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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산업 인도네시아 진출
CJ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진출
과거 일제강점기 허영 감독의 시대로부터 수십 년을 뛰어 넘어 한국영화산업이 다시 인도네시아에 상륙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의 일이다.
1987년 8월 설립된 수하르토 전대통령 고종사촌 수드위깟모노(Sudwikatmono)의 시네플렉스 21(Cineplex 21)이 전국 상영관 산업과 영화수입, 유통, 배급 등 전과정을 20년 가까이 틀어쥐고 있던 독점시장구도는 2004년 2월 블리츠메가플렉스(Blitzmegaplex)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꺠지고 상영관 산업은 독과점 형태로 재편성되기 시작했다.
CJ CGV는 2013년 블리츠메가플렉스를 위탁경영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고 2014년 4월 이 상영관 기업의 기업공개 당시 14.75%의 대지분을 확보하면서 인도네시아 상영관 사업 전면에 나섰다. 2015년 8월 상영관 체인 이름을 CGV Blitz로 개명할 당시 전국 13개 상영관 100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이 해외자본에 개방된 것이 2016년 1월의 일이므로 그보다 앞서 CJ가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 상영관산업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놀라운 수완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2017년 1월 1일 CJ는 다시 한번 CGV Cinemas로 상영관 체인 상호변경을 시도했다. CGV Cinemas는 2020년 3월 초 전국 69개 상영관 401개 스크린 규모로 성장해 상영관 기준 13.3% 점유율로 시네플렉스 21의 상영관 브랜드 Cinema XXI에 이어 업계 2위 위상을 지키고 있다. 그 뒤를 리포그룹의 시네폴리스(Cinepolis) 상영관 체인이 바짝 뒤쫓고 있다.
CGV 시네마스는 2019년에 자체 관객수 2천만 명을 넘겼다.
2004 ~ 2015. 8 |
2015. 8 ~ 2016. 12 |
2017.1 ~ |
한국영화 수입 배급
블리츠메가플렉스는 개관 초기부터 <괴물>, <무영검>, <중천> 등 한국영화를 종종 상영했고 이후 <베를린>, <국제시장>, <마스터> 등 흥행 영화들도 스크린에 올랐다. 한국영화는 대부분 CJ를 통해 매월 1~2편 수입되었는데 2019년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22편이 수입되어 개봉되었다.
매년 9월~11월 사이엔 한국영화들이 인도네시아 관객들에게 동시에 대거 소개되는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 (Korea Indonesia Film Festival 이하 KIFF)이 열린다. 이 행사의 기원은 블리츠메가플렉스 시절인 2009년부터 한국영화 소개를 목적으로 한국영화페스티벌(Korea Film Festival 이하 KFF)이란 이름으로 2013년까지 5년간 열렸고 2014년부터는 현재의 KIFF로 행사명을 바꾸어 자카르타와 지방 주요도시 상영관에서 동시 상영하면서 예술성과 흥행성 뛰어난 한국작품들은 물론 인도네시아 문제작들을 현지 동포사회에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KFF로서는 6회차, KIFF로는 첫 행사인 2014년 10월 23일~28일엔 <명량>, <설국열차>, <수상한 그녀>, <스파이>, <늑대소년>, <표적>, <우는 남자>, <미스터 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좋은 친구들>, <뽀로로와 슈퍼썰매 대모험> 등 11편, 2015년 10월 28일~11월 1일 <돌연변이>, <스물>, <암살>, <베테랑> 등 16편, 2016년 10월 26일~31일 <밀정>, <부산행>, <곡성>, <인천상륙작전>, <봉이 김선달>, <히말라야> 등 13편, 2017년 9월 14일~17일 <군함도>, <하루>, <동주>, <박열> 등 8편, 2018년 10월 18일~21일 <협상>, <탐정> 1, 2편, <신과 함께> 1, 2편, <공작> 등 12편, 2019년 10월 10일~13일 <나쁜 녀석들>, <극한직업>, <카봇, 백악기 시대>, <걸캅스>, <기생충>, <피엠씨: 더벙커>, <악인전>, <트와이스랜드>, <너의 결혼식>, <봉오동전투>, <엑시트>, <타짜: 원아이드잭>, <써니>, <성난 황소>, <사자> 등 15편의 한국영화들이 CGV의 플래그쉽 상영관인 자카르타 그랜드 인도네시아몰을 비롯해, BSD와 까라왕, 반둥, 수라바야, 족자 등에서 인도네시아 관객들을 만났다.
KIFF에서 소개된 영화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정식 개봉되었지만 본국 천만관객 영화들도 인도네시아에서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간 <설국열차>(8만 3천 명), <군함도>(20만 명), <부산행>(약 30만 명) 등이 선전했는데 2019년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현지에서 49만 명의 관객을 모은 <기생충>이 2020년 2월 아카데미 작품상 석권 후 재개봉하여 달성한 총 53만 3,157명의 관객기록은 시네폴리스와 플릭스 등 다른 상영관 관객을 제외한 CGV 상영관 자체집계만을 기반한 것으로 한국영화로는 당분간 깨지지 않을 현지 최고기록이 될 전망이다.
영화제작 투자 및 합작, 배급
2020년 상반기까지 인도네시아 영화 제작과 배급에 간여하고 투자한 한국기업은 주로 CJ 엔터테인먼트였다. 첫 합작영화는 2015년작 <내 마음의 복제> (A Copy of My Mind)다. 인도네시아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린 이 영화는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서 ‘CJ 엔터테인먼트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CJ의 투자를 이끌어 냈고 조코 안와르 감독을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기회가 되었다. CJ가 기획, 편집 등 제작지원과 해외 마케팅 등에 참여하며 영화의 완성도 높아져 2015년 9월 제7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존티’ 경쟁부문(Orizzonti Competition)에 초청되었고 2015년 11월 23일 열린 인도네시아 영화제(FFI)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음향편집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우마르 이스마일 어워드(Umar Ismail Awards), 마야 어워드(Maya Awards) 등 인도네시아 국내 여러 영화상에서 선전했다. 인도네시아 개봉은 영화시장 개방 후인 2016년 2월이었다.
이후 CJ 엔터테인먼트는 라디칼 필름스(Radical Films)와 함께 이파 이스판샤(Ifa Isfansyah) 감독을 기용하여 영화시장 개방시대 첫 합작영화 <의사후보생의 바보일기>(Catatan Dodol Calon Dokter)를 제작했다. CJ E&M가 공동투자 형식으로 제작 및 마케팅까지 간여했다. 2016년 10월 27일 개봉해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29회 동경영화제에 초청받았고 2016년 마야 어워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017년 6월 25일 개봉한 <Sweet 20>(제작사: 스타비젼 플러스)은 <수상한 그녀>(2014년, 예인플러스, 황동혁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104만 명의 현지 관객이 들어 2017년 로컬영화 흥행순위 11위에 올랐다.
2017년도 관객 4.206.103만 명이 들어 로컬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한 호러영화 센세이션을 일으킨 <사탄의 숭배자>(Pengabdi Setan)는 라삐필름과의 합작작품으로 앞서 <내 마음의 복제>를 연출한 조코 안와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CJ E&M이 200억 루피아(약 16억원)을 투자해 약 여덟 배의 수익을 올렸다. 2017년 11월 11일 인도네시아 영화제(FFI) 아역상, 영상상, 음향상, 영화주제가상, 음악상, 시각효과상, 미술상 등 7개 부분을 수상했고 11월 27일 템포 영화상(Festival Film Tempo)에서는 여우조연상과 아역상의 2개 부분을, 12월 16일 마야 어워드에서는 감독상, 연기상, 주제곡상, 음향상 등 4개 부분을, 2018년 3월 24일 인도네시아 박스오피스 무비 어워드(Indonesian Box Office Movie Awards)에서는 흥행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신인상, 최고 예고편상,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품을 포함해 앞서 전작들로 명성을 쌓은 조코 안와르 감독은 2019년엔 인도네시아 첫 번째 본격 히어로 영화 <군달라>(Gundala)를 포함해 총 네 편 영화의 감독과 각본을 맡으며 인도네시아 대표감독 반열에 올랐다.
CJ 엔터테인먼트는 이 외에도 레거시 픽처스(Legacy Pictures), 부까라빡 픽처스 (Bukalapak pictures), 님뿌나 시네마(Nimpuna Sinema)와 공동투자한 오디 C 하라합 감독 영화 <힛앤런>(Hit & Run, 2019)을 2019년 6월 4일 개봉, 한국영화 <써니>의 리메이크인 <베바스>(Bebas, 리리 리자 Riri Riza 감독)도 베이스 엔터테인먼트(Base Entertainment), 이디오소스(Ideosource) 등과 합작해 2019년 10월 3일 개봉했다.
CJ 엔터테인먼트 외에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영화를 제작하는 한국계 회사들로서 소나무 시네하우스(김정호 대표)와 믹스 엔터테인먼트(Mixx Entertainment)가 있다.
소나무 시네하우스가 쇼박스와 합작하여 제작에서 배급까지 모두 맡아 2018년 1월 11일 현지 개봉한 <발리의 영원한 휴일>(Forever Holidays in Bali)은 헐리우드 고전 <로마의 휴일>의 오마주로 아이돌 그룹 엠블랙 출신 천둥과 현지 여배우 까이틀린 할더르만(Caitlin Halderman)이 주연을 맡았고 <Sweet 20>을 찍은 오디 C 하라합(Ody C. Harahap) 감독이 연출했으나 흥행은 참패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영화사인 MD 엔터테인먼트와 중국 재벌 싱싱 그룹(Xing xing Group)이 2019년 3월 합작 설립한 믹스 엔터테인먼트는 CJ에서 잔뼈가 굵어 2013년부터 CGV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역임한 임종길 대표가 경영을 맡아 같은 해 4월 11일 첫 작품 <여고괴담> 리메이크작 <수니>(Sunyi)를 현지 개봉했다. <죽음의 속삭임>(Death Whisper)이라는 영문명으로도 알려진 이 영화는 2017년부터 매년 흥행에 성공한 공포영화 <다누르>(Danur) 시리즈의 아위 수리야디(Awi Suryadi) 감독 작품이다.
믹스 엔터테인먼트는 한국 및 헐리웃 영화의 수입배급, 인도네시아 영화의 베트남 등 해외 배급 사업을 진행하며 2020년 3월 현재 <미녀는 괴로워>, <과속스캔들>, <곤지암> 등 유명 한국영화들의 리메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CJ 엔터테인먼트 역시 자체 수입영화들 외에 <드레드아웃>(DreadOut, 2019), <지옥의 여인>(Perempuan Tanah Jahanam, 2019) 등 로컬영화 배급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상영관 부분 1위 사업자인 Cinema XXI는 2~3위인 CGV, 시네폴리스와 유통 부분에서 서로 배타적이어서 각각 수입하는 영화들을 경쟁사에 배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CGV는 시네폴리스, 신생 플릭스(Flix) 상영관 체인, 2018년 말 인도네시아 시장 처음 진입한 롯데시네마 등과 상호 협조하고 있지만 2020년 상반기 현재 전국 점유율 60%에 달하는 Cinema XXI 상영관에는 CGV 수입영화를 걸 수 없는 구조다.
2018년 12월 인도네시아에 첫 상영관을 오픈한 롯데시네마는 2020년 상반기까지도 별다른 확장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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