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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이 사람을 아시나요?

beautician 2018. 10. 20. 10:00


코데코 최계월 회장님이 돌아가신 건 2015년 11월의 일입니다.

그때 모든 신문들이 일제히 부고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 내용들이 거의 다 천편일률 적이었는데 오직 두 개의 기사만이 조금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인도네시아 한인언론인 데일리인도네시아였어요.

코데코 출신 유상무라는 분의 인터뷰를 통해 생전의 고인을 회상하는 내용이었죠.


http://dailyindonesia.co.kr/news/view.php?no=12553


또 다른 하나는 조선일보였습니다.

모든 다른 신문들이 최계월 회장의 학병 장교로 항공정보-정보탐지기지 근무한 사실을 적시했는데 오직 조선일보만은 그가 태평양전쟁 당시 인도네시아에 학병으로 끌려가 마침 독립운동 하다가 잡혀온 수카르노를 옥에서 만나 인연을 맺어 나중에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게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소설을 끄적여 대었습니다. 그 기사를 쓴 이는 이동휘 기자라고 하며 이 기사는 아직도 인터넷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28/2015112801268.html


최계월은 1962년 이전 인도네시아에 와본 적도 없고 수카르노는 연합군에게 1급 전범으로 지목될 정도로 일본군에 부역했으므로 일본군 강점기 당시엔 감옥에 잡혀들어갈 일이 전혀 없었는데 말입니다.


더욱 웃긴 것은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한인회에서 이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했다는 것입니다.


http://innekorean.or.id/hanin/bbs/board.php?bo_table=community_free&wr_id=5256&sst=wr_datetime&sod=desc&page=9


이 한인회에 오른 기사는 아직도 검색할 수 있으니 한인회는 이게 헛소리란 걸 모른 채 2년째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이걸 보면 조선일보가 얼마나 인도네시아를 우습게 보고, 한국 독자들을 우습게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뭐라고 써갈기든 네가 알기나 하겠냐 하는 오만함이 엿보이는 거죠. 

저 기사 쓴 이동휘 기자 지금은 또 어떤 소설 쓰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최계월 회장님 부고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궁금한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최계월 회장님은 이렇게 생긴 분입니다.




 

엄청 키가 컸고 머리를 평생 자기가 스스로 가위로 잘랐다고 하니 삐죽삐죽 뻗은 모습을 한 건 당연해 보입니다.

아래 1996년의 사진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연합뉴스 사진데이터에 있는 1995년의 사진은 좀 달라 보입니다.




당시 최계월 회장님 부고기사 대부분에 이 사진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위 사진 속의 최계월 회장님이라 지칭된 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최회장님은 말년까지도 건장한 체구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1995년, 그러니까 돌아가시기 20년 전 당시에 저렇게 홀쭉했을까요? 게다가 키도 좀 작아 보입니다.


이분이 정말 최계월 회장님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2018. 10. 19.





인도웹에서 이 글을 보신 분이 위의 마지막 사진은 최계월 회장이 아니라면서 당시 사진과 기사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계월 회장님 부고기사를 실었던 신문사 전부가 당시 100% 잘못된 사진을 실은 것입니다.

한국의 신문사들은 검증도 하지않고 사과하지도 정정하지도 않는군요.

인도네시아가 얼마나 우스우면, 인도네시아 교민들이 얼마나 우스우면 저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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