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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이율배반] 신을 제단하는 교리 - 사도신경

beautician 2018. 8. 12. 18:19



매주 일요일 교회에서 예배를 시작할 때마다 사도신경을 암송하는데 그 때마다 사도신경이란 '표준신앙고백'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도신경이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을 추론해보게 되죠.

교황청과 기독교단은 왜 사람들의 신앙을 표준화하고 획일화하려 했던 걸까요? 그래서 급기야 '사도신경 '을 내밀며 '우린 이렇게 믿어야 해'하며 사람들 신앙의 폭과 깊이를 제한하려 했던 걸까요? 그것은 마치 소경이 코끼리를 만지며 제각기 코끼리에 대한 다른 소견을 갖게 되는 것을 기독교는 용납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은 이런 분이며 우리 신앙은 이리해야 한다고 규정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신부와 목사들조차 사실은 코끼리 꼬리만 만지고 있있으면서 말입니다.





사도신경이 나오던 시대에 예수님과 기독교신앙에 대한 다양한 신앙고백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참으로 많은 모양과 광범위한 스펙트럼으로 쏟아져 나왔겠죠. 그걸 모든 받아들이며 묵상해야만 하나님의 진면목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겠지만 종교권력을 가진 개인과 집단이 그것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오직 자기가 믿는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틀렸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죠. 그것은 마치 정권을 가져올 능력도 안되는 군소정당에서 고작 당권을 놓고 저희들끼리 싸우는 것과 같은 허접한 권력다툼에 다름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도신경은 주류 기독교와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과 신앙을 가진 개인과 집단에게 '이단' 이란 이름을 붙여 배척하고 몰아내는 통치기제로 사용된 것입니다.

하지만 전지전능무소불위하며 천지편만한 하나님이라 말하면서도 개인의 신앙을 제한하고 규격화하는 것은 하나님을 제한하고 규격화하는 행위라는 걸 저들이 모를 리 없읍니다교황청과 목사님들이 이런 논리와 상식도 갖추지 못한 멍청이들일리 없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예배 시작과 동시에 하나님은 이런 분이고 우린 이러이러한 것을 믿어야 한다고 주입시키는 사도신경과 그런 교회의 관행은 편협함과 아집, 그리고 일말의 악의가 엿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는 사도신경으로 성도들의 신앙과 그들이 믿고자 한 하나님을 규격화하기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고 듣고 겪게 하는 이 모든 것들 속에서 하나님이 나에게만 개인적으로 속삭이는 메시지의 참뜻을 깨달아 자신만의 사도신경을 정립할 수 있게 지혜주시기를 기도해야 할것입니다.

물론 목사님들은 나의 이 생각에 절대 동의하지 않은 것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논리로 이에 반박할지 자못 기대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긴 하나님을 규격화한 적 없다고 말할까요?



2018.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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