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최상의 순간 “난 한번 뱉은 말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반드시 지키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술에 떡이 되어 필름이 끊겨도 그 상황에서 한 말들조차 무슨 수를 쓰든 다 지켜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날 좋아하는 거에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과 3년도 넘게 일했는데 그 사이 그가 나한테 지키지 않은 굵직한 약속만 해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남도 아니고 자길 누구보다 잘 아는 나한테 확신에 찬 표정으로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그가 정말 그리 믿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가 나한테 지키지 못한 그 여러 약속들을 하나도 기억 못한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내가 반박하려 하면 인문사회철학적 수사를 동원하여 당시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완벽한 이유와 당위성을 내세웁니다. 그럼 그의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