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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불법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단속 본문
IndoXXI 폐쇄와 정보통신부의 후속조치
IndoXXI 사이트 캡쳐
인도네시아의 영화 무료 스트리밍 사이트들은 지난 해 초까지도 족히 백 수십 개는 있었는데 그간 정보통신부의 무던한 단속으로 여러 곳이 문을 닫았다. 그 와중에서도 오랜 기간 꾸준하고도 신속한 업데이트로 많은 방문객 수를 자랑하던 곳 중 하나가 IndoXXI였는데 영화 컨텐츠들은 모든 국가와 시대, 장르를 망라했다. 그곳이 2020년 1월 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국이 주시한다는 것을 알고서 강제 차단되기 전에 미리 문을 닫은 것이다. 그들 웹사이트엔 그간 자신들로 인해 손해를 입은 이들에게 사과를 구한다는 사과문 비슷한 것이 달려 있었다.
이제 인도네시아도 영화를 비롯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굳건한 개념이 생겨나려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 IndoXXI가 서비스를 종료하기 무섭게 그 빈 틈을 채우려고 비슷한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나타났고 정보통신부는 불법 영화서비스 플랫폼들을 차단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재천명했다.
죠니 쁠라테 정보통신부 장관은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들은 창조경제산업 종사자들에게 불이익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런 사이트들이 반복적으로 출현한다면 정보통신부 차원에선 관련 법적조치를 행할 것”이라고 죠니 장관은 1월 7일 인터넷 매체 까타다타의 기자에게 말했는데 그 조치들 중 하나가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차단이었다. “법정에 세우기 전에 말이죠” 죠니장관은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들이 대중의 영화감상을 용이하게 하는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해당 비지니스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했고 영화해적행위가 정상적 경제활을 저해하는 것을 정부가 용인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당국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경제성장을 위해 유리한 투자환경과 사업 확실성을 구축에 이러한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들이 심각한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불법 스트리밍 사업자들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 사이트가 차단되더라도 사업자는 그다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새 사이트를 다시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트가 차단되면 새로운 도메인을 사서 컨텐츠를 옮겨놓기만 하면 되므로 그 방법 또한 매우 간단하다. 따라서 차단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 예로서 IndoXXI이 문을 닫은 후 cinema21xxi.art 와 dewanonton21.net 같은 사이트들이 즉시 등장했다. 또한 IndoXXI 역시 문을 닫기 전 206.189.151.55를 예비 도메인으로 준비해 옮겨 간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 단장한 이 사이트는 화려한 메인화면엔도 불구하고 각 항목의 하위 메뉴들이 대체로 부실해 급조되었다는 느낌이 강한데 좌측 상단에 IndoXXI의 로고가 찬란하다. IndoXXI를 운영하던 측 입장에선 황금알 낳는 닭의 배를 주인 스스로 갈랐을 리 없는 것이다.
IndoXXI 새 사이트 메인페이지
일부 전문가들은 정보통신부가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알아듣도록 말해줘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불법사업자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이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도록 해줘야 한다는 말한다. 그들에게 창의적 사업과 연계해 합법적인 컨텐츠를 유통시킬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말하면 불법업자들이 알아듣고 회개할 거라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얼마나 순진한 사람들인가?
한편 불법스트리밍 웹사이트를 척결하는 것은 정보통신부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대중도 그 불법성을 스스로 깨닫고 해당 웹사이트에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지만 한국에서도 완전히 구현되지 않은 영상물 온라인 저작권 보호가 인도네시아에 먼저 안착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
202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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