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살아 가기
Cinema XXI에서 2023년 7월부터 한국영화 상영 본문
인도네시아에서 수입 한국영화의 관객 판도 변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던 한국영화는 한동안 <설국열차>(2013)였다가 이후 <부산행>(2016)이었다. 2019년 칸 영화제와 이듬해 오스카까지 작품상을 휩쓴 <기생충>이 60만 명 넘는 관객들을 불러들일 때까지 한국영화들이 현지에서 가장 많이 끌어 모은 유료관객들은 최대 20만 명 수준이었다. 그런 성적은 한국에서 천만 관객이 든 히트작들도 마찬가지였다.
2016~2021년 인도네시아 흥행상위 한국영화
영화제목 | 장르 | 관객수 (명) | 특기사항 |
기생충 | 드라마 | 616,748 | 2019. 6. (2020. 2. 재개봉), 다수 국제영화제 수상 |
부산행 | 호러, 액션 | 약 20만 | 2016. 8, 공유 출연 |
군함도 | 드라마 | 202,700 | 2017, 8, 송중기 출연 |
극한직업 | 액션, 코미디 | 148,338 | 2019. 2, 류승범, 아하늬 출연 |
신과 함께-인과 연 | 호러, 액션 | 약 12만 | 2018. 8, 하정우, 이지훈 출연 |
더박스 | 드라마 | 약 11만 | 찬열(EXO) 출연 |
신과 함께-죄와 벌 | 호러, 액션 | 약 10만 | 2018. 1, 하정우, 이지훈 출연 |
백두산 | 재난 드라마 | 101,927 | 2019. 12, 이병헌, 하정우 출연 |
엑시트 | 재난 드라마 | 91,574 | 2019. 8, 윤아, 조정석 출연 |
사자 | 호러, 액션 | 약 9만 | 2019. 8, 박서준 출연 |
82년생 김지영 | 드라마 | 약 9만 | 2019. 11, BTS 정국, 레드벨벳 아이린 추천 도서 |
현지 영화제작비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코로나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영화 한 편에 평균 100억 루피아(약 8억5,000만 원) 제작비가 들고 봐 유료관객 30만 명이 들면 손해를 보진 않은 것으로 보았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한국영화들은 한국영화들은 <기생충> 외에는 판판이 깨진 셈이다.
CGV 박정신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헐리우드 대작 영화들 외에는 언어적, 정서적 제약 때문에 한국영화들이 현지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하지만 그나마 K-팝 팬층이 움직이면 10만 전후, <군함도>, <부산행>의 송중기, 공유처럼 K-드라마로 이미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면 20만 명, 거기에 봉준호 같은 감독파워까지 더해지면 그보다 좀 더 많은 관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스크린 절대 숫자의 부족, 용이하지 않은 극장 접근성에 있다.
2022년 말 기준 인도네시아 상영관 브랜드별 현황
상영관 브랜드 | 상영관 | 스크린 | 좌석 |
시네마 21(Cinema XXI) | 227 | 1,220 | 195,326 |
CGV 시네마스(CGV Cinemas) | 71 | 408 | 68,949 |
시네폴리스(Cinepolis) | 62 | 304 | 42,661 |
뉴스타 시네플렉스(NSC) | 26 | 55 | 10,189 |
플래티넘(Platinum) | 10 | 34 | 6,071 |
무비막스(Movimax) | 3 | 12 | 1,366 |
플릭스(Flix) | 4 | 26 | 2,827 |
꼬타시네마(Kota Cinema) | 6 | 21 | 3,657 |
다코타(Dakota) | 4 | 14 | 2,315 |
기타 독립영화관 | 15 | 55 | 8,918 |
계 | 428 | 2,149 | 342,279 |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위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현지 상영관산업 2위 사업자인 CGV가 수입하는 한국영화를 전국 2,149개 스크린 중 56.7% 점유율을 가진 1위 사업자 시네마 XXI(Cinema XXI)가 전혀 걸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배급하는 영화를 받지 않겠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헐리우드 영화나 로컬영화를 거는 것이 대개 더 많은 관객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네마 XXI은 단 한 편의 한국영화도 상영한 적이 없다. 심지어 <기생충>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7월 본국에서 ‘‘귀공자’ 인도네시아에서도 통했다! 역대 韓 흥행 2위’라는 기사가 떳다. (일간스포츠 2023년 7월 18일자) 그리고 뒤이어 8월에는 ‘’더 문’, ‘기생충’ 이어 인도네시아서 역대 韓 영화 흥행 2위’라는 기사도 나왔다. (동아일보 2023년 8월 24일자). <기생충>에 든 현지 관객수를 예외적 경우라고 보면 올해 7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의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이 매월 갱신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시네마 XXI이 한국영화를 받아 스크린에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귀공자>는 24만 명이 들었고 <더 문>은 9월 초 기준 38만 명의 현지 관객들이 관람했다. 시네마 XXI이 좀 더 많은 스크린에, 좀 더 좋은 시간대에 상영해 준다면 앞으로 시네마 XXI이 받아주는 한국영화들이 매번 흥행기록을 갱신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시네마 XXI이 CGV가 수입하는 한국영화들을 모두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CGV 현지법인 김형동 부장은 최근 흥행성 있는 헐리우드 영화나 로컬영화들이 부족해 시네마 XXI이 다른 나라 영화들도 다수 상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매년 100-130편 정도의 영화를 제작하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계에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오리지널 영화들을 30-40편씩 만들게 된 것도 스크린 개봉 영화 절대 숫자가 감소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그래서 시네마 XXI이 한국영화도 선택적으로 받아 상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귀공자>의 경우엔 시네마 XXI 상영관 40개에 걸렸고 <더 문>의 경우엔 8만3,000명 정도의 관객이 들었다. 상영관산업 3위 사업자인 시네폴리스의 경우 <더 문> 관객이 같은 기간 약 10만 명이었는데 이는 시네마 XXI보다 좀 더 많은 스크린에 걸었음을 시사한다. 즉 시네마 XXI이 한국영화 상영에 특별히 적극적이거나 확신에 가득 찬 것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하지만 시네마 XXI이 한국영화에 대해 문을 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 세월 닫혀 있던 문이 열린 만큼 금방 닫히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장에서 한국영화들의 운신의 폭은 훨씬 커진 셈이다.
물론 한국영화들의 리메이크들이 수입된 원작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22년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를 596만 명이 본 것은 좀 예외적인 경우라 치고 <수상한 그녀>와 <써니>의 리메이크들도 100만 명 넘는 관객이 들었고 올해 <헬로우 고스트>도 61만 명이 보았다. 인도네시아 정서에 맞춰 원작을 각색한 영향도 있지만 가장 주효한 것은 이들이 시네마 XXI 전국 상영관들에서도 프라임타임에 편성되었다는 점이다.
2023년 9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시네마 XXI에 걸렸다. 이 영화는 CGV가 아니라 시네폴리스가 수입 배급한 것이어서 관객수 정보를 받기 어렵지만 이번 달에도 한국영화 흥행기록이 갱신되기를 빌어본다. (끝)
참고
영화진흥위원회 통신원보고서 ‘인도네시아 한국영화 상영현황’(2022)
https://www.kobiz.or.kr/new/kor/03_worldfilm/news/corrReports.jsp
영화진흥위원회 통신원보고서 ‘2022년 인도네시아 영화산업 결산’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rsch/findPolicyDetail.do
Cinema XXI 홈페이지 https://21cineplex.com/
일간스포츠 https://isplus.com/article/view/isp202307180133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30824/1208498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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