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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도서시장 이슈과 향후 전망

beautician 2020. 1. 21. 10:00

 

인도네시아 도서시장 이슈과 향후 전망

 

1. 인도네시아 도서시장 개황

 

1) 도서시장 역사

1945817 3년 반에 걸친 일제 강점기를 벗어난 인도네시아는 19491227350년에 걸친 네덜란드 식민지시대를 독립전쟁과 헤이그 원탁회의 등 외교전을 통해 종지부를 찍었다. 현지 출판사업은 식민지시대인 19세기부터 시작해 화교, 유럽혼혈들이 가진 출판사와 인쇄소에서 독립시기까지 전체적으로 3천여 편의 간행물이 출판되었다. 이 시기에 출판산업을 주도한 발라이 뿌스타카(Balai Pustaka)1917년 설립된 후 4년이 지나서야 자체 인쇄기계를 보유할 수 있었고 독립 직후인 1950년에 128, 60만 부의 서적을 찍어냈다. 이후 발라이 뿌스타카가 쇄락의 길을 걷는 동안 1963817일 설립되어 인도네시아 최대 언론출판재벌로 성장한 꼼빠스 그라메디아 그룹(Kompas Gramedia Group)이 업계를 주도했고 19702월 세워진 자회사 그라메디아 아스리 메디아(Gramedia Asri Media)가 전국 주요 몰들을 중심으로 현재 120개소에 이르는 그라메디아 서점 (Toko Buku Gramedia)을 설치해 서적 수입과 유통도 선도하고 있다.

 

2) 현지 출판사 분포

인도네시아출판협회 IKAPI 2015년 발행한 <숫자와 팩트로 본 출판사업>(Industri Perbukuan Indonesia dalam Angka dan Fakta 2015)에 따르면 당시 전체 출판사는 1,437개로 이중 IKAPI 회원출판사는 1,328, 비회원 출판사 109개였으며 이들 중 활발히 신책을 발행하는 곳은 709개로 파악되었다. 활발한 활동의 기준은 연간 신책 10권 이상 출판이다.

활동적 출판사 709개는 자카르타에 293, 중부자바, 족자 및 동부자바 210, 서부자바에143개가 소재해 있고 자바 이외 지역은 63개에 불과해 자바 쏠림 현상, 자카르타 쏠림 현상이 현저하다.

이들 중 80%가 연간 10~50, 17%50~200권을 출판했으며 연간 200권 이상 출판한 곳은 3곳뿐이다.

 

3) 도서시장 규모

인도네시아 독서인구는 1천명 당 1명 꼴이다. 1년에 10권 이상을 읽는 일본, 1~3권을 읽는 동남아국가들에 비해 한권을 간신히 읽는 인도네시아는 동아시아 52개국 중 독서량 최하위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도서시장 규모는 2014 IKAPI 자료에 따르면 14.1조 루피아(12천억원) 수준을 이루는 것은 교과서, 종교, 아동도서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국립도서원(Perpustakaan Nasional) ISBN을 신청하는 책들이 연간 10만편에 달하나 이 중 실제로 출판되는 책은 40~45%에 그친다.

 

4) 도서시장에서 그라메디아 비중

2014년 국립도서원에 ISBN이 발급된 44,327편 중 24,204편을 그라메디아가 유통시켰다. 그 구성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l  어린이도서 39%

l  종교 13%

l  교과서 13%

l  소설 12%

l  참고서 및 사전 6%

l  기타서적 17%

 

그라메디아는 자체적으로 20161,000여 편의 책을 2,000~3,000부 씩 출판했다. 이익율은 작품에 따라 10~30% 정도였다.

 

5) 이익분배 (20175월 자료 미잔 기준)

도서판매의 이익분배는 판매가 기준 서점/유통업자가 45%, 인세 10%로 나누어진다. 결국 서점에 도착하는 책의 공급가격은 판매가의 45% 안쪽인 셈이다.

 도서출판 미잔(Mizan)의 경우 파매이익은 책 종류에 따라 10~30%이며 책 가격은 Rp29,000~89,000(2,500~7,500) 선에서 결정되는데 2016200편을 3천 부 씩 출판하여 174~534억 루피아(147천만~453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6) 디지털 도서시장 확대

201910월자 ekspresionline.com 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전자책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였고 2013년엔 전자책 전문출판사가 등장했다. 전자책의 부흥은  대중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일 뿐 아니라 모든 출판사들이 그라메디아처럼 종이책을 편당 3천 부씩 찍어낼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종이책 1천 권 인쇄비용은 대략 3천만 루피아(250만원) 정도다.

 

 

2. 도서 저작권 수출입

2015~2018년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는 약 1,200편의 로컬 저작권을 수출했다. 도서위원회(Komite Buku) 라우라 방운 쁘린슬루 회장에 따르면 저적권 수출계약은 주로 해외 도서전시회를 통해 이루어진다.

거꾸로 한국도서의 저작권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경우 인세는 일반적으로 7%~12%선에서 형성되며 도서 판매가 평균 10만 루피아(8,500), 인쇄부수 2,000권을 기준하면 총 판매금액은 2억 루피아(1700만 원), 인세는 전량 판매를 전제로 119만원~204만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인세에서 소득세 23(서비스에 대한 소득세)을 원천징수하는데 현지 주소지를 가진 개인이나 회사에는 15% 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해외거주 개인 또는 기업에는 소득세 26(해외 거주자의 서비스에 대한 소득세) 30%의 세율이 적용되므로 상기 인세 중 실제 송금되는 금액은 83만원~143만원에 불과하다.

해당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한국에서 납부하고자 할 경우 이중과세방지협정에 의거 인도네시아 세무서가 규정하는 DGT Form을 작성해 해회거주사실을 입증하고 인세 전액을 송금받아 한국에서의 세금납부한 후 관련 납세증빙을 현지 거래상대방에게 보내주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3. 현지 유력 출판사

 

 

 

 

인도네시아 유력 출판사들은 앞서 언급한 꼼빠스 그라메디아 그룹, 미잔그룹(Mizan Group), 아그로미디어(Agromedia), 에를랑가(Erlangga), 븐땅 뿌스타카(Bentang Pustaka), 뻐느바르 수와다야 그룹(Penebar Swadaya Group) 등이 유명하다.

한편 위의 그림에서 보듯 201612월부터 20171월 현지 트위터에 가장 노출이 많은 출판사들의 목록으로 위에 이미 언급된 그라메디아, 븐땅 뿌스타카 외에도 엘렉스 미디어(Elex Media), 가가스 미디어(Gagas Media), 노우라 북스(Noura Books) 등이 약진하고 있다.

현지 출판산업 초창기를 풍미했던 발라이 뿌스타카는 아직 명맥을 유지하며 저작권 사업을 하고 있고 발라이 뿌스타카가 저작권을 보유한 작품들의 재출간을 최근 그라메디아가 대행하고 있다.

 

 

4. 한국도서의 인도네시아 진출 전망과 유력 경로

 

인도네시아의 낮은 독서율, 상대적으로 낮은 도서 가격, 한국에선 일반적인 고급 도서인쇄용지 수급의 어려움, 몇몇 거대기업에게 좌우되는 유통시장 등의 문제는 인도네시아에 수출 또는 진출하려는 외국업체에게는 만만찮은 진입장벽이지만 인도네시아 교육문화부나 현지 출판업계가 해소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대체로 명백해 보이므로 한국 도서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방법은 무수히 많겠지만 가장 근사한 경로를 다음과 같이 도식화하는 것이 그래서 오히려 용이하다.

 

1) 도서전시회 출품을 통한 현지 출판업체 접촉: 인도네시아 도서가 도서전시회를 주경로로 해외진출하고 있는 것과 같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서도 도서전시회가 가장 일반적인 경로다. IKAPI가 주관하는 국제도서전람회(Indonesia International Book Fair)는 매년 9월경 자카르타 시내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다.

2) 유력한 출판업체와 제휴: 그라메디아를 위시하여 앞서 언급한 이름있는 업체들을 통할 경우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3) 아동도서부터 공략: 가장 많이 유통되는 분야의 도서 진출이 당연히 가장 용이하다.따라서 아동도서, 그것도 특히 그림동화책, 만화의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1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한국 교육만화들이 그라메디아 진열장 상당부분을 채우고 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