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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도네시아의 한국영화 상영 현황

beautician 2023. 4. 13. 11:30

2022년 인도네시아의 한국영화 상영 현황

 

 

1.들어가는 글

 

인도네시아에서 CGV 시네마스(CGV Cinemas)가 매월 1~2편의 한국영화를 수입해 상영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 사이에도 상영관이 아예 폐쇄되었던 8개월가량의 기간을 제외하곤 줄곧 계속되었다. 2022년에도 18편의 한국영화가 CGV에서 개봉되었다.

 

2022년 1월에 CGV 인도네시아 박정신 법인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현지 환경과 유통상황, 흥행성적과 전망에 대한 상업적 측면의 분석과 견해, 그리고 그간 조사한 인도네시아 영화시장의 특징을 토대로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 마주치게 되는 현지 토양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1) 현지 전체 스크린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상영관산업 1위 사업자 시네마 21(Cinema XXI)은 한국영화를 직접 수입하지도, CGV가 수입한 한국영화를 받아주지도 않는다.

 

2) Cinema XXI이 한국영화를 받지 않는 이유는 CGV와 경쟁관계를 의식해서이기보다 한국영화의 현지 흥행이 대체로 저조하여 다른 영화를 거는 게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현지 영화사가 제작한 영화들의 손익분기점은 일반적으로 유료관객 30만 명 선으로 보는데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낸 화제작들이라도 인도네시아에선 관객 5만 명도 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성공한 축인 <부산행>과 <군함도>는 20만 명, <신과 함께> 1,2편은 각각 10만 명과 12만 명, <극한직업>은 15만 명가량 관객이 들었고 <반도> 4만7,000명, <서복> 2만 명,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1천 명 등으로 저조했다.

 

3)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잘 먹히는 <신과 함께>, <사자> 같은 호러장르 영화, 송준기, 박서준, 현빈, 윤아(소녀시대) 등 유명한 전작에 출연하여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나 K-pop 아이돌 출신이 출연한 <부산행>, <엑시트> 등의 영화, <82년생 김지영>처럼 현지인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들이 개중 좋은 반응을 얻었다.

 

4) 그러나 <82년생 김지영>처럼 K-pop 팬덤이 크게 움직여줘도 최대 10만 명, 유명배우 캐스팅과 감독파워가 보태지면 <군함도>, <부산생>처럼 20만 명 흥행이 최선.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깐느와 오스카를 수상한 <기생충>에 60만 명 이상 현지 관객이 든 것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다.

 

5) 한국에서 흥행여부가 확인되기 전에 동남아 배급사에 턴키 방식으로 선판매된 영화의 경우 나중에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켜도 CGV 인도네시아가 해당 동남아 배급사를 찾아 그 영화를 수배하려면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나 흥행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본 2022년 한국영화 상영현황 보고서는 이상의 내용을 기본 토대로 삼았다.

 

한편 현지에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로서 매년 열리는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Korea Indonesia Film Festival) 외에 2022년에는 아세안 한국대표부가 주최한 ‘아세안을 위한 한국영화 페스티벌(Korean Film Festival for ASEAN)도 열렸다.

역대 한국영화 리메이크 작품들은 대체로 괜찮은 흥행성적을 거두었는데 2022년 개봉한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는 580만 명 관객을 들이며 2022년 로컬영화흥행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본 보고서를 위해 2023년 2월 CGV 인도네시아와 서면 인터뷰도 진행하였다.

 

 

2. 한국영화 상영관 상영상황

 

가. 상영관 현황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에도 상당수 상영관들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문을 닫았지만 2023년 2월에 파악한 전국 상영관과 스크린 상황은 2019년 말과 큰 차이가 없었다. CGV 인도네시아에서 관련 자료를 제공해 주어 좌석 숫자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능했다.

 

<표 1> 인도네시아 전국 상영관 현황

상영관 브랜드 상영관 스크린 좌석
시네마 21(Cinema XXI) 227 1,220 195,326
CGV 시네마스(CGV Cinemas) 71 408 68,949
시네폴리스(Cinepolis) 62 304 42,661
뉴스타 시네플렉스(NSC) 26 55 10,189
플래티넘(Platinum) 10 34 6,071
무미막스(Movimax) 3 12 1,366
플릭스(Flix) 4 26 2,827
꼬타시네마(Kota Cinema) 6 21 3,657
다코타(Dakota) 4 14 2,315
기타 독립영화관 15 55 8,918
428 2,149 342,279

* 출처: CGV 시네마스 제공

 

대부분의 중소 상영관 체인들과 독립영화관들은 헐리우드 영화 배급권을 가진 Cinema XXI의 영향력 아래 있으나 현지 부동산재벌 리포그룹(Lippo Group)의 시네막스(Cinmax)를 인수한,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3위 사업자 시네폴리스(Cinepolis)와 또 다른 부동산재벌 아궁스다유그룹(Agung Sedayu Group) 소유로 자카르타에서 상영관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는 플릭스(Flix) 체인은 CGV에 우호적으로 한국영화를 받아 상영하고 있다. 하지만 관객 숫자는 각 상영관 체인의 대외비로 취급되므로 시네폴리스와 플릭스의 한국영화 관객 숫자는 해당 체인들이 스스로 공개하지 않는 한 파악할 수 없다.

 

나. 2022년 상영된 한국영화

 

2022년 한 해동안 CGV에는 18편의 한국영화가 걸렸다.

이 중엔 1,200만 관객의 <범죄도시 2>, 720만 관객의 <한산: 용의 출현>도 포함되었지만 대부분 그다지 좋은 흥행성적을 내지 못했다.

 

<표 2> 2022년 인도네시아 상영 한국영화 목록

번호 영화 관객 (명)
1 데시벨 220,000
2 비상선언 130,000
3 엔시티 드림 더 무비: In A Dream 130,000
4 육사오(6/45) 110,000
5 공조 2 40,000
6 외계+인 1부 40,000
7 브로커 40,000
8 범죄도시 2 40,000
9 세븐틴 파워 오브 러브: 더 무디 30,000
10 한산: 용의 출현 14,000
11 헤어질 결심 13,000
12 헌트 12,000
13 마녀 2 11,000
14 자백 7,000
15 경관의 피 6,000
16 서울괴담 4,000
17 특성 3,000
18 인생은 아름다워 1,000

* 출처: CGV 시네마스 제공

 

다. 한국영화 흥행 분석

 

하지만 의외의 영화들이 현지 관객 10만 명을 넘겼다.

 

앞서 언급했던 한국영화의 현지 흥행조건을 대입해 보면 <데시벨>과 <비상선언>은 각각 현지에서 인지도 높은 이종석과 임시완의 티켓파워를 증명한 셈이고 보이그룹 NCT의 공연 영화는 현지에서 드높은 NCT의 인기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종석이 잠깐 출연한 <마녀 2>는 시나리오가 엉성한 이유도 있지만 어쨌든 그 흥행이 미미한 편이어서 이종석의 현지 티켓파워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CGV 인도네시아 역시 ’극장 영화의 경우 나오는 배우가 아이돌인 경우에 한해서 관객이 좀 더 유입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NCT는 실제로 2022년 11월과 2023년 3월 초에 자카르타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2022년 11월의 NCT 자카르타 공연은 그해 10월 1일 동부자바 말랑 소재 깐주루한(Kanjuruhan) 경기장에서 축구팬 135명이 압사하고 10월 29일에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직후여서 첫날 공연에 실신하는 관객들이 나오자 인파관리를 하던 경찰이 공연을 중단시키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현지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한편 <육사오(6/45)>의 흥행에 대해서는 분석이 마땅치 않은데 비무장지대와 북한군이 등장한다는 부분에서 인도네시아 관객들이 현지에서도 뜨거운 열풍을 일으킨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연상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전체적으로는 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이 저물며 보복적이라 할 만큼 영화팬들이 대거 극장으로 몰려들어 평소 같으면 가뿐히 흥행 1위를 차지했을 만한 500만 명 이상 관객이 든 로컬영화가 무려 세 편이나 나왔고 그중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은 인도네시아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대거 들어와 한국영화들은 현지에서 상당히 버거운 경쟁을 해야 했다.

 

<그림 1> 2022년 인도네시아 로컬영화 흥행기록 (역사상 첫 천만 관객 영화)

*&nbsp; 출처 :&nbsp; 필름인도네시아 (filmindonesia.org)

 

K-pop과 K-드라마가 각광받는 인도네시아에서 유독 영화만이 시나리오나 제작기술이 현저히 떨어지는 로컬영화에 비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좀 더 깊은 연구와 고찰이 필요할 듯하다. 한국영화 오리지널보다 현지 감독이 현지 배우들을 기용해 만든 리메이크작이 훨씬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일지라도 현지 관객들에게는 기대한 만큼의 공감과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며 그것은 영화에 투영된 사회-문화-경제적 배경의 차이, 스토리 전개의 이질감, 적절한 홍보 플랫폼과 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영화가 상영되는 현지 CGV 극장에서 느끼는 것은 커다란 조형물이나 포토존 등을 설치하여 대대적으로 영화를 홍보하는 로컬영화들에 비해 한국영화들에 대한 홍보는 대개 포스터 한 장밖에 없다는 것이다.

 

3. OTT 한국영화

 

넷플릭스, 프라임비디오 등 미국계 OTT들은 물론 비디오(Vidio), 클릭필름(Klikfilm) 등을 위시한 로컬 OTT에 많은 한국 영화들이 인도네시아어 자막을 달고 등재되어 있다. 특히 2022년에 나온 <모럴센스(Love and Leashes)>, <야차(Yaksha: Ruthless Operations)>, <카터(Carter)>, <서울대작전(Seoul Vibe)>, <20세기소녀(20th Century Girl)>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은 현지 매체에 관련 기사와 홍보자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OTT에서 태반을 차지하는 한국 콘텐츠들은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들이다.

 

인도네시아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외 정규 OTT 플랫폼들은 20개가 채 안되는 반면 한국영화를 불법 스트리밍하는 플랫폼들은 수백 개에 이른다. 웹사이트 자체가 인도네시아어로 되어 있거나 인도네시아어 자막을 제공하는 사이트들 중 IP 주소가 인도네시아로 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미국, 독일, 네덜란드, 몰도바, 러시아 등에 소재한 서버를 사용하며 일부 폴란드나 싱가포르 IP 주소를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다.

 

<그림 2> 인도네시아어로 서비스되는 영화-드라마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목록https

 

Indoxxi과 LK21로 대변되는 이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은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가 열심히 삭제조치를 하고 있지만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같은 내용의 사이트가 도메인 이름이나 도메인 확장자를 달리해 다시 나타나 서비스를 계속한다.

 

한국 저작권보호원에서는 인도네시아 불법 스트리밍 업체들을 포함한 저작권 위반 사이트들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기별로 해당 도메인 오너에게 DCMA 이메일을 보내 저작권을 침해한 URL들에 대한 삭제요청을 하고 있다.

 

 

4.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

 

<그림 2> KIFF 2022 포스터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 (Korea Indonesia Film Festival – KIFF)은 한국영화 소개를 목적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영화페스티벌(Korea Film Festival - KFF)이란 이름으로 5년간 열렸고 2014년부터 현재의 KIFF로 행사명을 바꾸었다.

 

자카르타와 지방 주요도시 CGV 상영관에서 동시 상영하며 예술성과 흥행성 뛰어난 한국작품과 인도네시아 문제작들을 현지인들과 동포사회에 소개하고 있다.

 

2022년 9월 29일 자카르타 시내 그랜드 인도네시아 몰(Mall Grand Indonesia) CGV 시네마스 플래그쉽 상영관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가진 제14회 한국-인도네시아 영화제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자카르타, 반둥, 족자, 말랑 등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간 김인권, 강소라 등 한국 배우들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엔 공전의 히트를 친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 주연 티사 비아니(Tissa Biani)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엔 <공조2: 인터내셔널>이 상영되었다.

KIFF 2022 기간 중 상영된 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표 3> KIFF 2022 출품작

한국영화 인도네시아 영화
<공조2: 인터내셔널>, <외계+인 1부>
<해피 뉴 이어>, <한산: 용의 출현>
<엑시트>, <브로커>, <백두산>, <담보>
<헤어질 결심>, <마녀 2>
<무용수마을의 대학생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
<사탄의 숭배자2: 커뮤니언(Pengabdi Setan 2: Communion)>
<7번방의 선물(Miracle in Cell No. 7)> 리메이크
<라덴살레 절도작전(Mencuri Raden Saleh)>

 

CGV 상영관 영화티켓은 일반적으로 주중 4만5,000루피아(약 3,750원), 주말 6만5,000루피아(약 5,400원)이지만 KIFF 2022 영화 관람티켓은 1만5,000루피아(약 1,250원)로 책정되었다.

 

 

5. 아세안 한국영화 페스티벌

 

<그림 3> 아세안 한국영화 페스티벌 포스터

 

한-아세안 관계수립(1989.11.2.)을 기념해 201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한-아세안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주아세안 대한민국대표부(대사 권희석)가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을 받아 2022년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자카르타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 몰에서 2022 아세안 한국영화 페스티벌을 열고 윤종석 감독의 <자백>,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최국희 감독의 <아름다운 인생> 등 3편을 상영했다.

 

11월 24일 개막식에는 에카팝 판타봉 아세안 사회문화 담당 사무차장 등 아세안 관련 기관 인사 약 20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권 대사는 "영화제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아세안과 한국의 파트너십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6. 한국영화 리메이크

 

<표 4> 인도네아의 역대 한국영화 리메이크작

리메이크 영화제목 원작 기본정보 관객(명)
<스위트 20(Sweet 20)> <수상한 그녀> (2014) 스타비젼 플러스, 2017 104만
<베바스(Bebas)> <써니> (2011) 바세 엔터테인먼트, 2019 51만
<적막(Sunyi)> <여고괴담> (1998) 믹스 엔터테인먼트, 2019 41만
<7번 방의 선물>
(Miracle in Cell No.7)
<7번 방의 선물> (2013) 팔콘 픽쳐스, 2022 586만

 

 

한국영화 리메이크작들은 <적막>을 제외하곤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았고 흥행도 대체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특히 2022년 개봉한 <7번 방의 선물> 리메이크작은 동명의 영문 제목을 사용했고 스토리도 대체로 원작을 그대로 따라갔는데 다른 해 같으면 충분히 흥행수위를 차지했을 586만 명의 유료관객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이 영화 리뷰에 나선 것은 9월 8일 개봉 10일만인 9월 17일(토)이었는데 이미 누적관객 240만 명을 넘은 상태였고 아르타가딩몰 Cinema XXI 영화관 5개 스튜디오 스크린에 걸린 상태에 거의 전석이 꽉꽉 차고 있었으므로 한국영화 리메이크로는 처음으로 6백만 명 전후까지 관객이 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거의 비슷한 수치까지 육박했다.

 

이 영화를 감독한 하눙 브라만티요 감독은 2019년 인도네시아 토착 수퍼히어로 영화 <군달라(Gundala)>로 부미랑잇 유니버스의 문을 연 조코 안와르 감독에 맞서 또 다른 수퍼히어로 서사인 사트리아 데와 유니버스의 첫 영화 <사트리아 데와: 가똣까차(Satria Dewa: Gatotkaca)>를 만들어 2022년 초 개봉했다가 폭망했는데 얼마 후 이 <7번방의 선물>이 크게 흥행하면서 수퍼히어로물로 구겨진 체면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지적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사회나 교도소에서 받는 오해와 잔혹한 처우가 한국이나 인도네시아가 크게 다르지 않아 원작의 주인공 환경을 인도네시아 현실에 맞게 각색한 스토리가 현지 관객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누명을 쓰고 수감된 주인공을 도우려는 동료 죄수들과 간수들의 노력도 똑같이 펼쳐진다.

 

7번 방 수감자들을 연기한 배우들 대부분이 코미디언들이고 여기저기 개그코드가 장치되어 있지만 관객평 대부분이 이 영화를 눈물을 쏙 빼놓은 ‘슬픈 영화’라고 표현한 것은 그러한 공감의 증거로 보인다. 그만큼 스토리와 배우들이 좋았고 특히 지적장애 아버지 도도 로작(Dodo Rojak)으로 분한 피노 바스티안(Vino Bastian)과 딸 까르티카(Kartika) 역의 그라시엘라 아비가일(Graciella Abigail), 교도소장 헨드로 사누시(Hendro Sanusi) 역을 한 데니 수마르고(Denny Sumargo)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 영화 후반부에 흐르는 신파는 한국인들에게도 치사량을 넘을 정도인데 의외로 그 부분이 현지 관객들에게 주효했다.

 

<그림 4> <7번 방의 선물> 중 한 장면

 

<7번 방의 선물> 제작발표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헬로고스트> 리메이크의 제작발표도 나왔지만 2022년에는 아무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CGV 시네마스에 따르면 <헬로고스트>는 올해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7. 나가는 글

 

CGV는 올해도 대략 20편 전후의 한국영화를 들여올 예정이지만 딱히 인도네시아인들 취향에 맞춰 영화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므로 더 많은 관객을 들이려면 보다 효과적인 홍보방법을 모색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한편 <7번 방의 선물>이 크게 성공한 상황에서 안도네시아인들이 선호하는 코믹호러 장르 <헬로고스트>도 상당한 성공을 이루면 향후 한국영화 리메이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은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로 관련 행사들이 많이 계획되어 있는데 그중엔 합작영화 제작에 대한 담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측이 제작비를 대고 인도네시아측이 영화제작 실무를 하는 식이다. 하지만 아직 관련 프로포절이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에 제출되진 않은 상태다.

 

어쩌면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인니 합작 영화제작사를 만드는 것도 꽤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상)

 

 

 

 

 

 

참 고 문 헌

 

 

인터넷 사이트

영화검열위원회 https://lsf.go.id/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불로그, <7번 방의 선물> 속 한국신파 https://dons-indonesia.tistory.com/3598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https://www.idntimes.com/

 

인터넷 기사

“2022년 한-인니 영화제 4개 도시에서 열려” 꼼빠스닷컴 https://www.kompas.com/

“아세안 한국대표부, 자카르타서 26일까지 한국영화제” 데일리인도네시아, http://dailyindonesia.co.kr/

“2022 Korean Film Festival for ASEAN 개최 안내”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관 홈페이지, https://overseas.mofa.go.kr/

 

문서

CGV 인도네시아 서면 인터뷰 (2023년 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