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는 아직도 몇 명의 술탄이 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술탄은 과거 수하르토정권 시절에도 국민적인 인기와 명망을 얻고 있었던 하멩꾸부워노 10세. 족자라고 흔히 발음하는 중부 자바의 Yogyakarta에서 끄라톤(Kraton)이라고 불리는 회교왕궁에 살고 있다. 술탄이 사는 끄라톤은 Yogyakarta 뿐이 아니라 수마트라 북쪽 끝의 반다 아쩨(Banda Aceh)와 서부자바의 동쪽 끝인 찌레본(Cirebon)에도 있다. 지난 97년 Cirebon에 처음 가보았을 때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뻐르따미나(Pertamina)의 대형 정유공장 뒤쪽을 지난 적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무장지대의 철책선처럼 일직선으로 쭉 뻗어나가던 담장이 공장부지 안쪽을 향해 요철을 이루며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