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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율 - 아기도둑 귀신 본문

인니 민속과 주술

뚜율 - 아기도둑 귀신

beautician 2019. 5. 12. 10:00


뚜율 (Tuyul) - 아기 도둑귀신




 이번 주 주말의 귀신극장 시간엔 자그마한 친구를 소개하려 합니다.  들어보셨나요? 뚜율? 위키백과에 나온 뚜율의 신상명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뚜율은 자바지역에 기반한 키 작은 대머리 아이의 모습으로 현신하며모두 동의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병아리 소리 같은 것은 내고 피부는 은색, 자기들끼리 조직된 사회와 우두머리도 가지고 있는 친화력 있는 존재들로 묘사된다뚜율은 다른 사람의 재물을 몰래 훔칠 목적을 가진 이들이 키운다뚜율을 퇴치하려면 집에 살아있는 게를 놓아두자. 그러면 주인이 시킨 도둑질을 까먹고 게랑 노는 데에 온 정신을 팔고 만다.

 

뚜율은 유산된 태아나 출산중 사망한 아이의 혼에서 태어난다고 한다그 모체가 아기였으니 그 성격도 유아처럼 종잡을 수 없고 놀기 좋아한다한 밤 중에 놀고 있는 뚜율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넘쳐난다그러나 이슬람같이 유일신 사상의 종교에서는 뚜율도 진의 일종인 요물이며 심지어 이프리트급 악마라고도 한다 .




 

뚜율은 중국 복건성 지방에서 뀌키아(Kwee Kia), 태국에선 꼬만통 (남자뚜율),  꼬만라이(여자뚜율), 필리핀에선 티야낙(Tiyanak), 캄보디아에선 꼬헨크로(Cohen Kroh)라고도 한다고 하므로 비단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전국구 귀신 정도가 아니라 사뭇 인터내셔널한 놈이라 할 것입니다.

 

뚜율은 일정한 계약에 따라 주인에게 복무하는데 낙태한 아기의 시신을 무덤에서 훔쳐와 미이라처럼 만들어 주술을 통해 뚜율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그 서식처에서 잡아올 수도 있지만 흑마술을 익힌 두꾼들이나 가능한 일이므로 일반인은 두꾼들이 잡아 놓은 뚜율을 사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 존재여부조차 애매모호한 뚜율을 현대사회에서는 놀랍게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손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가 있으니 어쩌면 택배기사가 문앞까지 배달해 줄 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주술 두꾼들이 인터넷에 자기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당신의 원수를 반드시 죽여주겠다는 광고를 내는 것처럼 재물주술 전문 두꾼들도 온갖 종류의 주술들을 자기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판매합니다.

 

그들 중 한 친구의 웹사이트를 살짝 들여다 봅시다.

 

블로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뚜율은 돈이나 패물을 훔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마물입니다본인이 내놓는 이 뚜율은 동부자바의 시도물요 지방에서 잡은 아주 특별한 종류랍니다매우 작은 이 뚜율의 키는 5-6cm 정도인데 영안이 트인 사람들은 얼마든지 볼 수도 있고 심지어 얘기도 걸 수 있습니다하지만 오직 주인에게만 보이고 보통사람에겐 절대 보이지 않아요사육방법도 매우 간단해요이 뚜율은 아주 튼튼하고 사람을 번거롭게 굴지도 않고 여자들 젖을 빨지도 않습니다. (ㅋㅋ본인이 가진 이 뚜율은 자기가 놀거나 쉴, 방 하나만 있으면 주인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가격이 얼마냐고요보통 레벨의 뚜율이라면 본인은 특별히 5백만루피아( 400)의 인도금(마하르)을 제시합니다하지만 두개의 어금니를 가진 이 메멧이란 종류는 아주 영리하고 다른 뚜율들에 비해 더 빠르고 민첩해 더욱 간단히 돈과 패물을 훔쳐올 수 있습니다이 메멧뚜율이 비싼 이유는 오직 고위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전국을 통틀어 한 줌도 안되는 영험한 두꾼들만이 잡을 수 있는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제시하는 인도금은 1,500만 루피아( 1,200)입니다.”

 

뚜율은 명품백과 같아서 비싼 것들이 더 잘 팔립니다두꾼에게서 만원에 사온 뚜율이 한 번 나가서 훔쳐오는 건 딱 만원어치에요아주 뺑뺑이를 돌려야 하루에 10만원쯤 훔쳐오는 거죠 그런데 위의 메멧뚜율처럼 1,200불짜리 130만원을 주고 사오면 한번에 130만원어치를 훔쳐온다는 거에요그러니 한 달에 대여섯번만 돌려도 웬만한 부서장급 수입을 올리는 겁니다일하긴 싫으면서도 돈은 많이 벌고 싶은 인간들이 이 뚜율에게 얼마나 군침을 흘리겠어요?




 

한편 일반인들이 뚜율이나 뚜율 주인을 얼마나 싫어할 지도 상상이 갑니다자기들 돈과 패물들을 훔쳐가는 놈이니까요그래서 어떤 동네에서 작은 돈이 자주 없어지면 그 동네에 뚜율이 있다 하며 어떤 이가 변변한 직업도 없는데 새 집을 짓고 새 차를 뽑으면 필시 뚜율을 키운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가끔은 뚜율이 잡히는 소동이 벌어지고 동네사람들이 잡힌 뚜율을 구경하러 모여들어 심지어 TV 뉴스에 보도되기까지 합니다 물론 화면에 찍힌 아쿠아페트병 안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말입니다당연한 일이죠앞서 메멧뚜율 광고에서처럼 영안이 열리지 않은 사람주인이 아닌 사람에겐 보이지 않으니까요.

 

아무튼 뚜율을 그렇게 한 마리 사온다고 해서 모든 게 순조롭게 끝나는 건 아닙니다그 소유권을 지키고 뚜율과의 주종관계를 분명히 하려면 손이 좀 더 갑니다.

 

1. 매일 우유 한 컵 제공.

2. 약간의 장난감사탕이나 과자 제공.

3. 검은 양초와 분향그리고 주문 암송.

4. 뚜율의 종류에 따라 소유주의 피 몇 방울을 뚜율의 모형에 발라줌.




  

뚜율도 분명 두꾼 또는 주인이 부리는 귀신인 셈이고 공짜로 사역하는 바보같은 귀신들은 세상 천지 어디에도 없습니다뚜율 역시 당연히 사역의 대가로서 보상을 요구합니다뚜율은 위의 1번 조건처럼 우유를 컵으로 마시지 않습니다뚜율을 부리는 조건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뚜율에게 일을 시킬 때마다또는 일주일에 2-3회 정도, 아내나 집안의 한 여인이 수유를 해줘야 합니다여인을 방에 혼자 두고 나가면 뚜율이 어린아이 모습으로 현신하여 여인의 젖을 빱니다그래서 뚜율을 키우려면 일단 아내나 여동생또는 엄마의 동의를 얻어야 하죠하지만 뚜율이 여인의 젖에서 빠는 것은 엄마젖밀크가 아닙니다날카로운 어금니로 젖꼭지를 깨물어 배가 부르도록 피를 마신다고 하죠.

 

때로는 그것으로도 끝나지 않습니다주인이 더 큰 재물을 요구하면 뚜율 역시 더 큰 제물을 요구합니다그래서 이번에도 아내를 뚜율의 방에 혼자 넣어두면 이번엔 건장한 청년 모습으로 현신한 뚜율이 주인의 아내를 품는다고 합니다그러니 뚜율을 탐내는 인간은 아내나 집안 여인에게 그런 희생을 강요하려고 이미 작정을 한 사람인 겁니다. 그리고 뚜율은 없는 돈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아니라 이웃의 돈을 훔쳐오는 놈이니 뚜율을 손에 넣으려는 이들은 이미 범죄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새벽녘 주인 부부가 사는 방에 뚜율이 들어와 주인 아내의 엄지발가락을 깨물어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피를 빤다고도 합니다. (빨리 안 일어나면 큰 일이겠습니다!) 또 어떤 전승에서는 뚜율이 담긴 항아리에 매월 14일 주인이 피를 몇 방울씩 떨어뜨려 줘야 한다고도 하고요대개의 인도네시아 귀신들이 다 그렇듯 그렇게 피를 섭취해야만 뚜율도 더 빨라지고 힘이 더 세집니다.

 

뚜율은 대개 큰 머리와 작은 손선명치 않은 눈매와 녹색빛을 띈 피부를 가진 발가벗은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현신한다고 전해집니다뚜율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뚜율이 2-3세 유아의 모습에 녹색 또는 회색의 피부를 가졌고 까까머리에 커다란 빨간 눈뽀족한 귀그리고 날카로운 이빨들을 가졌다고 하더군요그러나 털이 난 원숭이 같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행동이 사람보다는 동물에 가깝고 집안에 들어가기 전에 지붕 위에 올라가 노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뚜율을 키우는 것은 분명 이기적인 범죄행위인데 악독한 주인이라면 때로는 특별한 주술의식을 통해 뚜율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하여 사보타지나 살인까지도 행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늘 천방지축 돌아다니도록 놔두는 것이 아니라 보통 때에는 뚜율을 항아리에 담아 어두운 곳에 보관하기도 합니다

 

주인과 뚜율 간의 계약이 만료된 후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명확한 프로토콜은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뚜율을 항아리째로 묘지에 묻거나 바다에 던져 넣고 일련의 의식을 진행하면 뚜율의 영혼이 마침내 영원한 안식에 이른다고 합니다하지만 아무렇게나 쉽게 없앨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 관계가 끈질기게 이어져 주인 당대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로 물려지기도 합니다. 저주와 업보 함께 말입니다.

 

한편 주인이나 두꾼이 뚜율의 족쇄를 풀어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가능한데 그럴 경우 뚜율은 숲속으로 들어가 사라지거나 인가를 방문해 거기서 발견되는 장난감들을 좀 가지고 놀긴 하지만 대체로 인간들에게 아무런 위해도 끼치지 않고 방관자로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본답니다그래서 뚜율은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인 것이죠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해악이 없지만 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온갖 말썽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깊숙이 감추어진 돈과 패물들을 뚜율이 어떻게 찾아가 훔쳐낼까 궁금해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그게 뚜율의 빨간 눈이 가진 기능이라고 대답합니다그 눈이 마치 적외선탐지기처럼 금고 안벽 너머의 돈과 패물을 찾아낸다는 것이죠뚜율에 의한 도난사건이라 여겨지는 범죄현장엔 밀폐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장난스럽게 뛰어논 것 같은 손자국발자국들이 먼지 쌓인 바닥과 벽에서 잔뜩 발견된다고 합니다놀랍죠?

 

 


 

뚜율의 금품절취행각을 막으려면 지폐 밑에 바늘을 넣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바늘에 찔릴까봐 두려워한 뚜율이 돈을 훔쳐가지 못하거든요.  금고에 녹두콩을 뿌려두면 뚜율이 들어와 돈을 훔쳐야 한다는 것을 잊고 녹두콩을 가지고 놀다가 돈 대신 녹두콩을 훔쳐 간다고도 합니다이렇게 콩이나 구슬엮어 매달아 놓은 마늘 같은 것과 놀다가 자기가 뭐하러 그 집에 왔는지 쉽게 잊어버리는 것은 놀기 좋아하는 뚜율의 특성 때문이죠또한 뚜율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돈을 거울 밑에 놓아 두는 것도 좋은 뚜율 퇴치법입니다.

 

이왕 내친 김에 뚜율 심층분석 들어갑니다.

 

뚜율은 주인을 보호하고 주인이 시키는 바를 충실히 수행하며 심지어 뚜율로 만들 수 있는 아기영혼들을 포착하기도 합니다하지만 뚜율들은 주인 집안에 아기가 태어날 즈음엔 그 질투심이 극에 달해 주인에게 해를 끼치기 시작하는데 물건들이 없어지고 각종 악운들이 겹치게 됩니다.

 

그래서 뚜율을 갖게 되면 주인은 그로 인한 이익에만 집착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뚜율을 자기 자식처럼 사랑으로 돌봐야 합니다뚜율은 혼자 남겨지는 것도 싫어하거든요주인이 음식을 먹을 때 뚜율도 같은 식탁에서 같은 음식을 함께 먹어야 하며 주인이 밥 주는 것을 잊으면 경고로서 주인의 몸에 멍자국을 남깁니다만약 같이 식사를 할 상황이 못된다면 뚜율에게 먼저 밥을 줘야 해요뚜율에게 제공되었던 식사는 매우 빨리 부패합니다. 이웃에겐 분명한 악의를 숨기고 있는 주인이 뚜율에게만은 성심을 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발가벗고 다닌다는 목격담과는 달리 사실은 뚜율들도 옷을 입습니다그래서 주인은 뚜율이 입을 아이옷을 사서 찻장 안에 넣어 두어야 합니다뚜율들은 어린애처럼 안기거나 자장가 듣길 좋아하고 주인의 침대 밑에서 장남감구슬장남감 자동차 등을 가지고 놉니다그래서 어떤 일을 수행했을 때 선물로 장난감이나 사탕을 받기 좋아하고 세발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뚜율도 있습니다물론 물놀이도 좋아하죠그런 뚜율의 유아적 특징을 이용해 어떤 집에 뚜율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그 집 앞에 성냥갑이나 장난감자동차들을 일렬로 배열해 놓는 것입니다뚜율이 있다면 그것들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뚜율들은 벽이나 사람의 몸을 투과하기도 하고 몸 속을 들여다볼 수도 있어 때로는 의료검진용으로 뚜율을 사용하는 두꾼도 있습니다또한 뚜율들은 이런 저런 정보를 재빨리 가져오기도 합니다예를 들면 노름판에서 주인은 상대방 패를 읽은 뚜율의 정보를 듣고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카지노 같은 곳에선 얘기가 틀립니다카지노들은 경비용 뚜율들을 별도로 키우고 있고 장소를 정화하는 능력을 지닌 두꾼들도 고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한편 점쟁이들도 뚜율로부터 의뢰인의 배경이 어떤지 미리 정보를 받을 수 있어 자신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기능을 이용해 심지어 주인이 여인을 유혹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얘들은 못하는 게 뭐야?)

 

뚜율의 항아리를 깨뜨리면 뚜율은 자유를 얻고 한없이 강해져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며 주인에게도 화가 미칩니다주인은 항아리를 새것으로 바꾸고 그 안에 시체기름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그래서 뚜율의 항아리는 달의 기를 받아 단단해지도록 달빛 속에 놓아 두어야 하고 매월 14일에 주인의 피를 몇 방울씩 항아리 안에 떨어뜨려 주어야 합니다항아리 안의 시체기름도 그 수위가 내려갔다면 다시 채워줘야 하고요. 그런 시체기름 속에 사는 뚜율들이 식성과 취향은 또 매우 특이해서 생리대같은 물건엔 구역질을 하며 절대 건들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해가 더할수록 뚜율들의 신통력도 더해지요주인의 꿈속에 나타나 대화하는 소통방식을 선택하는 뚜율들도 있지만 주인의 피를 먹고 자라는 동안 구축된 주인과 뚜율의 교감은 점점 더 강해져 뚜율들이 배고플 때 주인의 몸을 이용해 음식을 섭취하기도 하는데 한 밤 중에 일어나 주인이 자기도 모르게 냉장고 속의 생고기를 뜯어먹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나중엔 말을 안해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그래서 때로는 뚜율을 떼어버리려는 주인의 마음도 미리 읽혀 복잡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공격을 당하면 긴 손톱으로 목을 긋거나 심장을 옥죄어 상대방을 죽이기도 하거든요만약 주인이 자신을 죽이려 하는 것을 미리 안다면 뚜율은 반드시 주인도 함께 최후를 맞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뚜율을 처음 집에 데려왔을 떄에는 그 존재를 잘 감지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가는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처음 두꾼으로부터 뚜율을 인도받을 때 두꾼이 가르쳐주는 기본주문들 중엔 밥을 먹게 하는 주문정보를 찾아오게 하는 주문어떤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주문 등이 있고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매를 맞도록 하는 주문도 있습니다주종관계를 확인하게 만드는 부분이죠그러나 잘 돌보지 못하면 뚜율은 그 주인에게 여러가지 문제들을 일으킨 끝에 결국 자기를 만든 두꾼에게 돌려보내지기도 합니다거기서 뚜율은 자기 주인에 대해 온갖 문제들을 두꾼에게 꼰질릅니다만약 뚜율을 떼어내려면 그 뚜율을 만든 두꾼에게 가면 되지만 그 두꾼이 이미 죽고 도제도 두지 않았다면 문제가 커집니다대안이라면 다른 두꾼을 찾아 부탁해야만 할 텐데 그게 좀처럼 여의치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뚜율들이 남자아이로 묘사되고 있지만 여자뚜율도 있습니다하지만 여자뚜율은 매우 사납고 다루기가 힘들어요여자뚜율은 일반적으로 주인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더욱 강한 소유욕과 불타는 질투심을 갖게 되어 때로는 걷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여자뚜율들은 고집도 세서 뭔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재론의 여지가 없어요그들이 수행하는 일도 남자뚜율처럼 돈이나 패물을 훔쳐오는 일은 거의 하지 않고 가솔을 지키고 악운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일이 고작이죠그래서 쓸모가 적고 통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여자뚜율들은 그다지 각광받지 못합니다.

 

한편 뚜율의 최대희망사항은 사람으로 환생하는 것이라 하고 여러 나라의 언어여러 지방의 방언을 알아들을 수 있답니다그래서 뚜율을 떼어내려고 해외에 버리고 올 수도 없습니다. 그 나라 말이 통할 테니 현지 뚜율들과 활발한 정보교환을 해서 돌아오는 길을 찾겠죠더욱이 뚜율이라면 다른 사람의 짐가방 속에 숨어들어서라도 원래 주인에게로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큰일 났습니다이제 우린 뚜율에 대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알아 버리고 말았네요. ()

뚜율은 자바지역에 기반한 키 작은 대머리 아이의 모습으로 현신하며모두 동의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병아리 소리 같은 것은 내고 피부는 은색, 자기들끼리 조직된 사회와 우두머리도 가지고 있는 친화력 있는 존재들로 묘사된다뚜율은 다른 사람의 재물을 몰래 훔칠 목적을 가진 이들이 키운다뚜율을 퇴치하려면 집에 살아있는 게를 놓아두자. 그러면 주인이 시킨 도둑질을 까먹고 게랑 노는 데에 온 정신을 팔고 만다.

 

뚜율은 유산된 태아나 출산중 사망한 아이의 혼에서 태어난다고 한다그 모체가 아기였으니 그 성격도 유아처럼 종잡을 수 없고 놀기 좋아한다한 밤 중에 놀고 있는 뚜율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넘쳐난다그러나 이슬람같이 유일신 사상의 종교에서는 뚜율도 진의 일종인 요물이며 심지어 이프리트급 악마라고도 한다 .

 

뚜율은 중국 복건성 지방에서 뀌키아(Kwee Kia), 태국에선 꼬만통 (남자뚜율),  꼬만라이(여자뚜율), 필리핀에선 티야낙(Tiyanak), 캄보디아에선 꼬헨크로(Cohen Kroh)라고도 한다고 하므로 비단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전국구 귀신 정도가 아니라 사뭇 인터내셔널한 놈이라 할 것입니다.

 

뚜율은 일정한 계약에 따라 주인에게 복무하는데 낙태한 아기의 시신을 무덤에서 훔쳐와 미이라처럼 만들어 주술을 통해 뚜율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그 서식처에서 잡아올 수도 있지만 흑마술을 익힌 두꾼들이나 가능한 일이므로 일반인은 두꾼들이 잡아 놓은 뚜율을 사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 존재여부조차 애매모호한 뚜율을 현대사회에서는 놀랍게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손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가 있으니 어쩌면 택배기사가 문앞까지 배달해 줄 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저주술 두꾼들이 인터넷에 자기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당신의 원수를 반드시 죽여주겠다는 광고를 내는 것처럼 재물주술 전문 두꾼들도 온갖 종류의 주술들을 자기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판매합니다.

 

그들 중 한 친구의 웹사이트를 살짝 들여다 봅시다.

 

블로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뚜율은 돈이나 패물을 훔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마물입니다본인이 내놓는 이 뚜율은 동부자바의 시도물요 지방에서 잡은 아주 특별한 종류랍니다매우 작은 이 뚜율의 키는 5-6cm 정도인데 영안이 트인 사람들은 얼마든지 볼 수도 있고 심지어 얘기도 걸 수 있습니다하지만 오직 주인에게만 보이고 보통사람에겐 절대 보이지 않아요사육방법도 매우 간단해요이 뚜율은 아주 튼튼하고 사람을 번거롭게 굴지도 않고 여자들 젖을 빨지도 않습니다. (ㅋㅋ본인이 가진 이 뚜율은 자기가 놀거나 쉴, 방 하나만 있으면 주인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가격이 얼마냐고요보통 레벨의 뚜율이라면 본인은 특별히 5백만루피아( 400)의 인도금(마하르)을 제시합니다하지만 두개의 어금니를 가진 이 메멧이란 종류는 아주 영리하고 다른 뚜율들에 비해 더 빠르고 민첩해 더욱 간단히 돈과 패물을 훔쳐올 수 있습니다이 메멧뚜율이 비싼 이유는 오직 고위마법을 시전할 수 있는 전국을 통틀어 한 줌도 안되는 영험한 두꾼들만이 잡을 수 있는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제시하는 인도금은 1,500만 루피아( 1,200)입니다.”

 

뚜율은 명품백과 같아서 비싼 것들이 더 잘 팔립니다두꾼에게서 만원에 사온 뚜율이 한 번 나가서 훔쳐오는 건 딱 만원어치에요아주 뺑뺑이를 돌려야 하루에 10만원쯤 훔쳐오는 거죠 그런데 위의 메멧뚜율처럼 1,200불짜리 130만원을 주고 사오면 한번에 130만원어치를 훔쳐온다는 거에요그러니 한 달에 대여섯번만 돌려도 웬만한 부서장급 수입을 올리는 겁니다일하긴 싫으면서도 돈은 많이 벌고 싶은 인간들이 이 뚜율에게 얼마나 군침을 흘리겠어요?

 

한편 일반인들이 뚜율이나 뚜율 주인을 얼마나 싫어할 지도 상상이 갑니다자기들 돈과 패물들을 훔쳐가는 놈이니까요그래서 어떤 동네에서 작은 돈이 자주 없어지면 그 동네에 뚜율이 있다 하며 어떤 이가 변변한 직업도 없는데 새 집을 짓고 새 차를 뽑으면 필시 뚜율을 키운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가끔은 뚜율이 잡히는 소동이 벌어지고 동네사람들이 잡힌 뚜율을 구경하러 모여들어 심지어 TV 뉴스에 보도되기까지 합니다 물론 화면에 찍힌 아쿠아페트병 안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말입니다당연한 일이죠앞서 메멧뚜율 광고에서처럼 영안이 열리지 않은 사람주인이 아닌 사람에겐 보이지 않으니까요.

 

아무튼 뚜율을 그렇게 한 마리 사온다고 해서 모든 게 순조롭게 끝나는 건 아닙니다그 소유권을 지키고 뚜율과의 주종관계를 분명히 하려면 손이 좀 더 갑니다.

 

1. 매일 우유 한 컵 제공.

2. 약간의 장난감사탕이나 과자 제공.

3. 검은 양초와 분향그리고 주문 암송.

4. 뚜율의 종류에 따라 소유주의 피 몇 방울을 뚜율의 모형에 발라줌.

  

뚜율도 분명 두꾼 또는 주인이 부리는 귀신인 셈이고 공짜로 사역하는 바보같은 귀신들은 세상 천지 어디에도 없습니다뚜율 역시 당연히 사역의 대가로서 보상을 요구합니다뚜율은 위의 1번 조건처럼 우유를 컵으로 마시지 않습니다뚜율을 부리는 조건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뚜율에게 일을 시킬 때마다또는 일주일에 2-3회 정도, 아내나 집안의 한 여인이 수유를 해줘야 합니다여인을 방에 혼자 두고 나가면 뚜율이 어린아이 모습으로 현신하여 여인의 젖을 빱니다그래서 뚜율을 키우려면 일단 아내나 여동생또는 엄마의 동의를 얻어야 하죠하지만 뚜율이 여인의 젖에서 빠는 것은 엄마젖밀크가 아닙니다날카로운 어금니로 젖꼭지를 깨물어 배가 부르도록 피를 마신다고 하죠.

 

때로는 그것으로도 끝나지 않습니다주인이 더 큰 재물을 요구하면 뚜율 역시 더 큰 제물을 요구합니다그래서 이번에도 아내를 뚜율의 방에 혼자 넣어두면 이번엔 건장한 청년 모습으로 현신한 뚜율이 주인의 아내를 품는다고 합니다그러니 뚜율을 탐내는 인간은 아내나 집안 여인에게 그런 희생을 강요하려고 이미 작정을 한 사람인 겁니다. 그리고 뚜율은 없는 돈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아니라 이웃의 돈을 훔쳐오는 놈이니 뚜율을 손에 넣으려는 이들은 이미 범죄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새벽녘 주인 부부가 사는 방에 뚜율이 들어와 주인 아내의 엄지발가락을 깨물어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피를 빤다고도 합니다. (빨리 안 일어나면 큰 일이겠습니다!) 또 어떤 전승에서는 뚜율이 담긴 항아리에 매월 14일 주인이 피를 몇 방울씩 떨어뜨려 줘야 한다고도 하고요대개의 인도네시아 귀신들이 다 그렇듯 그렇게 피를 섭취해야만 뚜율도 더 빨라지고 힘이 더 세집니다.

 

뚜율은 대개 큰 머리와 작은 손선명치 않은 눈매와 녹색빛을 띈 피부를 가진 발가벗은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현신한다고 전해집니다뚜율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뚜율이 2-3세 유아의 모습에 녹색 또는 회색의 피부를 가졌고 까까머리에 커다란 빨간 눈뽀족한 귀그리고 날카로운 이빨들을 가졌다고 하더군요그러나 털이 난 원숭이 같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행동이 사람보다는 동물에 가깝고 집안에 들어가기 전에 지붕 위에 올라가 노는 걸 좋아한다는 얘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뚜율을 키우는 것은 분명 이기적인 범죄행위인데 악독한 주인이라면 때로는 특별한 주술의식을 통해 뚜율의 힘을 더욱 강하게 하여 사보타지나 살인까지도 행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늘 천방지축 돌아다니도록 놔두는 것이 아니라 보통 때에는 뚜율을 항아리에 담아 어두운 곳에 보관하기도 합니다

 

주인과 뚜율 간의 계약이 만료된 후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명확한 프로토콜은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뚜율을 항아리째로 묘지에 묻거나 바다에 던져 넣고 일련의 의식을 진행하면 뚜율의 영혼이 마침내 영원한 안식에 이른다고 합니다하지만 아무렇게나 쉽게 없앨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 관계가 끈질기게 이어져 주인 당대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로 물려지기도 합니다. 저주와 업보 함께 말입니다.

 

한편 주인이나 두꾼이 뚜율의 족쇄를 풀어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가능한데 그럴 경우 뚜율은 숲속으로 들어가 사라지거나 인가를 방문해 거기서 발견되는 장난감들을 좀 가지고 놀긴 하지만 대체로 인간들에게 아무런 위해도 끼치지 않고 방관자로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본답니다그래서 뚜율은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인 것이죠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해악이 없지만 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온갖 말썽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깊숙이 감추어진 돈과 패물들을 뚜율이 어떻게 찾아가 훔쳐낼까 궁금해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그게 뚜율의 빨간 눈이 가진 기능이라고 대답합니다그 눈이 마치 적외선탐지기처럼 금고 안벽 너머의 돈과 패물을 찾아낸다는 것이죠뚜율에 의한 도난사건이라 여겨지는 범죄현장엔 밀폐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장난스럽게 뛰어논 것 같은 손자국발자국들이 먼지 쌓인 바닥과 벽에서 잔뜩 발견된다고 합니다놀랍죠?

 

 

 

뚜율의 금품절취행각을 막으려면 지폐 밑에 바늘을 넣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바늘에 찔릴까봐 두려워한 뚜율이 돈을 훔쳐가지 못하거든요.  금고에 녹두콩을 뿌려두면 뚜율이 들어와 돈을 훔쳐야 한다는 것을 잊고 녹두콩을 가지고 놀다가 돈 대신 녹두콩을 훔쳐 간다고도 합니다이렇게 콩이나 구슬엮어 매달아 놓은 마늘 같은 것과 놀다가 자기가 뭐하러 그 집에 왔는지 쉽게 잊어버리는 것은 놀기 좋아하는 뚜율의 특성 때문이죠또한 뚜율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돈을 거울 밑에 놓아 두는 것도 좋은 뚜율 퇴치법입니다.

 

이왕 내친 김에 뚜율 심층분석 들어갑니다.

 

뚜율은 주인을 보호하고 주인이 시키는 바를 충실히 수행하며 심지어 뚜율로 만들 수 있는 아기영혼들을 포착하기도 합니다하지만 뚜율들은 주인 집안에 아기가 태어날 즈음엔 그 질투심이 극에 달해 주인에게 해를 끼치기 시작하는데 물건들이 없어지고 각종 악운들이 겹치게 됩니다.

 

그래서 뚜율을 갖게 되면 주인은 그로 인한 이익에만 집착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뚜율을 자기 자식처럼 사랑으로 돌봐야 합니다뚜율은 혼자 남겨지는 것도 싫어하거든요주인이 음식을 먹을 때 뚜율도 같은 식탁에서 같은 음식을 함께 먹어야 하며 주인이 밥 주는 것을 잊으면 경고로서 주인의 몸에 멍자국을 남깁니다만약 같이 식사를 할 상황이 못된다면 뚜율에게 먼저 밥을 줘야 해요뚜율에게 제공되었던 식사는 매우 빨리 부패합니다. 이웃에겐 분명한 악의를 숨기고 있는 주인이 뚜율에게만은 성심을 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발가벗고 다닌다는 목격담과는 달리 사실은 뚜율들도 옷을 입습니다그래서 주인은 뚜율이 입을 아이옷을 사서 찻장 안에 넣어 두어야 합니다뚜율들은 어린애처럼 안기거나 자장가 듣길 좋아하고 주인의 침대 밑에서 장남감구슬장남감 자동차 등을 가지고 놉니다그래서 어떤 일을 수행했을 때 선물로 장난감이나 사탕을 받기 좋아하고 세발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뚜율도 있습니다물론 물놀이도 좋아하죠그런 뚜율의 유아적 특징을 이용해 어떤 집에 뚜율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그 집 앞에 성냥갑이나 장난감자동차들을 일렬로 배열해 놓는 것입니다뚜율이 있다면 그것들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뚜율들은 벽이나 사람의 몸을 투과하기도 하고 몸 속을 들여다볼 수도 있어 때로는 의료검진용으로 뚜율을 사용하는 두꾼도 있습니다또한 뚜율들은 이런 저런 정보를 재빨리 가져오기도 합니다예를 들면 노름판에서 주인은 상대방 패를 읽은 뚜율의 정보를 듣고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카지노 같은 곳에선 얘기가 틀립니다카지노들은 경비용 뚜율들을 별도로 키우고 있고 장소를 정화하는 능력을 지닌 두꾼들도 고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한편 점쟁이들도 뚜율로부터 의뢰인의 배경이 어떤지 미리 정보를 받을 수 있어 자신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기능을 이용해 심지어 주인이 여인을 유혹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얘들은 못하는 게 뭐야?)

 

뚜율의 항아리를 깨뜨리면 뚜율은 자유를 얻고 한없이 강해져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며 주인에게도 화가 미칩니다주인은 항아리를 새것으로 바꾸고 그 안에 시체기름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그래서 뚜율의 항아리는 달의 기를 받아 단단해지도록 달빛 속에 놓아 두어야 하고 매월 14일에 주인의 피를 몇 방울씩 항아리 안에 떨어뜨려 주어야 합니다항아리 안의 시체기름도 그 수위가 내려갔다면 다시 채워줘야 하고요. 그런 시체기름 속에 사는 뚜율들이 식성과 취향은 또 매우 특이해서 생리대같은 물건엔 구역질을 하며 절대 건들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해가 더할수록 뚜율들의 신통력도 더해지요주인의 꿈속에 나타나 대화하는 소통방식을 선택하는 뚜율들도 있지만 주인의 피를 먹고 자라는 동안 구축된 주인과 뚜율의 교감은 점점 더 강해져 뚜율들이 배고플 때 주인의 몸을 이용해 음식을 섭취하기도 하는데 한 밤 중에 일어나 주인이 자기도 모르게 냉장고 속의 생고기를 뜯어먹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나중엔 말을 안해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그래서 때로는 뚜율을 떼어버리려는 주인의 마음도 미리 읽혀 복잡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공격을 당하면 긴 손톱으로 목을 긋거나 심장을 옥죄어 상대방을 죽이기도 하거든요만약 주인이 자신을 죽이려 하는 것을 미리 안다면 뚜율은 반드시 주인도 함께 최후를 맞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뚜율을 처음 집에 데려왔을 떄에는 그 존재를 잘 감지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가는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처음 두꾼으로부터 뚜율을 인도받을 때 두꾼이 가르쳐주는 기본주문들 중엔 밥을 먹게 하는 주문정보를 찾아오게 하는 주문어떤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주문 등이 있고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매를 맞도록 하는 주문도 있습니다주종관계를 확인하게 만드는 부분이죠그러나 잘 돌보지 못하면 뚜율은 그 주인에게 여러가지 문제들을 일으킨 끝에 결국 자기를 만든 두꾼에게 돌려보내지기도 합니다거기서 뚜율은 자기 주인에 대해 온갖 문제들을 두꾼에게 꼰질릅니다만약 뚜율을 떼어내려면 그 뚜율을 만든 두꾼에게 가면 되지만 그 두꾼이 이미 죽고 도제도 두지 않았다면 문제가 커집니다대안이라면 다른 두꾼을 찾아 부탁해야만 할 텐데 그게 좀처럼 여의치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뚜율들이 남자아이로 묘사되고 있지만 여자뚜율도 있습니다하지만 여자뚜율은 매우 사납고 다루기가 힘들어요여자뚜율은 일반적으로 주인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더욱 강한 소유욕과 불타는 질투심을 갖게 되어 때로는 걷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여자뚜율들은 고집도 세서 뭔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재론의 여지가 없어요그들이 수행하는 일도 남자뚜율처럼 돈이나 패물을 훔쳐오는 일은 거의 하지 않고 가솔을 지키고 악운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일이 고작이죠그래서 쓸모가 적고 통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여자뚜율들은 그다지 각광받지 못합니다.

 

한편 뚜율의 최대희망사항은 사람으로 환생하는 것이라 하고 여러 나라의 언어여러 지방의 방언을 알아들을 수 있답니다그래서 뚜율을 떼어내려고 해외에 버리고 올 수도 없습니다. 그 나라 말이 통할 테니 현지 뚜율들과 활발한 정보교환을 해서 돌아오는 길을 찾겠죠더욱이 뚜율이라면 다른 사람의 짐가방 속에 숨어들어서라도 원래 주인에게로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큰일 났습니다이제 우린 뚜율에 대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알아 버리고 말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