케팅 협회(MMA)이 팬데믹 초창기 처음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응답자의 25%가 스트리밍 서비스나 온라인 게임 같은 디지털 오락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의 대변인은 영업이 발생하는 해당국가에서 세무규정을 결정하는 건 당연히, 궁극적으로 해당국가의 정부이며 과세문제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미 수개월 째 현지 세무당국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ICT 연구소의 헤루 연구원은 정부가 넷플릭스에게 인도네시아 내에 사업체를 설립하도록 촉구해 부가세뿐 아니라 법인세도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텔콤
지난 4년간 넷플릭스를 차단했던 텔콤은 지난 6월에 이르러 차단을 풀어 텔콤 가입자들이 넷플릭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텔콤의 기업소통담당 부사장 아리프 쁘라보워는 넷플릭스가 아동포르노와 테러리즘 등을 포함한 금지 콘텐츠를 방송하지 않기로 맹세함에 따라 이러한 차단해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이룰 연구원은 그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텔콤은 다른 OTT들과 파트너쉽을 맺고 있었지만 HOOQ는 망하고 iflix는 재무위기를 겪는 와중에 넷플릭스는 승승장구하고 있었으니 넷플릭스와 제휴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사업적 결단을 한 거죠. 맹세를 듣고 결정했다고요? 풉!”
선택의 기로: 로컬업체? 아니면 외국업체?
최근 넷플릭스는 인도네시아 가입자들에게 부가세를 감안하여 사용료를 인상했다. 조정된 가격은 Rp54,000~Rp186,000이며 이는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불만이 터져 나올 만큼 현저히 비싼 가격이다.
Vidio나 GoPlay 같은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더 많은 로컬 콘텐츠를 싣고 상대적으로 싼 사용료로 인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2014년 설립된 Vidio는 현재 6천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프리미엄 플래티넘 팩키지를 월 Rp42,000에 판매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사의 오락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도 곧 인도네시아에 상륙할 예정이다.
“
이에 대해 나이룰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의 vod 산업이 성장해 감에 따라 다른 서비스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입하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팬데믹 기간 중 인도네시아 중산층과 대다수 사용자들의 온라인 활동이 늘어난 것이 이러한 경향을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출처: 2020년 8월 7일 자카르타포스트 (에이샤 A. 엘록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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