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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기사번역

모로왈리 제련소 폭동 관련 갑질하려던 중국 들이받은 인도네시아

beautician 2023. 1. 28. 11:23

투자부 장관, 외국 투자자들에게 법규정 넘어선 특혜는 없다

 

중부 술라웨시의 북부 모로왈리에 세워진 니켈 제련소 건버스터 니켈 인더스트리(PT Gunbuster Nickel Industry - GNI)

 

바흐릴 라하달리아(Bahlil Lahadalia) 투자부 장관은 최근 중부 술라웨시(Central Sulawesi) 소재 중국인이 운영하는 니켈 제련소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폭동이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지만 중국 측이 치안 강화와 ‘정책적 지원’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어떤 투자자들에게도 불공정한 특혜를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고 1월 24일(화) 밝혔다.

 

어떤 외국기업들에게도 법률과 규정이 정한 것 이상의 특혜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4일 남부 술라웨시의 모로왈리(Morowali)에서 건버스터 니켈 인더스트리(PT Gunbuster Nickel Industry – 이하 GNI)가 운영하는 제련소에서 폭동으로 중국인과 인도네시아인 노동자가 각각 한 명씩 숨지는 사태가 벌어져 양국 관리들의 우려 깊은 관심이 쏟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바흐릴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특정 외국 투자자들에게 레드 카펫을 깔고 떠받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정책이 외교정책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고 능동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롭고 능동적’인 외교정책은 인도네시아가 국제무대에서 특정 강대국 편에 서지 않고 스스로의 입장을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정책은 과거 인도네시아 독립 직후 모하마드 하타 부통령이 행한 ‘두 암초 사이를 노 저어 가며’라는 제목의 연설에 기반한다. 하타 부통령은 당시 해당 연설에서 신생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미국이나 소련 그 어느 쪽과도 너무 가까운 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어느 나라도 인도네시아 내정에 간섭할 수 없다”는 바흐릴의 발언은 70여년 전 하타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바흐릴 장관은 모로왈리에서 벌어진 폭동에 대해 ‘모든 당사자들에게 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전제하면서 해당 사건을 조사, 분석할 팀을 이미 파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이 해당 기업의 경영진, 내외국인 근로자들, 정부 그리고 그 지역 관할 치안기관들의 상태와 역량을 들여다보는 시금석이라고 주장했다. 어느 일터에서나 벌어지는 일반적인 현상인 마찰과 갈등이 왜 폭동으로 비화할 수밖에 없었는지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자성하며 상호 ‘비방게임’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근로자와 투자자 및 국가 등 모든 당사자들에게 공정하게 대할 것입니다.” 바흐릴 장관은 이렇게 덧붙였다.

 

같은 날 투자부가 발간한 2022년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을 합친 투자액은 작년 인도네시아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의 31%를 차지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국가로 나타났다.

 

2022년 인도네시아에 대한 미국의 해외직접투자 30.2억 달러(약 4조5,120억 원)로 예년에 비해 20% 증가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한 전체순위에서는 오히려 예년 4위에서 2022년 6위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자료에서도 중국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수출입 교역국이다.

 

바흐릴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배경에는 1월 19일 있었던 중국 친강(Qin Gang) 외교부장과 인도네시아 렛노 LP 마르수디 외무장관의 전화통화가 있었다.

 

중국 외교부 공식 웹사이트에는 친강 외교부장이 ‘더 우수한 중국기업들에게 인도네시아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한 후 ‘인도네시아에 보다 철저한 치안과 편의를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 것이 예의 바흐릴 투자부 장관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렛노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투자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중국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과 중국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다분히 외교적으로 다듬어진 반응을 내놓았다.

 

그녀는 1월 20일 그녀는 ‘우린 양국 상호협력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들을 협의했고 인도네시아-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트위터에도 썼다.  

 

외무부 동아시아국장 산토 다르모수마르토(Santo Darmosumarto)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렛노 인니 외무장관이 전화를 통해 무역과 투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확인했다. 특히 렛노 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외국 프로젝트에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약속이 여전히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인도네시아 중국대사관은 1월 17일 내놓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모로왈리 사건으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으며 인도네시아와 중국 양국 모두의 이익이 이 사건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조사에 노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으면서도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중국인들의 권리와 합법적 이권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 대사관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영 만디리 은행 분석전문가 아흐맛 주흐디 드위 꾸수마(Ahmad Zuhdi Dwi Kusuma)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중국 투자자들이 앞으로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것을 조심스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적 문제와 치안문제가 매우 중요한데 중국기업들이 초안한 제련소 등 원석 후속처리시설 계약서에 일반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중국 노동자들이 공장 운영에 참여한다’는 문구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흐맛은 투자가 크게 위축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해당 이슈를 신속히 처리한 덕에 아주 나빠지는 것을 막았다고 논평했다.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business/2023/01/25/no-red-carpet-for-investment-from-any-nation.html