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와 소설 사이, 그 어디쯤

애당초 내 인생에 뭔가 쉽고 만만한 게 있을 리 없었다.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무당 2

오늘은 무서운 이야기

인도네시아에는 아직도 몇 명의 술탄이 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술탄은 과거 수하르토정권 시절에도 국민적인 인기와 명망을 얻고 있었던 하멩꾸부워노 10세. 족자라고 흔히 발음하는 중부 자바의 Yogyakarta에서 끄라톤(Kraton)이라고 불리는 회교왕궁에 살고 있다. 술탄이 사는 끄라톤은 Yogyakarta 뿐이 아니라 수마트라 북쪽 끝의 반다 아쩨(Banda Aceh)와 서부자바의 동쪽 끝인 찌레본(Cirebon)에도 있다. 지난 97년 Cirebon에 처음 가보았을 때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뻐르따미나(Pertamina)의 대형 정유공장 뒤쪽을 지난 적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무장지대의 철책선처럼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가던 담장이 공장부지 안쪽을 향해 요철을 이루며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 거..

적도를 지나면 완전히 달라지는 무당들 속성

랑종 한국인 제작자가 참여한 태국 공포영화 은 호불호가 갈린다는 감상평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갔습니다. 엑소시스트 류의 영화가 대개의 경우 악령의 빙의를 당한 당사자 한 명의 목숨을 중심으로 주변 여러 사람들의 운명을 뒤흔들어 놓는 전개로 가거나 전염병 퍼지듯 빙의가 전파되어 귀신들린 사람들이 드글거리며 해당 사회가 무너져버리는 식으로 전개되는 게 보통이죠. 아무래도 빙의자, 감염자들이 많아야 판이 커지는 만큼 영화제작자들은 후자의 전개방식을 좋아하는 모양인데 그건 사실 좀비 영화들의 플롯과 비슷한 겁니다. 결국 소수의 인물들 또는주인공 혼자서 나머지 등장인물 전체와 싸우는 그런 구도 말입니다. 도 결론부가 그런 식으로 전개되면서 그 직전까지 유지해 왔던 팽팽한 긴장과 공포가 '타락'해 버렸다고 해야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