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술라웨시 떵가라 3

[무속과 괴담 사이 (53)] 라물루 이야기 (Kisah La Moelu)

라물루 이야기 (Kisah La Moelu) [무속과 괴담 사이 (53)] 라물루 이야기 (Kisah La Moelu) 옛날옛적 술라웨시 동남부 한 마을에 라물루(La Moelu)라는 이름의 남자아이가 살았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잃은 그는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나이가 많아 일은커녕 지팡이 없이는 잘 걷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라물루가 생계를 꾸려야 했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집에서 멀지 않은 호수에서 고기를 잡는 일뿐이었습니다. 어느날 라물루는 그날 따라 물고기가 좀 더 많이 잡히기를 기대하며 낚시밥 지렁이를 잔뜩 가지고 호숫가로 나왔습니다. 먹고 남을 만큼 잡으면 시장에 내다 팔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가 호수에 도착했을 때 물고기떼가 ..

니켈광산 영적 방어작전(3)

ep3. 악의를 대하는 방법 사실 산간오지에서 자신과 기업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적 경비가 필요하다는 것엔 나도 충분히 공감했지만 처음엔 릴리가 취하는 조치들이 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파산 후 내가 재기를 위해 숱한 고생을 했던 것처럼 당시 바뚜리찐의 탄광업계에 들어간 릴리의 고생 역시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미용사업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모든 것이 상식에 따라 진행되지만은 않는 인도네시아에서 한번 파산을 겪고 빈털터리가 되어버린 외국인으로서 진행 도중 예상되는 극복 곤란한 불확실성과 실패 리스크가 높은 길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용, 특히 미용실을 위한 미용기기 수입판매 사업은 판이 작은 만큼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니켈광산 영적 방어작전 (1)

ep1. 사지로 보내는 이유 술라웨시는 인도네시아를 이루는 수천 개의 섬들 중 세 번째로 큰 섬입니다.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또는 자와Jawa섬)이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두 개의 큰 섬들 중 오른쪽에 ‘K’자처럼 생긴 곳이죠. 남부 술라웨시의 마카사르(Makassar)라는 도시는 우중빤당(Ujung Pandang)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은 술라웨시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전체를 통틀어 가장 번잡한 교통의 요지 중 하나로 동부 인도네시아의 크고 작은 도시로 날아가는 대부분의 비행기들이 이곳을 경유합니다. 부기스(Bugis) 종족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두 번씩이나 부통령을 지낸 유숩칼라(Yusuf Kalla)의 고향이기도 하죠. 술라웨시섬 북단의 마나도(Manado)는 참치잡이 원양어선들의 기항지로도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