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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인도네시아 통신원 결원

beautician 2020. 1. 18. 10:00






올해 영진위 인도네시아 통신원이 선발되지 않았다는 홈피 공지를 보았습니다.

인도네시아 교민들 중 나보다 시장조사와 보고서 작성에 능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 텐데 아마 신청자가 아무도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영진위에 조금 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2017~2019 영진위 인도네시아 통신원을 했던 &&&입니다.

영진위 홈피 공지사항에 해외통신원 선정발표를 보았는데 인도네시아 통신원이 빠져 있어 놀랐습니다.

 

이전 이메일로 입장과 생각 말씀드린 것처럼 인도네시아란 나라의 영화산업을 사람의

시각으로 3년간 보아왔으니 다른 사람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 여기고 올해 연장신청을

하지 않은 것인데 의도와 달리 인도네시아 통신원 자리가 결원이 되어 버린 모양이어서 오히려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 생각해 영진위 업무를 방해한 아닌가 싶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통신원 업무에 불만이 있어 연장신청하지 않은 아닌 만큼 혹시라도 올해 인도네시아 관련해 

영진위에서 조사해야 사안이 있는데 다른 방법이 없다면 저라도 기꺼이 도움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든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 올림



그래서 이런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물론 영진위의 인도네시아 통신원이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 수입 측면을 중시하는 이들에겐 그다지 매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예전 매월 200자 원고지 50매 분량의 정기보고서를 내야 하던 시절엔 쏠쏠한 연간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사이드잡이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연간 12회 내야하는 보고서는 4~5회에 그쳤고 2018년에 그나마 7~8편 냈던 것 같은데 2019년엔 비정기 통신원으로 격하되면서 1년 내내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 연간 결산을 포함해 보고서 4회에 그쳤습니다. 보고서 주제들도 인도네시아에 해당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졌고요. 그러니 새로 통신원을 하려는 사람들에겐 품만 많이 드는 가성비 낮은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해외통신원들에 대한 페이나 처우는 지난 수년간 대체로 야박해져 간 것이 사실입니다.

모 일간지 해외 통신원들은 예전에 기사당 10만원 정도에 월 150만원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었는데 최근 지면에 실리는 기사만 건당 5만원, 최고 주 2회로 제한되어 사실상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월 40만원 이상 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일하던 통신원들의 동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죠. 

컬럼과 기사 사이 어딘가쯤을 포지셔닝해야 할 다른 매체의 통신원도 월 2회, 건당 10만원이니 월 20만원짜리 일이 됩니다. 

통신원이란 위치가 그리 화려하지도, 돈이 되지도 않는 것이죠.


하지만 난 영화진흥위원회 통신원 일에 꽤 애착이 있었고 지난 3년간 관련 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쓰면서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되었다고 자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영진위 인도네시아 통신원 결원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 게 사실이고요. 


돈이 문제가 아니게 된 겁니다.

아쉬운 일입니다.



2020.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