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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전직장을 그만두고 자카르타로 다시 돌아왔을 때의 일입니다. 서울로 철수하기 전 공장의 생산관리자였던 윤대리 집에 맡겨 두었던 몇 무더기의 짐들은 아직 돌려받을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 우선 찾아 온 것이라곤 독립군이 된 후 첫 사무실이었던 짜꿍(Cakung)거리의 한 공장 구석방에 갖다 놓은 구식 386 컴퓨터 한 대와 딸린 컴퓨터 책상 하나가 전부였어요. 초창기 4개월 동안 묵었던 꼬스(Kost)라 부르는 현지 자취방도 너무 좁고 어수선해서 짐들을 갖다 놓을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던 중, 북부 자카르타 외곽의 따만 모데른(Taman Modern)이라는 주택단지는 비록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밀집한 자카르타 남부의 거대하고 호화로운 저택이나 아파트에 비교할 바 안되는 허름한 곳이었지만 그곳의 작은 주택..
매일의 삶
2022. 11. 20.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